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황금기" AI로 여나…트럼프, 규제 풀고 700조 투자 유치

윤세미 기자 기사 입력 2025.01.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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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픈AI, 오라클과 일본 소프트뱅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맞춰 미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5000억달러(718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갓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통해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지키려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간 부문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50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장엔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 샘 알트먼 오픈AI CEO,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가 참석했다./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간 부문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50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장엔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 샘 알트먼 오픈AI CEO,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가 참석했다./AFPBBNews=뉴스1
블룸버그 등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둘째날인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들 세 회사가 '스타게이트'라는 합작벤처를 설립해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게이트는 차세대 AI 발전을 위해 실제 및 가상의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10만개 넘는 일자리가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기념비적인 사업은 새 대통령 아래서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선언"이라며 자신이 거둔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 자리엔 샘 올트먼 오픈AI 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참석했다. 엘리슨 CEO는 "AI는 우리 모두에게, 모든 미국인을 위한 놀라운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고, 손 회장은 이번 투자가 "황금기의 시작"이라고 선전했다. '황금기'라는 표현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기가 시작됐다"고 하며 쓴 표현이다.

우선 이들은 초기 자금으로 소프트뱅크가 1000억달러를 투입하고, 나머지 4000억달러는 트럼프 임기인 4년 동안 추가로 투입한단 계획이다. 손 회장은 지난달 마러라고를 방문해 트럼프 임기 중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한단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번 투자는 그 일환으로 알려졌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야요시 손(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12월1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손정의 회장을 향해 당초 소프트뱅크의 투자 예정액인 1000억 달러를 2000억 달러로 늘려줄 수 있겠느냐고 농담하자 손 회장은 "노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2024.12.17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야요시 손(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12월1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손정의 회장을 향해 당초 소프트뱅크의 투자 예정액인 1000억 달러를 2000억 달러로 늘려줄 수 있겠느냐고 농담하자 손 회장은 "노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2024.12.17
이들 외에도 아부다비 소재 AI 펀드인 MGX가 공동 출자하며 소프트뱅크 산하 영국 반도체회사 ARM, MS, 엔비디아는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발표 전 대규모 투자가 예고되면서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선 오라클이 7% 넘게 뛰었고 AI 인프라 관련주들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를 앞두고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단 뜻을 밝혀왔다. 바이든 정부가 AI가 제기하는 위험을 우려해 개발과 억제 사이에서 균형 잡기에 집중했다면, 트럼프 정부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투자 유치를 통해 경쟁국이 따라잡을 수 없는 AI 초강대국으로 가는 환경을 조성한단 구상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AI 안전규제 행정명령을 폐기했고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미국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후 24시간 동안 AI 업계에 보낸 메시지는 '그냥 세워'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기술업계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적극 활용할 태세다. 올트먼 CEO를 비롯한 AI 업계 주요 인사들은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하고 중국과 기술 우위를 두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인프라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해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른 참석자와 웃고 있다. 2025.01.20  /로이터=뉴스1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른 참석자와 웃고 있다. 2025.01.20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달리 최근 실리콘밸리와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집권 2기 실세로 거듭났을 뿐 아니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등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거액을 기부하고 취임식에도 앞쪽에 좌석을 배정받으면서 달라진 관계를 보여줬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데미스 하사비슨 구글 딥마인드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과 기술 성장을 장려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최첨단 분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앞으로 얼마나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문이 남는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지난달 손 회장이 1000억달러 투자를 발표했을 때도 자금조달을 둘러싼 회의론이 제기됐단 설명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25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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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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