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줘" 혼자 사는 어르신 비명…다정한 친구에서 영웅 된 AI 로봇

송지유 기자 기사 입력 2025.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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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구승엽 원더풀플랫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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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플랫폼 구승엽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원더풀플랫폼 구승엽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다솜아, 오늘 저녁에 뭐 먹지. 입맛이 통 없네." (혼자 사는 어르신 A씨)
"어제 김치찌개 드셨으니 오늘은 시원한 콩나물국과 생선구이는 어떨까요. 입맛 없어도 건강 생각해서 식사는 꼭 챙겨 드세요." (돌봄로봇 '다솜')

혼자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따뜻한 말벗이 돼 주고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맞춤형 로봇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원더풀플랫폼이 개발한 시니어용 AI(인공지능) 돌봄로봇 '다솜'은 구승엽 대표의 이 같은 상상을 현실화한 상품이다.

사용자의 질문에 단순히 대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화를 시도하는 쌍방향 모델이다. 스마트 기기 사용이 서툰 노인들이 쉽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디자인을 적용했다.

구 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노인 1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가족들이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기 어렵고 생활보호사도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다솜은 만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 고령화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필요한 로봇"이라고 강조했다.


돌고 돌아 '시니어'에서 답 찾았다


원더풀플랫폼 회사 개요/그래픽=윤선정
원더풀플랫폼 회사 개요/그래픽=윤선정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연구원이었던 구 대표는 1997년 퇴사 후 다양한 기술창 업에 나섰다. AI 증권분석 시스템을 비롯해 1세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앱, 소셜 인재채용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술 창업으로 성공 스토리를 쓰기는 쉽지 않았다. 한 때는 홍콩에 법인을 설립, 중국으로 휴대폰을 수출하는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강한 신념의 소유자인 구 대표는 결국 기술 사업으로 돌아와 2016년 원더풀플랫폼을 창업했다. 노인 돌봄 등에 특화된 기술·디자인 등으로 국내외에 출원한 특허가 약 70건에 달한다. 전체 30여명 직원 중 20여명이 개발자인 것도 기술을 중시하는 구 대표의 경영철학과 연관이 있다.

원더풀플랫폼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사회 변화에 주목했다. 구 대표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TV를 보며 혼잣말을 하고, 귀가 어두워 가족들의 전화를 놓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일상 대화와 영상통화 기능을 기본으로 다른 기능들을 추가해 탄생한 것이 다솜"이라고 설명했다.

원더풀플랫폼의 시니어용 반려로봇 '다솜'/사진제공=원더풀플랫폼
원더풀플랫폼의 시니어용 반려로봇 '다솜'/사진제공=원더풀플랫폼
동그란 액정 속 귀여운 얼굴의 '다솜'은 사용자의 일상을 기록하고 경쾌한 목소리로 성경·불경 구절을 읽어주기도 한다. 치매 예방 체조, 퀴즈 게임 등도 같이 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식사나 약 복용, 취침 시간 등을 알려줘 규칙적인 생활도 돕는다.

5시간 이상 사용자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가족이나 생활보호사 등에게 연락한다. "살려줘", "도와줘" 등 사용자의 다급한 외침에 보호자 등에게 긴급호출한 사례는 약 4만건에 달한다. 이중 300여건은 119 등 관제시스템에 연결돼 실제 사고 확인이 이뤄졌다.

다솜의 누적 사용자 수는 약 1만8000명에 달한다. 원더풀플랫폼은 전국 지자체·보건소 100여곳에 다솜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엔 초등학생 코딩로봇으로 영역을 넓혔다. 구 대표는 "그동안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는 어떤 하드웨어에 얹느냐에 따라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 가능하다"며 "최근 전국 50여개 초등학교와 코딩로봇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올해 연매출 100억 목표…3~4년내 IPO"


/사진제공=원더풀플랫폼
/사진제공=원더풀플랫폼
원더풀플랫폼은 연 평균 30억~40억원 안팎인 매출 규모를 올해 100억원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지자체·보건소·학교 등 납품처가 계속 늘고 있고 삼성생명 등 금융사와 체결한 플랫폼 계약이 올해부터 매출로 반영돼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돌봄로봇을 통해 간병업체와 간병인, 고령자, 보호자 등을 연결하는 사업모델을 앞세워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돌봄로봇의 기능도 고도화한다. 구 대표는 "생필품이나 배달음식 주문부터 병원예약, 택시호출 등 서비스를 다솜에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개인 맞춤형 생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미 개발해 놓은 기술이 많지만 개인정보보호 등 규제에 막혀 활용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원더풀플랫폼이 창업 이후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약 210억원이다. 원더풀스카이 등 다수의 개인투자조합을 비롯해 지니자산운용, 이렌텍 등이 주요 투자자다. 원더풀스카이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만든 개인투자조합이다. 구 대표는 "앞으로 가정용 로봇 시장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향후 3~4년 내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더풀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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