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재진입 위성 작년 1000건…"2035년엔 하루 50건"
알루미늄 태우며 유해물질 배출, '프레온 가스' 버금 위험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자인 조나단 맥도웰의 추정치를 인용해 수명을 다한 위성이 지구로 재진입한 사례는 "지난해 약 1000건으로, 하루 평균 3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위성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2035년에는 하루 최대 25~50건의 위성 재진입이 발생해 대기권에 오염 물질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스타링크 저궤도 위성의 평균 수명은 약 5년이다. 수명을 다한 위성은 궤도를 이탈해 우주 쓰레기로 떠다니거나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소각되는 게 보통이다. 지상에서 관찰된 재진입은 마치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처럼 보인다. 그러나 재진입 시 알루미늄 등이 포함된 원소들로 분해되며, 이는 지구 오존층을 위협할 수 있다.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유해한 자외선을 막아준다. 1970년대 과학자들은 초음속 제트기, 스프레이와 냉매 등에 사용됐던 프레온 가스로 인해 남극 오존층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했다.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 채택으로 전 세계가 프레온 가스 금지에 협력하면서, 최근 구멍 난 오존층 대부분이 메워졌다.
하지만 위성 발사 경쟁의 심화가 그간 인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의 수는 현재 약 1만2000개인데 5년 뒤에는 약 6만~10만 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위성 산업 규모가 현재의 150억달러에서 108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성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과학계는 대기권 내 알루미늄의 증가를 가장 우려한다. 알루미늄은 로켓과 위성 제작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로, 제품마다 다르지만 35~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층권의 알루미늄은 산소와 결합해 산화알루미늄, 일명 '알루미나'를 만든다. 이는 일련의 화학 반응을 통해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 예컨대 2022년 추락한 위성은 약 17톤의 알루미나를 생산했는데, 이는 자연 발생량보다 30% 많은 수치다.
위성 잔해가 지구로 재진입하며 발생하는 열도 오존층을 위협한다. 이때 온도는 최대 1925°C까지 올라갈 수 있고, 이는 대기의 80%를 구성하는 질소 분자를 분해하기에 충분한 온도다. 이는 산소와 재결합해 이산화질소로 변하는데, 특정 조건에서 오존을 파괴할 수 있다.
위성산업계 및 과학계는 다양한 대책을 궁리 중이다. 우선 알루미늄 대신 연소 시 유해 물질 발생이 적은 소재를 위성 제작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위성회사로서는 잔해가 지표면에 추락해 사람이나 건물에 피해를 주는 것이 더욱 큰 리스크인 만큼, 땅에 닿기 전에 잘 연소하는 알루미늄을 선호한다. 바비 폰더 글로벌스타 규제 담당 부사장은 "재진입 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소재 사용은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위성을 나무로 제작하거나 위성 잔해를 우주에서 수거한 뒤 새 위성에 재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크리스 존스 이리듐 부사장은 "공상과학 소설과 같은 얘기"라며 재활용의 비용 효율성 등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셸 포레스트 텔레샛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위성 수명을 늘리는 게 "기업의 투자 측면에서 비용 효율성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규제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국 정부책임감사원(GAO)은 2022년 보고서에서, 위성 재진입으로 인한 배출물이 성층권 온도를 변화시키고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며 새로운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얼마나 심각한지 판단하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 기자 사진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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