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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AI 도입은 이제 단순한 업무 보조나 반복 업무 자동화 수준을 넘어섰다. 과거 기업들이 AI를 고객 응대 효율을 높이고 일부 프로세스 개선에 활용했다면, 이제는 채용, 법률 판단, 물류 운영, 건축 설계, 이커머스 수익 관리 등 산업 전반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편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산업별 가치사슬 전반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설계하며, 기업 운영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술보증기금 '기보벤처캠프 18기' 선정 기업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자블리는 글로벌 인재 채용과 비자 행정 △마크웍스는 지식재산(IP) 법률 프로세스 △타이어케어컴퍼니는 차량 방문정비 물류 운영 △몰더코리아는 건축·인테리어 설계 △뭉클랩은 이커머스 셀러 수익 관리 구조를 각각 AI 기반으로 재설계하며 산업별 의사결정 자동화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의 주요 면면을 살펴봤다.
사진=자블리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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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용의 복잡한 행정, AI로 푼다…자블리의 HR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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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외국인 유학생과 해외 인력의 채용부터 비자 발급, 체류 관리, 국내 정착 지원까지 전 과정이 대학과 기업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비자 유형, 잦은 법령 개정, 서류 검증 문제, 불법체류 위험 등은 여전히 높은 행정 비용과 운영 비효율을 초래하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2023년 설립된 AI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자블리는 이 문제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자블리의 핵심 서비스인 '클라우드 케이-테그(Cloud K-TAG)'는 일자리 추천, 비자 적격성 자동 판정, 체류 자격 진단, 행정 자동화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했다.
기존 시스템과의 차별점은 비자 적격성을 판정하는 핵심 알고리즘에 있다. 일반적인 머신러닝 모델은 과거 데이터에서 '상관관계'를 학습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숨어 있는 교란변수를 구분하지 못해 오판이 발생한다. 자블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o-Calculus 이론'에 기반한 인과추론 모델을 비자 적격성 판정에 적용했고, 이를 통해 법령 해석, 비자 적격성 판정, 서류 검증, 체류 자격 진단, 알림 생성까지 자동화함으로써 이러한 병목을 구조적으로 해결했다.
시장성도 크다. 자블리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250만명, 외국인 취업자 92만명, 유학생 22만명 이상 규모의 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유학생 수만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주 자블리 대표는 "올해는 일본·대만, 내년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 전략도 구체화할 것"이라며 "한국형 유학생·외국인 채용 문제 해결을 넘어, 글로벌 인재 이동 전체를 관리하는 글로벌 HR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료=마크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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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업 1시간 걸리던 상표 조사, 90초로 단축…'AI 변리사'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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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IP) 산업은 방대한 데이터와 고도의 법률 판단이 결합된 대표적 전문 서비스 분야다. 특히, 상표 출원 과정은 수백만 건의 선행 상표 조사, 유사도 분석, 지정상품 설계 등 복합적 판단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업무로, 변리사의 경험과 수작업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기존 상표검색시스템은 여전히 키워드 기반 구조에 머물러 있어 시간 소모가 크고, 복합적 유사성을 충분히 탐지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녀왔다.
이러한 구조적 비효율 속에서 마크웍스는 AI 기술을 통해 법률 산업의 생산성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차세대 리걸테크 스타트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마크웍스의 핵심서비스는 AI 기반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활용한 상표 출원 지원 플랫폼이다. 상표 검색, 유사도 분석, 이미지 기반 검색, 최적 지정상품 추천 등 변리사의 핵심 업무를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 1시간 이상 소요되던 상표 조사 업무를 평균 1분 30초 이내로 단축시키며, 시간과 비용, 리스크를 동시에 절감할 수 있다.
마크웍스의 차별성은 단순한 검색 속도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특허청 데이터베이스(DB) 522만 건 이상, 총 1억7000만 건 규모의 방대한 상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음·형태·의미·번역·어원까지 종합 분석하는 '능동형 검색' 구조를 구축했다. 기존 키워드 중심 검색 시스템이 놓치기 쉬웠던 복합적 상표 충돌 가능성을 AI가 다층적으로 분석해 상표 등록 거절 가능성을 사전에 정밀 진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크웍스는 약 35만개의 지정 상품 후보군 중 최적 권리 범위를 자동 추천하는 기능까지 제공해 단순 조사 업무뿐 아니라 변리사의 핵심 가치인 권리 설계 영역까지 지원한다. 상표 출원 전 과정에서 변리사의 생산성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셈이다.
마크웍스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멕시코 등 5개국 상표 원본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했으며, 다국어 발음 매핑, 번역 추론, 이미지 상표 검색, 요부 분석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여기에 특허 출원 3건을 통해 기술 방어선까지 구축했다.
김규민 마크웍스 대표는 "글로벌 리걸테크 시장은 약 50조 원, 글로벌 IP 리걸테크 시장은 약 21조 원 규모로 성장 중이며, 국내 상표 변리 시장만 약 2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며 "국내 특허사무소 시장을 시작으로 미국 로펌, 이후 전 세계 주요 상표심사 선진 5개국(한국, 일본, 중국, 미국, 유럽연합)로 확장하는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타이어케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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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동적 배차로 방문 정비 혁신…타이어케어컴퍼니, 차량 유지관리 시장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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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후서비스 시장은 오랫동안 숙련 기사 개인의 경험에 의존해 운영되어 왔으며, 배차와 현장작업 관리 역시 수작업 방식의 시스템에 의존해 운영됐다. 특히 타이어 교체, 엔진오일 교환 같은 방문 정비 분야는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인 배차 구조와 경로 최적화 한계, 작업 지연 등 구조적 문제를 반복해왔다.
2024년 설립된 타이어케어컴퍼니는 이러한 전통적 차량 유지관리 산업의 비효율을 AI 기반 운영기술로 재설계하며, 방문 정비 시장의 AX를 이끌고 있다. 정성운 대표는 물류 운영과 전략기획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축적했다. 이 같은 대형 물류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단위 방문 정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회사는 타이어 방문교체서비스를 시작으로 전국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으며, 주요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며 초기 시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타이어케어컴퍼니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 방문 교체 서비스가 아니라, 자체 개발한 AI 기반 동적 배차·경로 최적화 엔진 '플로우픽스(Flowfix)'에 있다. 이는 주문 정보, 기사 위치, 작업 난도, 지역 특성, 실시간 변수 등을 종합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작업 경로와 배차를 자동으로 설계한다. 기존 정적 배차 방식이 현장 변수 대응에 한계를 보였다면, 타이어케어컴퍼니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 효율을 구조적으로 개선했다.
이 시스템은 타이어 설치 물류에 특화된 데이터 구조와 AI 알고리즘, 통합 관제 기능을 결합한 엔드-투-엔드(End-to-End) 스마트 물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업 시간 단축, 이동 동선 최소화, 재방문율 감소, 기사 운영 효율 향상 등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며 방문 정비 산업을 단순 서비스업에서 운영기술 기반 플랫폼 산업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타이어케어컴퍼니 측은 "전국 단위 현장 운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며 독점적 데이터 자산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단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실제 정비 현장 운영 경험, 대규모 물류 데이터, 차량 관리 특화 로직이 결합된 구조이기 때문에 경쟁사가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경쟁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시장성 역시 크다. 국내 타이어 교체 시장은 연간 약 2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비대면·편의성 수요 확대에 따라 방문 장착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렌터카, 물류 차량, 택시 등 기업·기관이 운영하는 다수 차량의 관제, 유지보수, 물류, 보험, 데이터 서비스를 포괄하는 플릿(Fleet)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경우 더욱 높은 성장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타이어케어컴퍼니는 개인 고객 중심 서비스에서 시작해 기업 고객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AI·빅데이터·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을 융합한 '토탈카케어(Total Car Care)'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몰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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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업 설계 수일 걸리던 시대 끝…AI로 2D 도면 3D 설계로 자동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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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인테리어 산업은 여전히 수작업 중심의 비효율이 깊게 남아 있는 대표적 전통 산업이다. 평면도(2D)를 기반으로 3D 모델링과 고품질 렌더링 이미지를 제작하는 과정에는 수 시간에서 수 일이 소요되며, 이는 설계·시공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제한하는 핵심 병목으로 작용해왔다.
몰더코리아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며, 건축 설계 프로세스 전반을 재정의하는 프롭테크 사스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몰더코리아의 핵심 서비스인 '몰더(Moulder)'는 오토캐드(AutoCAD) 평면도를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자동 분석해 수초 내 3D 모델을 생성하고, 5분 이내 고품질 컴퓨터그래픽(CG) 이미지까지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스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기존 10시간 이상 소요되던 3D 모델링 작업을 10초 수준으로 단축하며, 렌더링까지 포함한 전체 설계 과정을 수일에서 수분 단위로 전환했다.
관계자는 "벡터(Vector) 기반 데이터 분석 구조를 통해 도면의 좌표와 수치를 정밀하게 해석함으로써 기존 이미지 인식 방식보다 높은 정확도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는 실제 설계 실무에서 요구되는 정밀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핵심 요소다.
몰더코리아는 주거·상업·공공 분야 도면 1만5000장 이상과 이미지 6만7000장 이상을 학습 데이터로 확보했으며, 향후 10만 장 이상 데이터셋 구축을 목표로 범용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인테리어 시장을 넘어 건설사, 건축사무소, 프랜차이즈 설계 자동화 시장까지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모델을 통해 대형 건설사와의 PoC(기술검증), 건축 정보 모델링(BIM)과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연동해 기업 고객들이 설계, 자재 관리,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B2B 시장 공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몰더코리아에 따르면 올 초 기준 누적 가입 고객사 2000곳을 확보했다.
최효린 몰더코리아 대표는 "미국 텍사스를 초기 해외 거점으로 설정하고, 중소형 건축·인테리어 업체 대상 SMS 사스 모델과 대형 고객 대상 엔터프라이즈 모델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설계 산업에서도 AI 기반 프로세스 혁신 수요가 높다는 점을 겨냥한 전략적 확장"이라고 말했다.
사진=뭉클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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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넘어 가격·광고·수익 전략까지…뭉클랩, 셀러 운영 AI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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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e)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셀러들의 경쟁은 단순 매출 확대를 넘어 실제 수익성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 판매 규모가 커질수록 수수료, 광고비, 물류비, 반품비 등 다양한 비용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얼마를 팔았는가'보다 '실제로 얼마를 남겼는가'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뭉클랩은 이러한 셀러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2023년 설립된 뭉클랩의 핵심 서비스 '장사왕'은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다양한 판매 채널 데이터를 연동해 판매 수수료, 광고비, 배송비, 반품비 등을 종합 반영한 실질 순이익을 자동 계산한다. 이를 통해 셀러들은 기존 하루 수시간 이상 소요되던 정산 업무를 대폭 줄이고, 보다 정교한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됐다.
뭉클랩의 차별성은 단순한 정산 자동화에 머무르지 않는다. 장사왕은 순이익 대시보드, AI 판매가 최적화, 광고 효율 분석, 원가 상승 리스크 알림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셀러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를 지원하는 'AI 운영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 가격 데이터와 자사 마진 구조를 결합한 가격 예측 시스템은 매출 중심이 아닌 순이익 중심 경영으로 셀러 운영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핵심 경쟁력이다.
즉, 뭉클랩은 단순 정산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격 전략, 광고 운영, 수익 관리, 사업 전략 수립까지 포괄하는 통합형 커머스 운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윤도선 뭉클랩 대표는 "현재 국내 온라인 셀러 약 70만 명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으며, 미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 가능성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