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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을 바이오 허브로 바꾼 이곳…'푸드테크·헴프테크' 새도전

춘천(강원)=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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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글로벌 창업도시로 가는 길 ⑪]바이오 창업 전주기 지원 플랫폼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편집자주] 1998년 벤처기업육성특별법 도입 후 국내 창업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질적인 면에선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수도권 쏠림은 심화하고, 글로벌화는 더디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창업이 경제를 이끄는 동력으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창업생태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국가 차원을 넘어 지역 단위 맞춤형 창업생태계를 구축, '글로벌 창업도시'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유니콘팩토리가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김창혁 원장/사진=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김창혁 원장/사진=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춘천에 본사를 둔 체외진단 전문기업 바디텍메드는 뎅기열 진단용 항원·항체키트 '아이크로마' 리더기를 전세계 5만대 이상 설치·운영하고 있다.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이듬해에는 미국 진단기업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매출액은 1251억원, 영업이익은 277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바디텍메드를 포함해 7개 코스닥 상장사를 배출한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는 현재 68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김창혁 원장은 "단순히 제조 장비를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인력을 기업 현장에 파견해 연구 단계부터 시제품 제작, 품질 인증, 양산, 마케팅, 수출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비결이자 노하우"라고 밝혔다.

2003년 1월 설립된 진흥원은 설립 초기에 천연물·단백질 소재 연구에 주력했으나 이후 항체 기반 진단키트, CDMO(위탁개발생산), AI(인공지능) 플랫폼 구축 등으로 연구·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외부 전경/사진=류준영 기자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외부 전경/사진=류준영 기자
진흥원의 핵심 경쟁력은 '전(全) 주기 지원'이 가능한 인프라다.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의약품 원료, 체외진단제품 등을 생산할 수 있는 GMP(우수제조관리) 인증 제조시설을 비롯해 미생물 발효·천연물 추출·농축·건조 공정을 수행하는 파일럿플랜트, 그리고 첨단분석·검증 시설을 꾸준히 확충·운영하며 기업의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진흥원은 현재 7번째 실험동을 건립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연내 '춘천 바이오산업 대전환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AI(인공지능) 기반 천연물 신약 개발 플랫폼 △동물 대체시험 플랫폼 △디지털·융복합 가속화 등이다. 김 원장은 "이 플랫폼이 완성되면 우수 기업 유치와 정착이 한층 용이해진다"며 "2030년까지 바이오 벤처기업 200개사 집적과 이들 기업의 총 연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매출을 창출하려면 신약 개발처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에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기업들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극복할 수 있도록 '푸드테크(식량기술)'와 '헴프테크(산업용 대마 응용 기술)' 사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김 원장은 "건강기능식품과 예방의학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기존 생물소재를 활용한 푸드테크·헴프테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인근 '푸드밸리'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해 지역 농식품 자원을 고부가가치 융합 산업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실험 중이다.

그는 "춘천에 일동후디스 공장이 있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대형 식품기업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시 차원의 지원을 통해 성공사례를 몇 개 더 만들어 지역 산업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분야 성장 가능성도 크다. 김 원장은 대표 사례로 강원도 춘천의 천연물 화장품 전문기업 '서린컴퍼니'를 꼽았다. 진흥원은 이 회사의 해외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해왔다. 서린컴퍼니는 2017년 '라운드랩' 브랜드를 출시하며 독도 해양심층수와 인제 자작나무 등 춘천 지역 천연물을 활용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수출 실적은 2023년 1300만달러(약 178억원)에서 2024년 3000만달러(410억원)로 급증해 수출탑도 수상했다. 북미·유럽·동남아를 넘어 아프리카 시장까지 진출한 성과는 춘천 소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 원장은 "춘천은 전국 최초로 생물소재 산업을 체계적으로 시작했으며,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왔다"며 "앞으로 체외진단, 동물대체시험법 등 신산업 분야에 선도적으로 진출해 바이오 산업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김창혁 원장/사진=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김창혁 원장/사진=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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