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산불 번져도 집이 멀쩡"…'이 캡슐' 쏴서 철통방어[월드콘]

김종훈 기자 기사 입력 2025.05.0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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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산불 진압 솔루션 스타트업 파이어돔, 다음 달 기술 시험 돌입…미국 진출 계획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이스라엘 산불 진압 솔루션 '파이어돔'의 기술 시연 영상./사진=파이어돔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잦아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을 본뜬 AI(인공지능) 기술로 산불을 진압하는 체계가 개발돼 관심을 모은다. 이스라엘 산불 솔루션 스타트업 '파이어돔'이 주인공이다.

파이어돔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에서 14년간 복무하고 전역한 가디 벤자미니 CEO(최고경영자)와 소재공학 분야 박사 아디 포메란츠 CTO(최고기술책임자)가 공동 설립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벤자미니 CEO는 군 복무가 끝난 뒤에도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산불로 수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기후 관련 한 행사에서 포메란츠 CTO와 만나 파이어돔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아이언돔은 군사 요충지에서 아이언돔 포대 위로 날아가는 로켓,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파이어돔은 화재가 감지되면 약 45리터 분량 물, 방염제가 든 캡슐을 화재 지점 위로 발사한다. 캡슐이 화재 지점 위에 도달하면 센서가 이를 감지, 폭발하면서 캡슐 안에 든 물, 방염제를 돔 형태로 흩뿌려 불이 옮겨붙지 못하게 한다.

간혹 바람에 날린 불씨가 먼 곳까지 불을 옮기기도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한 2차 방염제 살포도 진행된다. 카메라 감시 자료와 각종 센서를 기반으로 AI가 불씨에 의한 산불 확산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판단을 내린다.

개발 막바지인 초기 버전은 캡슐을 최대 400m까지 발사할 수 있다. 벤자미니 CEO는 이후 1.6km까지 발사 거리를 늘리겠다고 했다.

이스라엘 산불 진압 솔루션 스타트업 파이어돔 경영진들. 앞줄 오른쪽 끝에 앉은 인물이 회사를 창업한 가디 벤자미니 CEO(최고경영자)./사진=파이어돔 홈페이지 갈무리
이스라엘 산불 진압 솔루션 스타트업 파이어돔 경영진들. 앞줄 오른쪽 끝에 앉은 인물이 회사를 창업한 가디 벤자미니 CEO(최고경영자)./사진=파이어돔 홈페이지 갈무리
방염제는 친환경 소재이고 캡슐은 자연 분해된다고 한다. 벤자미니 CEO는 캡슐에 부착된 센서를 이용해 방염제 청소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벤자미니 CEO는 지난 1월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인터뷰에서 "(산불 진압 현장에서) 소방관들은 보병이다. (공군 역할인 소방헬기 등은) 야간과 강풍 시에 비행이 어렵다. 그래서 포병 역할을 할 것을 개발한다"고 헀다.

주요 고객 층은 산속 깊이 위치한 소규모 마을, 리조트, 농장 등이다. 특히 와인의 원료로 고부가가치 사업장인 포도농장 화재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벤자미니 CEO는 지난해 12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요 와인 산지인 나파 밸리, 소노마 밸리 포도농가로부터 "아무도 우리를 보호하러 오지 않았다"는 하소연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그해 여름부터 극심한 산불 피해에 시달렸는데, 소방인력이 인명 피해가 큰 상업, 주거시설에 우선 출동하면서 포도농장 피해가 더욱 커졌다. 벤자미니 CEO는 "소방관에게는 (이런 상황이)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보험사들도 파이어돔 기술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파이어돔으로 화재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면 보상금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어돔은 지난해 12월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사업 투자에 주력하는 벤처캐피털 서드스피어와 이스라엘 기후 산업 투자 캐피털 그래비티 클라이밋 등으로부터 300만 달러(42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또 이스라엘의 창업 지원 기관 혁신청으로부터 150만 달러 보조금을 확보했다. 아이언돔 개발자인 핀차스 융만이 회사 기술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파이어돔은 다음달 이스라엘 현지에서, 2026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레스(LA)에서 기술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벤자미니 CEO는 지난해 12월 INC 매거진 인터뷰에서 주요 시장인 미국으로 회사를 이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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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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