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결국 카카오 승리]
에스엠 (75,600원 ▲1,600 +2.16%)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을 두고 카카오 (43,850원 ▲1,550 +3.66%)와 하이브 (197,400원 ▲12,100 +6.53%)의 '쩐의 전쟁'이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 하이브가 플랫폼 협력으로 실익을 챙기는 대신 경영권은 카카오에 넘기는 식으로 분쟁을 끝내기로 한 것이다. 결국 SM의 전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만 가장 싼 가격에 회사를 넘긴 셈이 됐다.
12일 하이브는 SM의 인수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띄고,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추가 공개 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해지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여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오는 31일 SM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관투자가와 의결권자문사를 만나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고, 2차 공개 매수를 위한 자금조달을 고려한 결과 '승자의 저주'가 예상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SM 주가는 올해 초만 해도 8만원을 밑돌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로 불과 2개월 만에 두 배 넘게 치솟았다. 결국 하이브는 공개매수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카카오가 다시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10일 SM의 주가는 14만7800원이다.
하이브는 현재 최대 자금동원 능력이 1조원 후반대로 추정된다. 현대차증권은 에스엠 발행주식 40%를 기준으로 최대 인수 가능 주당 가격은 16만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하이브가 SM 인수에 총력전으로 임할 경우에는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 역시 이번 분쟁을 예의주시하고 나섰고 여론도 악화하면서 부담을 키웠다. 이에 양사는 지난 10일 전격 협상에 나섰다.
결국 최대 주주는 카카오가 가져가고, 하이브는 플랫폼 관련 협업으로 실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하이브가 보유한 SM 주식의 카카오 인수 △플랫폼 관련 협의안 등을 추가 확정한 뒤 후속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카카오 26일까지 공개매수, 하이브의 사업협력 구체화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 사업협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번 공개매수로 카카오는 1조4000억원을 투자해 SM의 지분 39.9%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SM에 대해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SM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 제작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IT 기술과 IT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SM도 "주주와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드린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이를 통해 모든 주주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수만 매각대금은 총 5000억원…K팝 1세대 기획자의 퇴진
결국 이번 '쩐의 전쟁'에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만 자신의 지분을 싼 가격에 판 셈이 됐다. 이전 총괄은 SM의 현 경영진이 '포스트 이수만'을 골자로 한 'SM 3.0' 발표 이후 하이브의 지분 14.8%를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와 동일한 12만원이다.
이 매각가는 이 전 총괄이 원했던 것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괄이 SM 매각으로 손에 쥐는 돈은 대략 5000억원이다. 14.8% 지분 매각가 4228억원과 가족과 함께 보유 중인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미케팅 매각대금 700억원 등이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가 SM의 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면 지분 3.65%(86만8948주)를 보유한 개인주주로 남게 된다. 지분이 5% 미만으로 낮아져 공시의무도 없어져 대표적 K팝 1세대 기획자인 이 전 총괄은 증시의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SM 날개 단 카카오…K팝 손잡고 '비욘드 코리아' 가속 페달 -양측 전격합의 배경 3가지 보니..① 자금력 차이 ② 당국 눈초리와 여론 ③ 승자의 저주 우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75,600원 ▲1,600 +2.16%))를 놓고 벌어진 1조원대 '쩐의 전쟁'이 카카오 (43,850원 ▲1,550 +3.66%)의 승리로 끝났다. 카카오를 상대하기엔 하이브 (197,400원 ▲12,100 +6.53%)의 자금조달 능력이 역부족이었을 뿐만 아니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정부 당국의 관심이 커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양측 모두 '승자의 저주' 우려가 컸다. 이에 카카오와 SM, 하이브의 K-팝 플랫폼 협력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아울러 SM 인수와 함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시계가 빨라질지 등으로 업계 관심이 변화할 전망이다.
◇격화된 경쟁에 당국 눈치·자금 부족…이중고 빠진 하이브, SM 놓았다
12일 하이브가 밝힌 SM 인수 절차 중단 사유는 '시장 과열'과 '주주가치 부정 영향'이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SM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업계는 하이브가 자금 조달력에서 결국 밀린 것이라 분석했다. 인수전이 불붙으며 하루가 다르게 인수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8만원을 밑돌던 SM 주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로 두 배 넘게 치솟았다. 그러나 시장 과열로 하이브는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카카오는 곧바로 주당 15만원에 SM 지분 35%를 공개매수한다고 나서며 경쟁은 격화됐다. 이에 하이브의 맞대응 여부가 관심사였는데 양측간 만남에서 카카오는 "하이브가 얼마로 매수가를 올리든 더 올릴 의향이 있다"며 주당 24만원까지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자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가 1조원 이상 실탄확보를 추진하지만 하반기에나 가능했기에 카카오가 배팅금을 올리면 당장 대응카드가 마땅치않았다. 인수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양측모두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컸다.
규제당국의 눈초리도 부담이 됐다. 금감원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카카오의 시세조정 혐의에대한 조사를 진행해왔고, 금융사들에게도 SM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이브 역시 SM 인수이후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양측의 인수전에서 각종 폭로와 불법 논란 등 잡음이 이어지면서 여론도 악화됐다.
◇변수 제거한 카카오, 글로벌로…카카오엔터 IPO에도 '청신호'
카카오가 오는 26일까지 SM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기존 매집한 4.91%를 포함 SM 지분 39.91%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는 내수기업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김범수 창업자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비욘드 코리아의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스토리(웹툰·웹소설), 영상콘텐츠에 이어 케이팝(K-Pop)까지 두루 갖췄으나 유명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가 부족한 게 아킬레스 건이었다. 따라서 강력한 아티스트 집단을 확보한 SM 인수는 천군만마와 같다.
카카오는 K팝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SM의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 등을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방탄소년단으로 웹툰 '세븐페이츠: 착호'를 만들었던 네이버-하이브 연합처럼 카카오도 에스파나 NCT 등으로 웹툰·웹소설과 메타버스 플랫폼 등 콘텐츠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나아가 다수의 드라마·영화를 제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역량으로 글로벌, 특히 북미 지역에서 매니지먼트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SM은 최근 카카오와의 사업협력을 공개하며 "글로벌 핵심 지역에서의 통합 법인 운영 및 합작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브 역시 카카오와 SM 플랫폼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하이브가 SM 인수를 포기한 대신 '플랫폼 관련 협업'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기업공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SM 인수로 목표 했던 기업가치 25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19년부터 상장을 준비했으나, 쪼개기 상장과 문어발 확장 논란, 불확실한 대외 여건 등으로 미뤄왔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유치하며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1조원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K-팝 매니지먼트 사업은 SM 인수 성공 시 연간 2500만장이 넘는 음반판매량, 연간 250만명의 공연모객력을 갖추며 조 단위 매출로의 퀀텀 점프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M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함께 비전도 세우고, 가능성은 낮지만 합병 여부도 논의해야 하므로 (상장) 시간이 좀 늦춰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이수만에 줄 1840억원 남았다…카카오 공개매수 응할까?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이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사들인 상태다. 또 이 전 총괄과 약 1840억원 수준의 계약 이행사항이 남아있다. 결국 경영권을 갖고 가지 않는 하이브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을 카카오에 재매각함과 동시에 이 전 총괄과의 계약을 어떻게 할지 추가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 이수만에 줄 1840억원 남았다 "추가 논의 하겠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과 계약한 사항은 크게 네가지다.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 △남은 주식 3.6%의 매수청구권 부여 △이 전 총괄과 가족이 보유한 SM의 자회사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 지분의 700억원 인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사업에 10년간 100억원 지급 등이다.
하이브와 이 전 총괄 간의 주식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이 전 총괄은 보유주식을 양도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하이브에 위임하면 의무를 모두 마치게 된다. 결국 에스엠을 카카오가 인수하더라도 하이브가 이 전 총괄에게 약속했던 사항들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하지만 하이브 입장에서는 이 전 총괄의 남은 지분 및 SM 자회사 지분 인수와 ESG 100억원 지원을 해주기에 모두 부담인 상황이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에 매각 이후 86만8948주(3.6%)를 보유하고 있다. 또 하이브와 SM의 기업결합승인을 받은 시점 또는 거래종결일로부터 1년이 되는 시점 중 빨리 도래하는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당 매각 가격은 12만원으로, 총 1043억원 규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 전 총괄이 카카오의 공개매수(주당 15만원)에 응하거나 주식을 바로 장내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SM 자회사 인수가 가장 문제, SM 3.0으로 해당 사업은 내재화
가장 큰 문제는 SM 자회사 지분 인수다.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은 모두 영업이익이 크지 않고, SM과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SM은 새로운 SM3.0 사업의 비전으로 공연기능을 담당한 드림메이커와 MD(머천다이징) 업체 SM브랜드마케팅의 사업을 모두 내재화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하이브가 약속대로 SM 자회사 지분 인수를 할 경우 기업가치가 없는 회사의 주식을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비난이 일 수 있다. 또 이 전 총괄의 ESG 사업 지원도 특정 개인의 ESG 사업을 지원한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매수청구권에 대해 "이 옵션은 이 총괄이 보유하고 있는 권리로, (이 전 총괄의) 판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SM 계열사 지분 인수 및 ESG 사업 지원에 대해 "계열사 인수는 아직 계약체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 전 총괄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ESG 사업 지원도 이 전 총괄과 구체적으로 협의해서 결정하기로 한 부문으로, 향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하이브의 SM 자회사 인수에 관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계약에 카카오가 개입을 하게 되면 '탈이수만' 지배구조 개선에서 시작한 SM 정상화의 첫 걸음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하이브와의 합의에는 기존 하이브의 계약 이행, 별도 계약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존 계약 이행 여부는 하이브가 결정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하이브,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할까…매도 방법에 관심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주식 매입과 공개매수로 지난 6일 기준 SM의 주식 375만7237주(15.78%)를 보유하고 있다. SM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게 된 하이브는 취득일(주금 납입일)인 6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하이브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지 않기로 결정한 만큼 지분을 일부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자본시장법상 SM 공개매수를 진행한 카카오는 6개월간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가장 유력한 방법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다. 이와관련된 법적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공개매수에 응해 SM 주식 처분을 통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1분기 영업외 이익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자칫 카카오의 공개매수 종료 후 SM의 주식이 하락하게 되면 보유 주식의 손실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보유한 SM 주식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공개매수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SM 아티스트, 위버스 입점할까? 플랫폼 협력은 무엇?
하이브와 카카오 주주들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플랫폼 협력 방안이다. 카카오는 SM, 하이브와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파트너로 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SM 아티스트들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입점이 필요하다. 현재 팬덤 플랫폼 시장이 하이브의 위버스와 SM 자회사인 디어유의 '버블'로 재편된 만큼, SM 아티스트들이 위버스에 입점하면 독보적인 K팝 팬덤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버스와 디어유가 통합 하면 K팝 IP(지식재산권)의 90%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며 "팬덤 소비부터 메신저까지 모든 '덕질'을 할 수 있고, 글로벌 1위 팬덤 플랫폼으로 도약해 해외 아티스트 영업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버스를 운영하는 위버스컴퍼니는 지난해 9월말 기준 하이브의 지분율이 55.5% 수준이다. 따라서 SM 인수에 실패한 상황에서 하이브가 별도로 디어유 인수를 추진하거나, 디어유와 계약 종료 후 SM 일부아티스트들의 위버스 입점 가능성이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정확한 협업 내용을 답변드리기는 어려우나, 실질적인 협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SM '새주인' 카카오…멜론 몰아주기 가능성? 결합심사 쟁점 부각
에스엠 (75,600원 ▲1,600 +2.16%)엔터테인먼트(SM)의 인수자가 하이브 (197,400원 ▲12,100 +6.53%)에서 카카오 (43,850원 ▲1,550 +3.66%)로 바뀌면서 이들 기업의 결합 심사 쟁점도 변화할 전망이다. 하이브와 SM의 결합이 동종 엔터 산업에서의 '수평결합' 성격이 짙었던 반면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의 SM 인수는 카카오의 여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수직결합'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당국은 카카오가 갖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서비스 '멜론' 등 플랫폼을 통한 음원·엔터 산업의 경쟁제한성(독과점) 가능성에 맞춰 결합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자산 또는 매출액 300억원 이상인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할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하이브는 지난달 SM 인수를 공식화하고 6일 공개매수를 진행할 결과 지분 15.78%를 확보했다. 현행법상 기업결합일로부터 30일 이내인 다음달 5일까지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를 해야한다.
다만 하이브는 12일 카카오와 협의를 거쳐 SM 인수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 39.9%를 확보할 예정인 만큼 하이브의 SM 지분에 대해선 지배력이 없다는 판단이 유력하다. 공정위는 향후 카카오의 기업결합 심사 신청이 접수되면 카카오를 중심으로 시장경쟁제한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회사의 인수 주체가 하이브에서 카카오로 바뀌면서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 쟁점도 바뀔 전망이다. 하이브는 SM과 같은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탓에 두 기업의 결합 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수평결합'의 성격이 강했다. 음악 콘텐츠와 공연, 굿즈(공식상품) 등 두 회사가 참여하는 분야를 정하고 그에 따른 시장점유율과 가격 담합가능성 등 경쟁제한 여부가 기업결합심사의 쟁점이었다.
카카오는 하이브와 달리 플랫폼이 주력인 기업이다. 매니지먼트 분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인터넷 플랫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의 SM 인수는 엔터 기업 간의 결합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의 엔터기업 인수 즉, '수직결합' 성격이 있다는 게 경쟁당국의 설명이다. '수평결합' 심사에서 '수직결합' 혹은 두 종류 기업결합 성격이 공존하는 '혼합결합' 심사로 바뀌는 만큼 결합심사의 주안점도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카카오-SM 결합 시 떠오르는 대표적인 쟁점은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을 통한 경쟁제한성이다. 두 기업의 결합 이후 SM에서 만드는 음악 콘텐츠가 멜론에 독점적으로 공급되거나 타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될 경우 공정위는 시장의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에 대한 연예 사업 분석을 통해 SM 인수 시 예상되는 점유율 확대, 시장지배력 발생 여부 등도 결함심사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법은 신청 이후 30일 안에 기업결합 심사를 마치도록 규정했고 최대 90일까지 심사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며 "기업의 자료 제출 보완 등 (심사가 중단되는) 절차를 고려하면 6개월에서 1년까지 심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M인수의 경우 지분 확보 과정에서 관심이 뜨거웠고 지분 인수로 실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해진 이후 결합심사를 진행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심사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카카오-하이브 합의 환영...우호 주주로 남을 것"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75,600원 ▲1,600 +2.16%))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해 온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카카오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데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카카오 공개매수에 응하거나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우호적 주주로 남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에스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12일 머니투데이와 전화인터뷰에서 "카카오 (43,850원 ▲1,550 +3.66%)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에스엠 경영진들의 자율적,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이브 (197,400원 ▲12,100 +6.53%)와의 협업도 가능하게 돼 에스엠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이라며 "완벽한 결말"이라고 했다.
이날 하이브와 카카오는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 추진을 중단하고 하이브, 카카오, 에스엠이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카카오는 에스엠 경영진의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따.
이 대표는 "에스엠 경영진들이 내놓은 SM 3.0 전략이 계획대로 실행이 된다면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고 우호적인 주주로 남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약 1% 가량의 에스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에 따라 이 대표가 에스엠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게 됨에 따라 SM 3.0 전략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에스엠 경영진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대해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진과 임직원을 신뢰하고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자율적,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개매수가 15만원에 대해서도 "하이브측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보다 의미 있게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주주관점에서 좋은 일" 이라며 "특히 기존 최대주주 이수만이 하이브에게 보유 주식을 매각한 가격인 12만원보다도 25% 높은 가격으로 이는 일반주주들이 지배주주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고 매각하는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카카오-하이브 전격 합의... 두 달 새 2배 뛴 에스엠 주가 향방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75,600원 ▲1,600 +2.16%))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 가운데 향후 에스엠 주가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43,850원 ▲1,550 +3.66%)가 오는 26일까지 1주당 15만원의 공개매수를 진행할 때까지 에스엠 주가는 15만원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에스엠 인수전에 뛰어든 하이브 (197,400원 ▲12,100 +6.53%)가 이미 사들인 에스엠 지분을 어떻게 처분할지에 따라 하이브 주가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12일 에스엠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최근 카카오와 논의 끝에 대승적인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에스엠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에스엠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14만7800원으로 시가총액은 3조 5192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종가 최저수준인 7만3400원(1월 17일)과 비교해 약 두달여만에 2배가 됐다.
◇공개매수 이후 에스엠 주가 조정받을 것
하이브 에스엠 인수 중단 선언으로 그간 과열됐던 에스엠 주가는 오는 26일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다 이후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1주당 15만원에 에스엠 주식 35%(833만3641주)를 공개매수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의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카카오가 15만원 공개매수로 마무리하는 그림이다 보니 공개매수가 끝나는 26일까지는 15만원 선에서 크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하이브가 더 이상 참전하지 않는다고 하니 주가가 15만원 위로 슈팅할 가능성은 없어졌고 14만원을 깨고 내려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15만원과 많이 괴리되면 차익거래가 발생할 수 있어 지난 10일 종가 수준에서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공개매수가 끝나는 26일부터는 에스엠 주가는 조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공개매수가 끝나는 다음날부터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5만원이라는 공개매수 자체가 PER(주가수익비율) 40배 가까운 수준이었다"며 "하이브 말고는 기존 엔터사가 40배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유지되는 건 힘들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일단 추가 공개 매수가 없는 걸로 합의가 이뤄졌으니 앞으로의 추가 주가 상승 기대감은 상당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위원은 "주가가 이전가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상승기대감보다 조정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이브, 에스엠 지분 처분할까
향후 하이브 주가 향방도 관심사다. 아직 하이브가 지난달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사들인 지분 14.8% 등 총 지분 15.78%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카카오 공개매수 등을 통해 처분하거나 일단 하이브가 에스엠 주요 주주로 남는 상황 등을 가정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정황상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함으로써 주당 3만원의 차익을 보고 나오는 게 매끄러운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약 1000억원의 차익을 얻고 추가 자금 유출 우려가 없다"며 "올 1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하이브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하이브가 보유 중인 에스엠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주요 2대 주주로 남게 되더라도 하이브 입장에선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에스엠 결합으로 하이브와 동급의 거대한 엔터사가 생기게 되는데, (하이브가) 에스엠 2대 주주로 남을 경우 어느 정도 견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도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봤다.
- 기자 사진 김건우 차장 jai@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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