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72명, 이대론 망한다'...난임 해결사 나선 스타트업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4.0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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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 난임 진단·치료 시장 뛰어든 스타트업들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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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7일 서울시내 한 보건소에 임신 준비 부부를 위한 안내문이 놓여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다둥이를 임신하면 태아 1명당 100만원을 의료비로 지원하고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난임 부부에게는 난임 시술비 지원 및 냉동난자 보조생식술 비용도 일부 지원하는 내용의 ‘난임·다둥이 맞춤형 지원대책’을 발표했다.2023.7.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7일 서울시내 한 보건소에 임신 준비 부부를 위한 안내문이 놓여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다둥이를 임신하면 태아 1명당 100만원을 의료비로 지원하고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난임 부부에게는 난임 시술비 지원 및 냉동난자 보조생식술 비용도 일부 지원하는 내용의 ‘난임·다둥이 맞춤형 지원대책’을 발표했다.2023.7.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유진(29·가명)씨는 지난해 난자 냉동시술을 받았다. 이제 막 취업한 상태라 자리를 잡고 결혼해 아이를 낳기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를 낳을지 안 낳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안' 낳는 것과 '못' 낳는 건 차이가 있다"며 "나중에 아이를 낳고 싶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난자 냉동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0.72명. 통계청이 예상한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 여성이 평상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이다. 올해는 0.68명, 내년 0.65명으로 매년 최저점을 갱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소멸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기 어려운 난임부부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난임부부는 2018년 11만6000명에서 2022년 14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때문에 김씨처럼 난임에 대비하기 위해 난자를 얼리고 자궁의 건강을 미리 확인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난임 인구가 늘면서 관련 진단·치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난임치료제 시장만 연평균 10% 이상 커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혁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도 난임 진단·치료 시장에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 주목된다.


난임 문제 직접 해결…의사가 창업한 스타트업들


난임 전문 산부인과 의사인 이혜준 대표가 2021년 창업한 카이헬스가 대표적이다. 최상의 배아를 골라 임신률을 높이는 난임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시험관 시술은 의료진이 배아 5~10개 중 최상의 배아 1개를 현미경으로 선별해 자궁에 이식해왔다. 문제는 배아 선별기준이 의료진에 따라 달라지다보니 임신 성공률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카이헬스는 의료진의 판단을 AI가 대신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의료기관으로부터 배아 데이터 수만 건을 확보했다. AI가 임신 가능성이 높고 낮았던 배아의 형태 등을 학습한다. 이 기술은 아시아 최초 유럽에서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국내에서도 의료기기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혜준 카이헬스 대표는 "사람이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AI 알고리즘을 통해 배아 선별 적중률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며 "카이헬스 솔루션 도입 결과 임신이 가능한 배아를 선별하는 적중률은 최소 65% 이상"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점지해주는 '삼신할매'의 이름을 딴 삼신은 의사 3명이 지난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삼신은 난자를 냉동하기 전에 난자 건강을 확인하는 난소 나이(항뮬러리안 호르몬·AMH) 자가검사키트를 개발했다. 손가락 끝에 맺히는 피 몇방울을 키트에 떨어트리기만 하면 된다. 병원 검사에 필요한 채혈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현재 테스트용으로 무상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내 의료기기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다.

삼신의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도 아낄 수 있다. 키트 배송과 수거, 검체수탁기관까지 전달하는데 3~4일 정도 걸린다. 병원에서 검사받는 것보다 시간은 절반, 비용은 3분의 1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검사 정확도도 기존 병원검사 대비 95%에 달한다. 검사 이후 국내 15곳의 난임 전문 병원도 안내해준다.


정자검사도 집에서…美에선 저스틴 비버 등 스타들도 투자


오뷰 정자 분석기 /사진제공=인트인
오뷰 정자 분석기 /사진제공=인트인
난임 솔루션으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인간안보' 부문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도 있다. 정자 및 배란 분석기를 개발한 인트인이다.

인트인의 '오뷰 정자분석기'는 집에서 정자건강을 검사할 수 있다. 정자 분석기에 정자를 떨어트린 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정자의 활동을 관찰한다. 인트인 앱을 열어 AI에 분석을 맡기면 정자 움직임 패턴을 AI가 분석한다. 그동안 정자의 운동성 검사는 의료진이 정자 하나하나를 분석했기 때문에 검사의 일관성과 정확도가 떨어졌다.

인트인 관계자는 "임상시험 결과 오뷰 정자분석기는 기존 정자검사와 비교해 98% 이상 일치했다"며 "현재 한국과 일본, 러시아에 출시됐다"고 말했다.

인트인은 타액으로 배란일과 생리주기를 안내하는 오뷰 배란분석기도 출시했다. 기존 소변 배란분석기와 비교해 양성 일치율이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트인은 차병원, 삼성생명 등 병원, 대기업과 협업도 진행 중이다. 인트인의 정자분석기와 배란분석기는 모두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난임 진단·치료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자 자가진단 및 정자 냉동 스타트업 레가시(Legacy)는 2022년 2500만달러(약 3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의 유명 팝 가수 저스틴 비버와 위켄드, DJ 칼리드, 할리우드 배우 올랜도 블룸 등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난소 노화방지 치료제를 개발하는 오비바 테라퓨틱스(Oviva Therapeutics)도 1150만달러(약 15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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