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진단 모형 및 구성 요소/사진=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주소와 과제를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시장 성장 잠재력은 높게 평가했지만, 인력 유출과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16일 시스템반도체, AI(인공지능) 등 10대 딥테크 분야의 현황을 분석한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번 리포트는 기업, 기술, 투자, 규제 등 6대 부문 17개 세부 요소를 통해 생태계 건전성을 진단했다.
대표적인 딥테크 분야인 빅데이터·AI는 음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5년 11월 기준 관련 스타트업은 2028개에 달하며, 시장 규모는 2027년 4조463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기술 경쟁력의 핵심 지표인 특허 경쟁력은 미국 대비 50~8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생태계 수준을 10점 만점에 5.0점으로 평가했으며, 3년 후에는 5.6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 확대 기대감과 달리 인력 유출 문제를 위험요소로 꼽았다.
이승윤 STEPI 부연구위원은 "파운데이션 모델 등장으로 개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주권 확보와 고급 전문 인력 양성 등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리벨리온(누적 투자 4000억원 이상), 퓨리오사에이아이(3978억원), 사피엔반도체(3008억원) 등 선도기업들이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수는 252개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의 생태계 수준을 현재 4.8점 수준으로 평가했으나 미래 전망은 5.8점으로 매겼다.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다만 AI 분야와 마찬가지로 인력 유출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시스템반도체는 시제품 실증 비용이 막대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며 "전략적 투자자의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생태계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AI 반도체 분야의 대규모 실증·사업화 등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기후테크로 불리는 친환경·에너지 분야는 534개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며 278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규제 장벽이 가장 높은 분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글로벌 100대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을 한국에 적용할 경우, 규제로 인해 사업이 불가능하거나 조건부로만 가능한 사례가 60건(60%)에 달했다.
이정우 연구위원은 "기술 실증을 위한 규제가 과다해 지체되고 있다"며 "글로벌 규제에 대응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공공기술 이전이나 사업화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기술·시장 변화를 따라가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딥테크는 일반 스타트업과 달리 긴 호흡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이번 리포트가 분야별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핀셋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나침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