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G도 통역이 되나요"…170조 공공시장과 스타트업 잇는 이곳

송지유 기자 기사 입력 2026.03.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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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권우실 스타트폴리오 대표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권우실 스타트폴리오 대표/사진=스타트폴리오
권우실 스타트폴리오 대표/사진=스타트폴리오
"스타트업은 공공기관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몰라 막막해 하고, 공공기관은 말 통하는 스타트업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합니다. 매년 다수의 기관들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힘을 쏟지만 결실이 없는 이유죠. 의미 없이 술술 새는 공공자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바로 잡고 싶었어요."

20년 이상 국민연금공단(NPS)에서 근무하다 스타트업을 창업한 권우실 스타트폴리오 대표의 명함엔 '공공혁신기획가'라는 문구가 박혀 있다. 정년이 보장된 국내 최대 공공기관을 등지고 나온 배경에도 매년 반복되는 공공시장(B2G)의 수요·공급 미스매치(부조화)가 있다.

권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공공기관과 스타트업은 사용하는 용어를 비롯해 세계관 자체가 다르다"며 "양쪽의 언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협업할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사내벤처 1호'의 결단…새로운 시장 열었다


권 대표는 NPS에서 ESG·사회공헌·홍보 등 대외협력부터 연금·노후·계약 등 실무까지 두루 거친 공공 전문가다. 2017년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작가탄생 프로젝트'를 기획해 대통령 표창과 국민연금 최우수직원상을 받기도 했다.

잘 나가던 '연금맨'이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2021년 국민연금의 사내벤처 공고였다. '공공자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쓸 방법이 없을까'라는 머리 속 고민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권 대표는 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창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초기 창업기업의 성장을 돕는 창구가 되겠다는 전략을 앞세워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민연금 사내벤처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스타트폴리오 개요/그래픽=김다나
스타트폴리오 개요/그래픽=김다나
국민연금에서 스핀오프(분사)하기로 결정하기까지는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사내벤처에서 손발이 잘 맞았던 선배 1명(정태욱 COO(최고운영책임자))과 의기투합해 2023년 설립한 회사가 스타트폴리오다. 권 대표는 "사내벤처 시절 얼마나 많은 공공기관이 협업할 스타트업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지, 또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이 B2G 시장을 뚫지 못해 좌절하는지를 지켜봤다"며 "공공기관의 매커니즘을 가장 잘 아는 우리가 나서면 B2G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판단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스타트폴리오가 만든 새로운 시장의 가치를 알아보고 성장을 도운 기관도 나타났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스타트폴리오를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 지원 업체로 선정했다. 창업 이후 외부 투자를 유치하지 않고 회사를 운영하는 스타트폴리오에 든든한 지원군이 된 것이다.


"B2G 장벽 이렇게 넘어요" vs "협업할 스타트업 여기 있어요"


스타트폴리오 권우실 대표(오른쪽)와 정태욱 COO./사진=송지유 기자
스타트폴리오 권우실 대표(오른쪽)와 정태욱 COO./사진=송지유 기자
스타트폴리오의 핵심 서비스인 'GovFit'은 스타트업이 회사소개서나 IR 자료를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공공기관 적합도 리포트를 내놓는다. 단순 매칭에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 담당자가 바로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의 제안서 초안과 증빙서류까지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20년 이상 공공기관 실무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노하우와 AI 기술이 결합한 솔루션이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이 가진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공기관의 언어, 즉 국정과제나 경영평가 지표로 치환해 주는 것이 스타트폴리오만의 경쟁력"이라며 "국내 공공구매시장 규모가 연 170조원(2024년 기준)이고 이중 최소 8%는 창업 7년 이내 기업에서 구매해야 하는 기준이 있는 만큼 B2G는 스타트업이 반드시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상생과 혁신에 목마른 공공기관에 실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매칭하는 투트랙 서비스도 한다. 202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K-혁신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엔 NPS와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순천대학교 등 20여개 민관 기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에 발주를 하고 싶어도 적합한 기업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공공기관이 많다"며 "공공 경영평가와 직결된 혁신 전략 프로젝트 서비스를 하는데 기관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올 3월 현재 스타트폴리오의 고객사는 스타트업·공공기관 등 총 250여곳이다.

스타트폴리오는 올해 AI 최적화를 통해 플랫폼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다국어 서비스를 비롯해 글로벌 조달 프로세스를 통한 해외 공공기관 협력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권 대표는 "국내 공공기관 실증 데이터를 발판 삼아 한국 스타트업과 공공기관들의 해외 공공시장 진출을 돕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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