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디테 바이써 이노베이션센터덴마크서울 센터장
"바이오·녹색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협업 추진"
'2025 키플랫폼' 특별세션 패널로 참석해 협력 전략 발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디테 바이써 이노베이션센터덴마크 서울 센터장/사진=이기범 기자 "한국의 혁신 생태계는 야심차고 역동적이며, 무엇보다 개방적입니다. 앞으로 덴마크는 한국과 더 폭넓게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디테 바이써 이노베이션센터덴마크(ICDK) 서울 센터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디테 센터장은 2022년부터 서울사무소를 이끌며, 양국 간 과학기술 및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분야 협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덴마크는 복지국가 이미지를 넘어, 고도로 기술집약적이고 혁신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춘 나라다. 비만 치료 신약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 명품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육아용품 빕스(BIBS), 그리고 레고(LEGO)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덴마크에서 탄생했다.
이러한 기업을 계속 발굴하기 위해 덴마크 외교부와 고등교육과학부는 2006년 '이노베이션센터덴마크(ICDK)'를 설립했다. 이는 글로벌 혁신 교류 조직으로, 덴마크 스타트업과 해외 생태계 간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2013년 개소한 서울센터를 포함해 실리콘밸리, 보스턴(미국), 텔아비브(이스라엘), 방갈로르(인도), 뮌헨(독일), 상하이(중국) 등 총 7개 도시에서 센터를 운영 중이다.
디테 센터장은 공공·민간·산업계를 넘나든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정책 전문가다. 그는 2004년 덴마크 내무부 프로젝트 매니저로 시작했다. 이후 덴마크 기술·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인 이코넷에서 이노베이션 컨설턴트로 6년간 활동하며 민관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11년부터는 덴마크 투자청에서 투자 매니저로 활동하며 글로벌 기업 유치와 해외 투자유치 전략을 총괄했다. 2016년부터는 덴마크 제조산업 혁신을 담당하는 덴마크 메뉴팩처링센터 디렉터로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첨단 제조기술 보급을 이끌었다.
그는 오는 25일 열리는 '2025 키플랫폼(K.E.Y. PLATFORM)' 콘퍼런스 특별세션에 패널로 참여해 덴마크 혁신기업 사례와 글로벌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디테 센터장은 "덴마크는 인구 600만의 작은 국가지만 글로벌 혁신성과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있으며, ICDK는 이를 글로벌 협력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디테 센터장은 한국, 특히 수도권의 역동성에도 주목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서울에서 혁신 기관들과 활발히 협력해왔다. 서울창업허브, 서울AI허브 등은 매우 능동적이고 덴마크와의 협력 의지도 강했다"고 말했다.
다만, 덴마크 스타트업에게는 언어와 제도적 장벽이 여전히 높은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덴마크 스타트업들이 한국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시장 진입이 쉽지는 않다"며 "ICDK는 비즈니스 기회 탐색 등의 자문, 한국에서의 사업 확장을 위한 캠프 및 워크숍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노력 중"이라고 했다. 디테 바이써 이노베이션센터덴마크 서울 센터장/사진=이기범 기자
그는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덴마크 바이오 스타트업 알콜라제(Alcolase ApS)를 언급했다. 이 회사는 알콜 분해 효소 기반 제품을 개발하며, 한국의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K-스카우터'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국내 제약사 비보존제약과 MOU(업무협약)도 체결했다.
ICDK는 △바이오 △녹색 전환 △파워-2-엑스(Power-2-x, 잉여에너지 변환·저장)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디테 센터장은 "한국 시장은 매우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협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디테 센터장은 특히 "알콜라제처럼 바이오 분야는 양국 협력 가능성이 가장 큰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개념 정의부터 양국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덴마크는 제약뿐 아니라 식품 원료, 인더스트리얼 바이오까지 포괄하는 '바이오 솔루션' 관점을 가지지만, 한국은 바이오를 주로 제약 중심으로 좁게 본다"며 "공통의 이해 기반을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하여 디테 센터장은 현재 송도의 K-바이오랩허브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의약·바이오 분야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실험 공간과 지원 프로그램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인천경제청 주도로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8년에 K-바이오랩허브를 정식 개소할 계획이다.
디테 센터장은 아울러 "녹색 전환은 경쟁이 아닌 협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한국의 그린수소, 스마트시티, 플라스틱과 섬유 재활용 기술 등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ICDK는 덴마크와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