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검사, 양자기술로 10분이면 '뚝딱'...진단 시장 새바람

박기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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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곽승환 지큐티코리아(GQT Korea) 대표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양자컴퓨터, 양자암호통신 등 양자기술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양자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이 있다.

SK텔레콤(SKT) 출신인 곽승환 대표가 '양자기술연구소'(퀀텀 테크랩) 박사 3명과 함께 2022년 4월 설립한 지큐티코리아(GQT Korea)다. 곽 대표는 SKT에서 2005년부터 양자기술의 필요성을 제기한 인물로 2011년 퀀텀 테크랩을 설립하고 책임자를 맡았다. SKT가 2018년 인수한 스위스 양자암호기업 IDQ 부사장으로도 재직했다.

곽 대표가 양자기술을 접하게 된 계기는 2005년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폰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도청이 불가능한 통신 방법을 찾던 중 양자기술을 접하고 이후 5년10개월에 걸쳐 회사를 설득했다.

이렇게 설립한 퀀텀 테크랩은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 통신장비를 선보였다. 광소자업체인 우리로와 공동으로 단일광자 검출기 칩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기존 1000만원대였던 칩 가격을 40만원대로 낮추기도 했다.

곽 대표는 "(당시 SKT는)예산 신청을 1년에 두 번 할 수 있었는데 2005년부터 10번 넘게 신청해 겨우 퀀텀 테크랩을 세울 수 있었다"며 "이건(양자기술) 정말 세상을 바꿀 기술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곽 대표가 대기업을 퇴사하고 창업을 결심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기술을 실생활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였다. 2011년부터 양자암호 통신장비를 연구하며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실생활에 접목하고 싶었던 것.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가 양자 바이오센서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가 양자 바이오센서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지큐티코리아는 설립 2년여 만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주관하는 '모듈형 양자암호키분배(QKD) 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주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 국책과제는 90억원 규모로 양자암호 통신장비를 소형화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유망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딥테크 팁스'(DeepTech TIPS)에도 선정됐다. 지큐티코리아가 지금까지 양자기술 관련 등록·출원한 특허는 6개다.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약 37억원으로 현재 5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지큐티코리아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양자 바이오센서로 양자암호통신에서 사용하는 단일광자검출 기술을 적용한 체외 진단기기다. 단일광자검출 기술은 양자암호통신에서 암호화된 빛을 수신하는 데 쓰이는 장치로 빛을 10의 8승배로 증폭시킨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PCR(유전자 증폭 기술)에서 필요한 일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PCR 진단기기와 동등한 수준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유지하면서도 짧게는 40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걸리던 진단 시간을 10분~15분까지 단축할 수 있다. 진단기기와 카트리지 생산가격도 기존 PCR 제품 대비 30% 수준에 그친다. 특히 콜드체인(저온 유통) 과정이 없어 평균 기온이 높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곽 대표는 "양자 바이오센서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 활용할 수 있다"며 "비교적 절차가 간소한 축산 바이러스진단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 개발이 거의 완료됐으며 곧 인허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축산 진단 시장은 120조원으로 이 중 점유율 0.1%만 확보해도 매출 1200억원"이라며 "양자 바이오센서의 본격적인 양산은 2028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프라를 보유한 바이오 회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와 미국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자 바이오센서의 핵심인 단일광자검출 기술을 활용한 양자 가스센서도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얽힘 광자를 이용한 양자 내시경 △양자 이미징 진단 장비 등 다양한 양자기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곽 대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교 대상은 영국의 도시바 케임브리지 연구소 정도"라며 "양자 기술의 쓰임은 무궁무진해 모든 인류가 일상생활에서 양자기술을 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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