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수현 베어러블 대표 /사진=베어러블 제공한국의 교육 시장에서 '입시 컨설팅'은 부유층의 전유물이란 지적을 받는다. 1시간에 60만원을 호가하는 고액 컨설팅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입시 정보가 부족한 학생들 입장에선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고가의 컨설팅을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불합리한 교육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년차 입시 전문가가 기술의 힘을 빌려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AI(인공지능) 기반 진로탐구·생활기록부(생기부) 관리 플랫폼 '마이폴리오'를 운영하는 베어러블의 정수현 대표다.
정수현 대표는 지난 10년간 사교육 업계에서 수천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상담해 온 '현장 전문가'다. 그는 "영어 선생님으로 시작해 아이들이 좋아서 재능 기부처럼 도와주던 진로 상담이 지금의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베어러블이라는 사명에는 '교육의 무거운 짐을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게(Bearable) 돕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는 "교육의 본질적 목표인 학습자의 성장을 위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삶의 포트폴리오를 디자인하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
입시 컨설팅의 '벽' 허문 AI 입시 설계 플랫폼
━
/그래픽=김현정베어러블의 핵심 서비스는 중·고등학생의 진로 설계와 생기부 관리를 돕는 마이폴리오다. 학생이 희망하는 전공이나 관심 분야를 입력하면 AI가 그에 최적화된 활동을 추천하고, 해당 활동을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준다.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 준비에 필수적인 △독서 탐구 △과목별 심화 탐구(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심화 탐구) △자율 탐구 등 세 가지 영역에 대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한다.
정 대표는 "학생들 대부분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지만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산발적인 탐색 과정을 한 곳에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설계를 돕는 것이 마이폴리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마이폴리오의 가장 큰 자산은 10만건 이상의 입시 특화 데이터다. 실제 대학 합격 결과로 검증된 양질의 생기부 데이터를 수집해 알고리즘에 적용했고, 입시 도메인에 특화된 온톨로지 기술을 통해 학생의 활동과 교과 연계성을 정교하게 분석한다.
정 대표는 "단순히 대학에 붙었느냐 아니냐를 넘어 '대학이 어떤 데이터를 보고 합격시켰는가'를 분석하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라며 "정교한 데이터를 통해 입시라는 높은 벽이 더는 학생들의 가능성을 가로막지 않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마이폴리오는 시간당 수십만원에 달하는 고액 컨설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그는 "월평균 35만원 선인 오프라인 시장의 비용을 월 2만5000원 수준의 구독 서비스로 전환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마이폴리오의 누적 이용 학생은 1만5000명을 넘었으며, 50개 이상의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이용자의 67%가 비수도권 지역 학생들로 구성돼 지역 간 교육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교사 업무부담 줄이고, 학생 성장기회 늘렸다
━
교사용 업무 지원 툴인 '스쿨폴리오'는 교사가 학생들의 생기부를 작성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인 세특과 자율활동 기재 관련 업무를 AI로 간편화한다. 학생들이 마이폴리오를 통해 제출한 활동을 자동 정리·평가한 뒤 정성적 기준에 맞는 생기부용 코멘트 초안을 제시한다.
정 대표는 "선생님들이 수기로 채점하고 기록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기술을 활용해 행정 업무를 줄여야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다"며 "스쿨폴리오는 교사들 사이에서 '이제야 생긴 진짜 에듀테크 도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쿨폴리오는 일방적으로 학습 자료를 전달하는 형태의 기존 학습관리시스템(LMS)이 아닌 양방향 소통이 이뤄지는 '성과관리시스템'(AMS)을 지향한다.
정 대표는 "단발성 과제 제출에 그치지 않고 학생 개개인의 진로 설계와 활동 기록이 데이터로 축적되도록 설계됐다"며 "한국 특유의 정교한 데이터가 세계적인 교육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생기부에는 학생이 어떤 공부를 했고 태도가 어떠했는지, 심지어 동아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며 "이것은 사실상 학생의 성장 과정을 증명하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고농도 데이터"라고 부연했다.
━
전세계 청년들의 '성장 엔진' 꿈꾼다
━
베어러블 팀 단체사진베어러블은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교육청과 협력해 스쿨폴리오를 '공공형 진로 플랫폼'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교육청이 수백억 예산을 들여 플랫폼을 개발하기보다 스쿨폴리오처럼 현장에서 검증된 에듀테크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선 영국과 일본을 타겟 국가로 정했다. 그는 "영국은 사립학교 베이스가 강하고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학생의 활동 이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스쿨폴리오의 AMS 모델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역시 내수 시장이 탄탄하고 기획력 있는 한국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다. 현지 네트워크를 이미 확보해 둔 상태"라며 "교육의 '공정한 기회'를 위해 스쿨폴리오를 전세계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의 목표는 베어러블을 에듀테크를 넘어 모든 청년이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돕는 '커리어테크'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전세계 학생들의 성장 기록이 단발성이 아닌, 축적된 데이터 구조로 관리되는 글로벌 교육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쿨폴리오가 글로벌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 학생들은 자신이 어느 나라에 있든 자신의 역량을 데이터로 증명받고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는 '성장의 엔진'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