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수업자료를?..인공지능이 바꾸는 '교실 혁신'

런던(영국)=정현수 기자 기사 입력 2023.03.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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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영국에서 개막된 'Bett Show'의 마이크로소프트(MS) 부스 /사진=정현수 기자
29일(현지시간) 영국에서 개막된 'Bett Show'의 마이크로소프트(MS) 부스 /사진=정현수 기자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발표 자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에듀테크 기업인 알레프에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 에듀테크 박람회 'Bett'에 'GPteach'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GPteach는 전 세계의 화두로 등장한 챗GPT를 활용해 교사가 수업 자료와 퀴즈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알레프에듀 관계자는 현장에서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발표 자료를 제작해내며 "한국어 버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라이트스피드시스템(Lightspeed Systems)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유해정보 관리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학생이 검색창에 유해 정보를 검색하면 학교 관계자에게 위험 경보를 보내는 방식이다. 단순히 '유해 단어'를 검색했다고 알림을 보내진 않는다. 동일한 '유해 단어'를 검색하더라도 문장 유형에 따라 AI가 유해 정보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영국의 알보(Arbor)는 학교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에듀테크 박람회에 출품했다. 학생의 출석, 학습진도 등의 정보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교사 뿐 아니라 학부모도 해당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차단했다. 알보 관계자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에 차등을 준다"고 말했다. 라이트스피드시스템과 알보의 서비스는 올해 'Bett' 혁신상을 받았다.

아랍에미리트 기업인 '알레프에듀'가 Bett에 참여한 한국 방문단에게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아랍에미리트 기업인 '알레프에듀'가 Bett에 참여한 한국 방문단에게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주춤했던 'Bett'은 올해 수많은 기업과 인파가 몰리며 성황리에 개막했다. 29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Bett은 세계 최대 교육정보기술(에듀테크) 박람회로 꼽힌다. 올해는 전 세계 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3만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등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교육업체, 스타트업이 참여해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을 선보였다.

MS는 '교육을 다시 상상한다'(Reimagine Education)라는 주제로 교육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윈도11의 주요 기능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전자칠판 신제품을 출품했다. 웅진씽크빅 (2,360원 ▼10 -0.42%), 아이스크림미디어, 비상교육 (4,960원 ▼170 -3.31%) 등 교육업체들 역시 부스를 직접 차리고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개별 부스를 차린 한국기업은 총 8곳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한국과학기기공업협동조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Bett의 '한국관(공동부스)'에는 13개 한국기업이 참여했다.

올해 Bett의 화두는 AI로 대표되는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었다.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선 인도 기업 바이주스(BYJU'S)의 스티븐 줄 부사장은 "과거 교사들에게 정보기술은 뒷전이었지만 이제 교사들이 먼저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교육기자재협회(BESA)에 따르면 에듀테크 스타트업 중에서 교사들이 직접 창업한 곳도 많은 상황이다.

Bett 행사장 내부에 마련된 기업과 학교의 미팅 장소 /사진=정현수 기자
Bett 행사장 내부에 마련된 기업과 학교의 미팅 장소 /사진=정현수 기자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한 Bett 주최측은 올해부터 기업과 교육기관을 직접 연계하는 공간을 행사장 내에 만들었다. 앱을 통해 연결된 참여자들은 특정 시간에 해당 공간을 방문해 미팅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교장들이 직접 기업을 만나 서비스와 제품을 구매했다. 유료인데다 꽤 넓은 공간이 마련됐는데도 좌석은 속속 채워졌다.

올해 Bett은 여러 방면에서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감염병 상황을 온전히 극복한 상황에서 열린데다 챗GPT의 영향으로 이른바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챗GPT는 교육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에 참여한 아이포트폴리오의 김성윤 대표는 "생성형 AI를 이야기하지 않는 고객 회사가 없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에듀테크 진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 장관은 "학교는 다양한 에듀테크를 자유롭게 체험한 후 구매하고 민간기업은 현장 수요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는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정부의 촉매제 역할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에듀테크 진흥 정책을 수립할 때 이런 점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Bett 행사장을 방문한 장 차관은 질리언 키건 영국 교육부 장관을 만나 한국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계획 등을 공유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수학과 영어, 정보 과목을 대상으로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이다. 키건 장관은 "AI 강국인 한국으로부터 영국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기자 사진 런던(영국)=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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