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지금이야말로 기후에 투자할 때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기사 입력 2023.02.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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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한상엽 소풍 대표 /사진=이민하
한상엽 소풍 대표 /사진=이민하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을 바라보며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지진의 직접적 피해로 인한 사망자의 숫자가 수만 명을 넘어서 튀르키예 정부가 사상자의 규모를 추산하는 것을 포기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엄청난 규모의 재난 앞에서 기후위기가 불러올 또 다른 재난을 상상하게 된다. 근대 이후 수 백 년간 자연을 정복하려 했던 인류의 노력이 오늘날 재난과 기상이변이라는 또 다른 현실로 일상에 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상상을 할 정도다.

기후위기가 기후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익히 전세계의 정부, 기업, 투자자들에 의해 인식되어 왔다. 각국 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많은 기업들은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성 목표를 설정하고 기후테크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 또한 기후테크가 경제적 수익과 환경적 가치 둘 다 창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 기대감은 최근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 기후테크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실체화되고 있다. 비록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지난해 기후테크 분야에서의 투자금액은 2021년 대비 3% 감소했지만, 투자를 유치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숫자는 40% 증가해 1000개를 넘었다. 대규모 투자가 감소했을 뿐 실질적인 투자활동은 매우 활발히 전개된 것이다.

기후테크에 투자하기 위한 투자가능자금(Dry Powder)은 더욱 증가해 2022년 4분기 기준 약 45조원을 넘었다. 2021년 4분기 기준 약 13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금리인상과 암호화폐 폭락 등 시장 침체의 배경 속에서도 벤처캐피털은 기후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 자금을 역대급 규모로 조달했다. 특히 기후테크 투자에 집중하는 임팩트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UNFCCC의 제27차 당사국 총회(COP 27)에서는 인류가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기후 투자가 2030년까지 매년 6조달러(7200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실로 엄청난 규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기후 투자의 규모는 1조 달러였다. 이중 벤처투자 시장이 차지하는 금액은 400억 달러(약 48조원)에 그쳤다. 물론 지난 10년간 정부와 민간의 기후 투자금액은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2050년까지 전 세계의 온도 상승을 2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파리 협정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년 지금보다 최소 6배 이상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기후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 분야는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저장, 탄소포집 및 저장, 지속가능한 운송 등 다양하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전통적인 화석 연료와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기술은 물론이고 ESS 영역에서는 기존 배터리 성능을 향상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에 상당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탄소포집 및 저장 역시 기후 투자의 또 다른 영역이다. 이 기술은 산업 공정이나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착해 지하에 저장하거나 다른 공정에서 활용하는 등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에 있지만 기후 위기 해소의 중요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후 적응 영역에서도 기상 예측-예보 기술이나 새로운 종자 개발, 미생물 비료, 스마트팜 기술 등 농업 부문에서의 적응력을 높이려는 접근들 역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기후테크 투자는 기후 위기를 해소하고 또 적응하기 위한 인류의 싸움에서 점점 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이미 정부, 기업, 투자자들은 혁신적인 기후테크에 투자하고 있다. 그 규모가 불충분하거나 너무 느린 것이 문제다. 지난해 한국의 벤처투자 금액은 2021년 대비 약 12% 감소한 6조7640억원이라고 한다. 예상보다 감소폭이 적었다고 하지만 이제 전체 투자금액에서 기후테크에 얼마나 많은 금액이 투자됐는지를 중요하게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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