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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윤 리소리우스 대표이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신과도 감기처럼 아프면 바로 가서 진료를 받고 치료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소리우스는 빠르고 저렴하면서도 치료 결과가 좋은 정신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의료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리소리우스의 배상윤 대표가 그리고 있는 병원의 모습이다. 리소리우스는 뇌파(EEG) 데이터를 분석해 뇌전증과 수면장애 등 정신·신경질환을 진단하고, 환자마다 다른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보다 싸고 빠르면서도 치료 결과가 좋은 정신·신경과 진료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현재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배 대표가 창업에 나서며 여러 의료 분야 중 정신과를 선택한 배경에는 AI가 결합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배 대표는 "암 수술에는 숙련도가 높은 외과의사가 필수적이다. 인간의 민첩성과 숙련도를 구현한 자율 로봇 수술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AI가 도입되더라도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반면 정신과는 다르다. 상담과 약 처방, 이 두가지가 핵심인 만큼 AI 기반의 정확한 판단이 더해졌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신건강 진료는 환자의 주관적 진술과 소통 능력에 따라 진단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반면 뇌파 데이터는 환자 상태를 보여주는 객관적 단서다. 예컨대 환자가 억지웃음을 지으며 우울감을 감추려 해도 뇌파는 이를 숨기기 어렵다. 이 같은 관점은 회사명인 리소리우스에도 담겨 있다. 미소 근육으로 불리는 '리소리우스'는 사람들이 억지웃음을 지을 때 관여하는 근육이다. 인간은 속여도 데이터는 속이기 어렵다는 뜻을 담은 것.
회사는 뇌파 데이터를 활용해 진료 정확도를 올리는데 멈추지 않는다. 배 대표는 "진단은 결국 정확한 치료를 위한 것"이라며 "회사가 더 집중하는 영역은 약물 반응을 예측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신질환 약물을 처방할 때는 여러 비효율이 존재해왔다. 예를 들어 A약을 처방했다가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B약으로 바꾸는 식이다.
배 대표는 "리소리우스는 AI를 활용해 이러한 시행착오를 처음부터 줄이고, 환자에게 가장 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은 적은 약물을 처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리소리우스의 중장기 비전은 AI 인프라가 도입된 정신과 설립이다. 환자가 진료를 위해 병원에 들어오면 AI가 문진을 진행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된 뇌파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AI가 보고서를 작성하면 최종적으로 의사가 이를 참고해 약 처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AI 분석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뇌파 데이터와 의사의 판단을 결합한 진료·치료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회사는 국내 병원 및 베트남 병원과 PoC(실증)를 통해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며 약물 반응 예측 AI 솔루션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또 뇌파 수집을 위해 개발한 자체 웨어러블 디바이스 고도화를 위해 현재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협업 가능성도 논의 중이다.
리소리우스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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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소득층 진료는 의사들이 외면한 시장…AI 활용하면 수익성 노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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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윤 리소리우스 대표이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리소리우스가 우선 겨냥하는 시장은 미국의 의료 취약계층이다.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약물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이와 함께 여러 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 정신건강 치료는 주로 고소득층 환자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상담에는 통상 1시간 안팎이 소요되고 진료비도 비싸 저소득층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여기에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메디케이드 같은 공보험은 병원에 지급되는 수가가 낮아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도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쉽지 않다.
배 대표는 이를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버려진 시장"이라고 표현했다. 리소리우스는 경쟁사와 달리 바로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AI와 검사 기반 시스템으로 의사 의존도를 낮추고 병원 운영비를 줄이면 낮은 수가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미국을 집중적으로 타깃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의료 AI 시장의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접근성도 높다는 점을 들었다. 국내에서는 여러 제약으로 AI 기반 병원 운영이 쉽지 않다. 반면 미국에서는 마요클리닉, 클리블랜드클리닉, 마운트시나이, 카이저퍼머넌트 등 대형 병원들이 이미 AI를 진료 보조, 문서화, 영상 판독, 임상시험 매칭 등에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배 대표는 리소리우스가 그리는 최종 비전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연내 미국 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 대표는 "결국 개별 의료진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해 저소득층도 정신건강 치료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싶다"며 "정신건강도 이제는 감기처럼 '딸깍' 치료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