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중퇴하고 고급 아파트로..."월세·생활비 다 줄게" AI 인재 쟁탈전

송지유 기자 기사 입력 2026.04.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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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트업씬] 4월 2주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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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VC 업계에서 유망 창업자를 확보하기 위해 명문대 중퇴생들에게 이른바 '인재 패키지'를 제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초기 투자금은 물론 생계와 관련된 모든 자금을 지원해 창업자가 개발과 사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사진=제미나이 생성형 이미지
최근 미국 VC 업계에서 유망 창업자를 확보하기 위해 명문대 중퇴생들에게 이른바 '인재 패키지'를 제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초기 투자금은 물론 생계와 관련된 모든 자금을 지원해 창업자가 개발과 사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사진=제미나이 생성형 이미지
미국 하버드대 3학년 앤드류 카스텔라노와 네비유 데미는 최근 학업을 중단하고 창업을 선택했다. 이들이 캠퍼스 기숙사를 떠나 이사한 곳은 보스턴 시내의 한 고급 아파트. 벤처캐피탈(VC) 링크벤처스가 이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초기 투자금은 물론 주택 월세와 생활비까지 지원하고 나섰다. 이들은 침대부터 식기까지 완벽하게 꾸며진 이 아파트에서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카스텔라노는 "하버드를 중퇴한다는 소식에 어머니가 매우 슬퍼했다"며 "하지만 급변하는 AI(인공지능) 시대에 1년은 너무나 긴 시간이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자금이 부담됐는데 좋은 투자조건을 제안 받아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일대에서 명문대 중퇴 후 창업에 나서는 학생들의 사례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AI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최근 나타나는 변화는 그 결이 다르다. 과거엔 학업을 접고 창업을 선택한 학생들이 투자자를 찾아 헤맸다면, 이젠 투자자들이 잠재력 있는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단순 초기 투자를 넘어 창업자의 주거비와 생활비까지 책임지는 생활 밀착형 지원 사례가 증가하는 배경이다.



'될성부른 떡잎' 선점 경쟁 치열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VC 업계에서 유망 창업자를 확보하기 위해 명문대 중퇴생들에게 이른바 '인재 패키지'를 제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초기 투자금은 물론 생계와 관련된 모든 자금을 지원해 창업자가 개발과 사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투자자가 기업을 선택했다면, 이젠 창업자를 선택해 선점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술격차가 빠르게 벌어지는 AI 산업의 특수성과 맞물려 있다. 아이디어의 참신함보다 구현 속도와 실행력이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투자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된 것이다. 유망 창업자가 시장에 나오기 전에 먼저 붙잡는 것이 VC의 경쟁력이 됐다.

하버드·MIT·스탠퍼드 등 최상위권 대학에 재학 중인 AI 인재들이 주요 타깃으로, 이들은 이미 빅테크 기업과 대형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다. 투자사들이 이들을 창업으로 유도하려면 '생활보장'이라는 당근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형 VC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중소형 VC들이 차별화된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인재 확보가 어려운 것도 한 요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캠퍼스 전경/AFPBBNews=뉴스1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캠퍼스 전경/AFPBBNews=뉴스1
투자의 대상이 '기업'에서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VC는 사업 아이디어나 개발 모델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창업자 개인의 역량만 보고 선제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투자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다.

한 글로벌 VC 관계자는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보다 좋은 사람이 더 희소하다"며 "유명한 AI 인재라면 회사가 없어도 먼저 투자하고 그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과도한 인재 쟁탈전이 시장의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창업자의 실제 역량이나 사업 지속 가능성보다 선점 경쟁이 앞서면서 비효율적인 자금 배분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거비까지 책임지는 투자 방식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며 AI 산업을 둘러싼 인재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단면이라고 WSJ는 짚었다. 또 AI 시대의 VC는 더 이상 단순한 자금 공급자가 아니라 인재를 발굴해 키워내는 플레이어로 진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생성형 넘어 인프라로'…AI 투자 영역 확장


AI 보안 기업 '텐엑스.AI'(Tenex.AI)가 최근 2억5000만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 사진은 텐엑스AI 웹페이지.
AI 보안 기업 '텐엑스.AI'(Tenex.AI)가 최근 2억5000만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 사진은 텐엑스AI 웹페이지.
챗봇·이미지생성 등 '보여주는 AI'에 집중됐던 글로벌 자금이 보안·클라우드·에너지 등 AI 인프라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AI 산업이 단순 기술 시연을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반 기술로 확장하고 있다는 풀이다.

글로벌 투자분석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4월 첫째주 글로벌 벤처 투자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자금 유입이다. 대표적인 AI 보안 기업 '텐엑스.AI'(Tenex.AI)가 2억5000만달러, 클라우드 운영 최적화 기업 '스케일옵스'(SclaeOps)가 1억3000만달러, AI 디자인 플랫폼 '눈'(Noon)이 4400만달러 등 투자금을 각각 유치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단순히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아니라 데이터 보안, 클라우드 효율화, 모델 운영 등 AI 시스템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기술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는 단계를 넘어 AI를 실제 산업에 적용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는 기반 기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 업계에선 AI 산업의 무게 중심이 프론트엔드(사용자가 직접 보고 사용하는 영역)에서 백엔드(화면 뒤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서비스를 작동시키는 영역)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글로벌 VC 관계자는 "장기간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잇는 인프라 기업에 베팅하는 방향으로 투자전략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경쟁이 심화할수록 누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가 승부수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초음속 비행기 스타트업 '허미어스' 유니콘 합류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 스타트업인 허미어스(Hermeus Corp.)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대열에 합류했다. /사진=허미어스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 스타트업인 허미어스(Hermeus Corp.)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대열에 합류했다. /사진=허미어스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 스타트업인 허미어스(Hermeus Corp.)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대열에 합류했다. 방산·항공 분야에서 차세대 속도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간 스타트업이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허미어스는 최근 시리즈 C 라운드에서 3억5000만달러 규모 신규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허미어스의 기업가치는 10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코슬라벤처스가 주도했으며 카난파트너스, 파운더스펀드, RTX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콕스엔터프라이즈와 조지아테크재단, 소시엄벤처스, 데스티니테크100 등도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허미어스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초음속 항공기 개발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시험용 항공기 생산을 확대하고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한다.

2018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쿼터호스로 불리는 시험 항공기를 개발해 비행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향후 마하3(음속의 3배 속도)에 달하는 무인 항공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잭 쇼어 허미어스 사장은 "전투기급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무인화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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