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대 중국산 전기차" 무시했는데…미국 정치인까지 초긴장

정혜인 기자 기사 입력 2024.03.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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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야디(BYD)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에 미국, 독일, 일본 등 자동차 강대국의 산업계는 물론 정치계도 긴장하고 있다. 비야디가 해외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시걸이 '저성능'으로 해외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거란 예상을 깨고 손익 분기점을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비야디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판매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손익 분기점을 넘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독일, 일본 등 자동차 강대국의 업계는 물론 정치계도 긴장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비야디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판매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손익 분기점을 넘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독일, 일본 등 자동차 강대국의 업계는 물론 정치계도 긴장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비야디 '시걸'에 대한 분석 결과와 업계·정치계 관계자 발언 등을 종합해 "시걸의 예상외 매출 호조와 비야디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로 미 디트로이트와 텍사스에서 독일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업계와 정치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각국 정부의 견제에도 비야디가 결국 '저가'를 앞세워 미국 등 대부분의 해외 시장에 진출해 현지 자동차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치계에서도 이를 우려하며 비야디를 비롯해 중국산 자동차 진입을 막기 위한 강력한 정책 대응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비야디는 태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등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2020년 13만970대에 불과했던 비야디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57만대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로 등극했다.

CNBC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대부분이 전기차 사업에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야디가 시걸로 이익을 내며 전 세계 자동사 산업을 뒤흔들 잠재력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당초 업계는 시걸의 성능이 다른 전기차 보다 뒤처진다며 1만달러(약 134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도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시걸의 성능은 가격 대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고, 최근 판매량은 손익 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엔지니어링 컨설팅업체 케어소프트는 최근 중국에서 생산된 시걸을 직접 분해해 성능을 분석한 결과 "(시걸은) 단순하게 설계됐지만, 예상치 못한 품질과 기대 이상의 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케어소프트의 매츄 바차파람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주최 자동차 콘퍼런스에서 "비야디는 시걸의 6만9800위안(약 1291만원) 저렴한 가격에도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거나 최소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비야디의 미국 진출은 시간 문제…관세 부과만으로는 못 막아"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비야디의 미국 시장 진출이 반드시 이뤄져 현지 시장을 장악할 거란 우려도 상당하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 임원이자 케어소프트의 자동차 부문 사장인 테리 워이초프스키는 "비야디의 전기차 판매는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시걸처럼) 저렴한 중국산 차량이 미국에 도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시걸은 자동차 업계에 대한 명확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제조업 연합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힘과 자금을 지원받아 매우 저렴한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유입된다면 이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멸종할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비야디는 미국과 국경을 둔 멕시코 내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미국 공화당이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앞서 중국산 자동차 수입에 대한 관세를 대당 2만달러까지 대폭 인상해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을 것을 제안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산 차량에 27.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자동차 산업계의 체계 변화 필요성을 촉구했다. 워이초프스키 사장은 "비야디 같은 업체와 경쟁하려면 기존 (전통 자동차) 업체들은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며 "시걸 등 중국산 차량이 상륙하기 전에 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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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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