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한국이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이제 유명 관광 지만 찾지 않는다. 동네 골목과 맛집, 피부과와 공연장까지 자유롭게 누비며 여행한다. 그 여정의 길목마다 관광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예약과 이동, 결제, 체험을 연결하며 K-관광의 새로운 생태계 를 만들고 있는 관광테크 스타트업들의 혁신과 성장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변하고 있다. 지난해 1894만명이 한국에 들어오며 코로나19 이전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1750만명)을 넘어섰다. 늘어난 숫자보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의 여행 방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가이드의 깃발을 따라 우르르 버스에서 내리는 단체관광객은 열명 중 한명(11.7%)에 불과하다.
개별 관광객들은 유명 관광지 대신 전국 곳곳, 시내 구석구석의 골목을 찾아 간다. 가이드 없이 혼자 앱을 내려받아 모든 서비스를 이용한다. 크리에이트립으로 한복 대여를 예약하고 케이라이드로 택시기사를 부른다. 와우패스 선불카드로 결제하고 강남언니 앱으로 피부과를 방문한다. 이들의 여행 순간순간마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에게 더 알려진 K스타트업 서비스들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에 항공사와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면세점에만 열리던 지갑이 골목상권까지 골고루 뿌려지고 있다. 외국인 1인당 여행 지출은 2018년 약 151만원에서 2024년 약 269만원으로 78.6% 늘었다. 2014년 11월 이후 끝없이 기록되던 관광수지 적자는 올해 3월 11년4개월만에 2억6000만달러(약 4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소비 방식도 변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K콘텐츠를 접한 이들이 K팝 공연장, K드라마 속 동네, K뷰티 시술까지 찾아 간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활동으로 전통문화 체험, 식도락, 뷰티·의료관광이 급부상했다. 다변화한 관광객의 취향은 스타트업에게 기회로 다가온다. 큐레이션, 이동, 체험, 결제, 환급 등 여정의 많은 영역에 한국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꽂아 넣었다.
다만 아직 손이 닿지 않는 곳도 존재한다. 가장 큰 공백은 여행을 결심하는 순간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이 여행 전 이용하는 글로벌 앱 비중은 99.8%다. 여전히 부킹닷컴과 아고다가 숙박 수수료를 가져가고 구글과 인스타, 유튜브가 정보 탐색을 장악하고 있다. K스타트업의 서비스는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쓰이는 셈이다.
관광업 특성에 따른 스타트업의 성장 한계도 명확하다. 여행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찾는 행위'다. 동네 맛집이나 쇼핑몰과 달리 단골을 확보해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쓰게 하고 지속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데 제동이 걸린다. 예비관광벤처기업을 육성하는 탭엔젤파트너스 관계자는 "일반적인 스타트업이라면 스케일업을 할 때 충성고객들이 재방문을 꾸준히 하는 전략이 가능하지만 해외여행은 이러한 리텐션(Retention) 비율이 떨어져서 관광벤처의 스케일업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여러 스타트업의 주도 아래 K관광의 판이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야놀자리서치는 올해 2036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지갑을 열게 하고 11년만의 관광수지 흑자를 고착화시킬 K스타트업의 약진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배상민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 회장은 "관광을 행사나 축제 중심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산업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정책과 기업,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관광객 증가와 이에 기반한 관광 스타트업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니콘팩토리 '미래산업리포트' 제18호는 달라진 인바운드 여행 모습과 이를 뒷받침하는 K관광 스타트업을 조명했다. 국내를 찾은 외국인의 곁에서 어떤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서비스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 여행 양식의 변화를 분석했다. 보다 많은 관광 스타트업의 탄생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시도,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도 찾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