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공장' 베이조스의 63조원짜리 꿈, 프로메테우스[월드콘]

김종훈 기자 기사 입력 2026.07.04 16:19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베이조스 "모두가 꿈꿨던 만능 인공 엔지니어…아직 자세히 설명하기 이르다" 베일에 싸인 스타트업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행사장에서 발언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행사장에서 발언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어디에서 뭘 하는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기업가치 410억달러(63조원)를 달성한 스타트업이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다. 프로메테우스에 대해 확실히 알려진 것은 공학과 발명을 위한 피지컬 AI(인공지능) 스타트업이라는 점 말고는 거의 없다.

프로메테우스는 지난해 11월 초기 자금 62억달러(9조원)를 들고 출발했다. 설립 시기는 지난해 말로 알려졌으나 정확하지는 않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JP모건체이스, 블랙록 등으로부터 120억달러(18조원)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일반 AI 스타트업과 달리 프로메테우스 투자에 빅테크나 기술 전문 벤처캐피털이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기업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투자로 유명한 벤처사 DST글로벌과 미국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벤처사로 알려진 아크벤처캐피털 두 곳뿐이다.

프로메테우스의 주요 투자 섭외 대상은 제조업 같은 실물 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모펀드, 국부펀드로 알려졌다. AI의 영향력을 컴퓨터 밖으로 확장해 현실 산업을 뒤바꾸겠다는 베이조스의 야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베이조스는 지난달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현재 제트 엔진 제조업체에 가서 똑같은 엔진을 만들되 추력을 10% 더 높여달라고 요청하면 개발에 10년이 걸릴 것"이라며 "엔지니어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엔진 설계·제작이)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엔지니어들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원하는 엔진을 10배 이상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조스는 CNBC 인터뷰에서도 건물, 자동차 등 설계에 쓰이는 캐드(CAD·컴퓨터 보조 설계)의 '미래 버전'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조스는 "캐드는 지나치게 단순화한 비유"라며 "자세히 설명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베이조스는 "엔지니어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만능 인공 엔지니어를 만드는 것은 (공학계의) 오랜 꿈이었다"라며 "수십년 동안 여러 사람이 꿈꿔왔지만 실현 가능했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가능하다. 우리는 2024년 말부터 연구해왔다"며 "힘든 일이긴 하지만 매우 흥미롭기도 하다"고 했다. 120억달러라는 거액 투자를 유치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일은 매우 많은 연산능력을 요구한다. 우리가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생성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로봇 개발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베이조스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여러 추측이 있더라. 비밀로 하려던 건 아니다. 그저 묵묵히 일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개발 중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CNBC를 비롯한 언론들은 산업용 로봇이나 공장 자동화 같은, 이미 어느 정도 구현된 기술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개발 중인 듯하다고 추측한다. 일각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AI 학습을 위한 '월드 모델'을 구축 중일 것이라고 내다본다. 월드 모델은 현실 세계와 똑같은 물리법칙이 지배하는 가상 세계를 가리킨다. 이 세계에서 AI에게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을 학습시킨다면 AI가 인간처럼 사고하는 것을 넘어 현실세계에서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AI의 행동을 발전시키는 것은 사고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과 전혀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AI가 인간 물리학자와 중력과 마찰력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고 해도 고꾸라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는 따로 가르쳐야 한다. 중력과 관련된 물리학 자료는 넘쳐나고 AI에게 학습시키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몸이 없는 AI에게 넘어지지 않는 자세를 가르치는 것은 시작점조차 명확하지 않다. "우리가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생성해야 한다"는 베이조스 발언은 AI에게 가르칠 데이터를 밑바닥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볼수 있다.

지난해 11월 와이어드는 프로메테우스가 VLA 기술 스타트업 제너럴 에이전트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VLA는 인간처럼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행동을 결정하고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종합하면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처럼 행동할 수 있는 AI를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우주항공 기술과 각종 제조업, 의약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 개발, 제조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AI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프로메테우스 공동 창업자 비크람 바자즈는 구글 기술 연구소 구글 엑스에서 차량 자율주행, 드론 배송, 생명과학 분야 연구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그의 차량 자율주행 기술 연구는 웨이모의 토대가 됐다. 프로메테우스는 메타, 오픈AI, 앤트로픽, xAI, 엔비디아, 구글 딥마인드 등 세계 최고의 AI 연구소에서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했으며, 현재 15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으며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기사

  • 기자 사진 김종훈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