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은 돈 쏟아붓는데…"한국이 최고" 이 기술, 주도권 뺏길 판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6.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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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남중 화학연 센터장·유종수 고산테크 CTO
'페로브스카이트' 기술력 세계 최고, 상용화 문턱서 좌절
민관 '잉크젯프린팅' 공동연구…양산화 공정확립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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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장 (왼쪽 끝)과 전 센터장이 이끄는 연구팀의 모습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장 (왼쪽 끝)과 전 센터장이 이끄는 연구팀의 모습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이 최근 이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 광에너지연구센터장은 "'K페로브스카이트'가 기술은 세계 최고인데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양전지는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주는 장치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태양전지에 쓰이는 신소재다. 빛이 없으면 효율이 떨어지는 실리콘과 달리 낮은 조도에서도 높은 에너지효율을 유지하고 곡면에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유연하다.

전 센터장 연구팀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연구 중인 장비 전문기업 고산테크의 유종수 CTO(최고기술책임자)는 "한국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원천기술만큼은 '세계급 선수'를 다수 보유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움틀 때부터 단연 앞선 성과를 냈다.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가 우리나라 연구자인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다. 전 센터장 연구팀은 이를 발전시켜 2023년 3월 200㎠ 이상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에서 18.24% 효율을 달성해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후 중국 연구팀이 기록을 앞질렀지만 전 센터장 연구팀이 20.6% 효율로 세계신기록을 되찾았다.

중국 톈진에 위치한 대규모 태양광에너지 시설 전경 /사진=중국 신화통신
중국 톈진에 위치한 대규모 태양광에너지 시설 전경 /사진=중국 신화통신
하지만 'K페로브스카이트'는 앞선 원천기술을 보유하고도 상용화 목전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면적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실증해본 경험이 없어서다. 2세대 디스플레이 기판 크기(370㎜×470㎜)가 지금으로선 국내 최대다.
유 CTO는 "큰 크기의 태양전지를 여러 개 만들어 봐야 상용화에서 생길 수 있는 기술적 문제를 찾을 수 있는데 면적 크기를 키우는 데 드는 장빗값과 재룟값이 어마어마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실 수준의 R&D(연구·개발) 예산만으론 부족하다는 얘기다.

전 센터장은 "미국, 일본, 중국의 투자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미국은 에너지부(DOE)를 중심으로 매년 3억달러(약 4096억원)를 태양광 연구에 쏟아붓는다. 일본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국가산업'으로 점찍었다. 일본 세키스키화학공업이 조단위 투자를 결정했고 일본 정부가 '매칭형'으로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제14차 5개년 계획'에 따라 태양전지 기술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전 센터장은 "경쟁국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을 주도한다면 한국은 효율적 R&D와 빠른 상용화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올해부터 양산화 공정을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 그 해답이 될 것이라고 본다.

유 CTO는 "태양전지 생산의 핵심은 나노(㎚·10억분의1m) 크기 박막을 얼마나 균일하게 인쇄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잉크젯 인쇄방식은 나노단위의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 활용되면서 기술성을 검증한 데다 전후방산업도 잘 발달해 대량생산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화학연과 고산테크 연구팀은 올해 3월 화학연 상생기술협력센터에 입주해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첫 양산화 공정실험을 위한 기본장비들은 올가을쯤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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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상생기술협력센터 내부 실험공간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상생기술협력센터 내부 실험공간 /사진=한국화학연구원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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