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투자하기 딱 좋다"…투자사들이 바라본 기후테크 전망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3.09.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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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감축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혁신기술을 뜻하는 '기후테크' 분야에 막대한 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해마다 기후테크 산업에 투자하는 자금만 6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약 145조원을 투자해 기후테크 분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10개를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키로 하며 기후테크 발전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벤처투자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기술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가진 팀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 '임팩트'라 보고 이 분야에 많은 벤처캐피탈(VC)들이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곳이 소풍벤처스다. DAC(대기 중 탄소직접포집, Direct Air Capture) 기술을 개발한 미국의 캡처6를 비롯해 다양한 기후테크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지난해 4월 100억원 규모의 기후 펀드를 결성해 30여개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농식품, 순환경제, 신재생에너지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기후 분야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가상 발전소 소프트웨어(VPP)를 개발하는 식스티헤르츠 △버섯으로 닭고기 대체육을 만드는 위미트 △영농형 태양광 발전 기술을 개발하는 엔벨롭스 △스마트 쓰레기통 제작사 오이스터에이블 등이 있다.

소풍벤처스는 기후 투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성숙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초기 단계, 특히 시드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정체돼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윤민 소풍벤처스 파트너는 "우리는 임팩트 투자사로서 페이션트(Patient, 인내력 강한) VC라고 생각한다. 펀드 청산과 엑싯도 기대하지만 급하게 보진 않는다.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려서 같이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투자한다"고 말했다.

조윤민 파트너는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를 없애는 기술을 보유한 곳들이 많다. 시야를 넓혀서 보면 더 많은 기회가 있다"며 "세계 각국 정부들이 2030년까지 탄소와 관련해 다들 무엇인가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이 기후테크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는 분석이다. 그는 "쿠팡이나 당근마켓 등도 갑자기 눈 뜨고 일어나니 등장한 스타트업이 아니다. 7~8년은 지나서야 주목받았다. 기후테크 스타트업들도 2030년까지 7~8년 지나면 눈에 띄는 곳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기후테크, 바로 글로벌 타겟 가능한 기회의 영역"



인비저닝파트너스도 임팩트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려가고 있다. 인비저닝파트너스는 2016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임팩트 투자사인 옐로우독의 운용 인력들이 2021년 기존 자산을 이관받아 출범한 VC다.

인비저닝파트너스는 기후변화, 웰니스, 교육 접근성, 미래의 노동이라는 4가지 핵심 도메인에 있는 국내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2021년 9월 국내 최초로 기후테크에 특화된 펀드인 인비저닝 클라이밋 솔루션 펀드를 조성했으며 768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을 마쳤다.

기후변화 영역에서는 에너지 전환 촉진 기술과 지속가능한 식품, 산업 및 순환경제, 탄소 포집 및 자원화 등 4가지 영역에 집중해 투자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한국·미국·싱가포르 기업 24곳에 543억원을 투자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솔루션을 개발하는 노포루프 △플라스틱 생분해 솔루션을 개발하는 망고머티리얼즈 △의료 섬유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서크 △하이브리드 대체육을 통해 반추동물의 메탄가스를 절감하는 미션반즈 등이 있다.

차지은 인비저닝파트너스 상무는 "기후테크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면 타겟 시장이 바로 글로벌이 되는 엄청난 기회의 영역이다. DAC뿐만 아니라 기후테크 관련 다양한 기술을 한국에서 개발하고 글로벌 솔루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 상무는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매출 압박 없이 기업이 기후테크를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덕분에 데이터가 축적되고 창업자들이 접근 가능한 리소스가 많다"며 "우리도 이런 방식을 본받아야 한다. 투자처가 많아야 VC들도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미래 유니콘, 친환경 기업 중에서 나올 것"



딥테크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온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2020년 임팩트 펀드인 사회혁신기술펀드를 결성하며 친환경, 스마트 시티, 바이오 헬스케어 등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기업의 임팩트에 목적을 두고 투자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다수가 환경과 에너지 부문에 기여를 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계기로 기업들의 전략에 사회적 가치를 포함시켜 나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 분야 주요 포트폴리오는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수소와 카본블랙으로 전환하는 인투코어테크놀로지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에코알앤에스 △열 차단 필름을 만드는 포엘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뉴트리인더스트리 등이 있다.

김용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부대표는 "업사이클링 분야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고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투자한 기업에 대해선 내부 네트워크에도 연결시켜 더욱 빠른 성장을 돕는다"고 말했다.

'넷제로(Net Zero)'를 사명에 내걸고 기후 분야에만 집중해 설립된 AC도 있다. 비엔지파트너스(Beyond Net Zero, BNZ PARTNERS)다. 2019년 12월 에코앤파트너스의 기후환경본부가 분할돼 설립됐다.

비엔지파트너스는 기후 분야 스타트업 투자 외에도 탄소배출권 거래제 설계, K-택소노미(Taxonomy) 개발, 넷제로 및 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CFD) 전략 수립, 녹색금융 전략 및 상품 개발, RE100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확장현실(XR) 기술을 통해 시공 품질을 향상하는 에스엘즈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기반 건물 에너지 자동관리 플랫폼 씨드앤 △비발화성 수계 이차전지 기업 코스모스랩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플랫폼 제이엠웨이브 등이 있다.

현재 100억원 규모의 기후테크 벤처투자조합 결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출자자(LP)를 모집 중이다. 임대웅 비엔지파트너스 대표는 "미래 유니콘은 그린(친환경) 기업 중에서 나올 것"이라며 "정부·대학·기업·투자사 등 광범위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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