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우렐리안(Aurelian)의 AI 전화대응 시스템을 적용한 미국 미시간주 칼라마주 카운티 911 센터/사진=아우렐리안 미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아우렐리안(Aurelian)은 원래 미용실 예약 자동화로 출발했다. 그러다 맥스 키넌 창업자는 미국의 119 격인 911센터가 수많은 전화신고를 응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걸 알게됐다.
키넌의 고객 미용실 중 한 곳이 어떤 불편사항을 신고하려 911에 '비응급' 전화를 걸었는데 무려 45분간 '대기' 끝에 전화연결이 끊어졌다. 키넌은 "미용실 사장이 그날 저녁 저에게 '맥스 나 좀 도와줘'라고 했다"고 기억했다. 알고보니 911센터는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아우렐리안은 911 콜센터의 비응급 전화대응을 돕는 AI 음성 비서 개발로 아예 사업방향을 돌리는 '피봇'을 결정했다. 이 선택이 적중했을까. 이 회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벤처캐피탈(VC) NEA가 주도한 1400만달러(약 194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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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대원, 이직률 높고 힘든 직업…AI 적용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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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안 AI 음성 에이전트는 소음 민원, 주차 위반, 지갑 도난 신고 등 비긴급 사안을 분류할 수 있다. 전화가 비상 상황이라고 인식하면 해당 전화를 즉시 사람 직원에게 연결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보를 수집해 보고서를 자동생성하거나 후속 조치를 위해 경찰서에 이를 알려준다.
비응급 상황은 경찰의 즉각 대응이나 현장출동 없이도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이런 것만 긴급사안과 잘 분류해도 911 업무에 도움이 된다. 아우렐리안 서비스는 지난해 5월 출시됐고 현재 미국 워싱턴주, 테네시주 등의 특정 카운티 등 12곳 이상의 911 신고 센터에 설치됐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911같은 비상 콜센터에 인력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많고, 초과근무도 적지않아서 이직률이 가장 높은 업종에 속하기 때문이다. 아우렐리안 외에도 하이퍼, 프리페어드 등은 응급 대응을 돕는 AI 음성 솔루션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아우렐리안은 자사가 실시간 통화 대응 면에서 앞선 기술이라고 차별화하고 있다.
투자를 결정한 NEA의 무스타파 니무치왈라 파트너는 아우렐리안에 대해 "기존의 일자리가 아니라 그동안 고용하고 싶어도 고용을 못하던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키넌은 "우리가 "911에 가장 집중하는 이유는 이 분야가 가장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응 요원들에게는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화장실에 갈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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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전력 찾아주는 '그리드' 스타트업, 테슬라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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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의 전력 수급상황을 지도로 보여주는 요타 웹사이트/사진=요타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중 하나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영국 국민건강보험공단(NHS) 등이 이용하는 AI 스타트업이 있다. 요타(Yottar)는 지역별 전기 그리드 용량을 파악, 고객사가 어디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지 알게한다. 요타는 최근 투자사 하치(Haatch)가 주도하고 케이프캐피탈, 여러 엔젤투자자들이 참여한 100만달러(14억원) 규모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기차와 각종 첨단산업 발전에 따라 글로벌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특히 막대한 전기를 먹는 AI데이터센터는 대도시 인근에 더 짓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요타는 전력망 용량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각 위치에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세한 지도를 만든다. 가정으로 말하면 아직 플러그 구멍이 비어있는 멀티탭을 찾아주는 격이다. 이를 위해 배전망에서 직접 많은 데이터를 수집한다.
테슬라는 요타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활용, 신규 슈퍼차저 설치 장소를 선정 하고 기존 슈퍼차저를 업그레이드한다. 영국 NHS는 요타를 통해 EV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병원과 진료소를 찾는다. 태양광 패널 및 배터리 설치를 계획하거나 새로운 방사선실을 설치할 위치를 결정할 때도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요타의 주무대는 영국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요타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피터 클러튼-브록은 "런던에서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 같은 시설의 용량이 거의 다 찼다"며 "전기화 슈퍼 사이클이 AI 데이터 센터 붐과 맞물리자 전력망 운영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분명히 글로벌 문제이고 국제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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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농사도 딥테크…메탄배출 줄이는 기후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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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티랩스해외 AI 스타트업들이 벼농사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양을 줄이려는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의 미티랩스는 논에서 방출되는 메탄의 양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 농부들에게 기후 친화적인 농법을 교육하고 있다.
미티는 최근 국제자연보호협회(NC) 등 글로벌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미 매체 테크크런치가 전했다. 미티는 AI 기반 모델을 활용, 인도에서 활동하는 단체 직원들을 돕는 식이다.
논에서 하는 쌀농사가 메탄을 대기중에 방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벼농사는 농사기간 대부분 논에 물이 고이게 된다. 이로 인해 토양에 산소가 없는 환경이 조성되면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의 성장이 촉진된다. 메탄은 강력한 온실가스다. 흔히 소의 소화과정에서 메탄이 생기고 이는 소의 트림과 방귀를 통해 배출되는 걸로 알려졌다. 사람이 벼농사를 통해서도 상당량의 메탄을 대기중에 배출하는 셈이다.
미티의 소프트웨어는 위성 이미지와 레이더 정보를 통해 벼농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신호를 분석한다. 이를 훈련된 AI 모델에 집어넣어 분석하면 어디서 메탄이 많이 생성되는지 파악, 기후친화적 농법을 적용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대표 사업지역은 인도다. 기업형 대규모 농가보다는 소규모·개인 농사가 많아 각 농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쉽지 않다. 그런 만큼 미티와 같은 솔루션이 더욱 필요하다. 메탄 감축 프로젝트는 탄소 배출권을 생성한다. 미티는 배출권 판매액의 일부를 얻고 나머지는 농부들과 지역 사회에 환원한다. 회사 측은 "일반적으로 농부들이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수익이 약 15%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 창립자인 하비에르 라구아르타는 "쌀의 90%는 아시아에서 재배되며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쌀 재배 지역은 소규모 농가 구조"라며 "자연보호협회와 협력을 통해 이러한 도구를 개발하고, 이 지역의 다른 여러 프로그램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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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넷플릭스, 제2 위고비…유럽의 새 유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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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스웨덴)=뉴스1) 박지혜 기자 =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스웨덴 칼 16세 구스타프 국왕으로부터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고 있다. 2024.12.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스톡홀름(스웨덴)=뉴스1) 박지혜 기자올해 7월까지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유니콘'에 오른 유럽 기업이 12개로 집계됐다. 영국이 4개로 가장 많고, 독일 3개, 스웨덴 2개로 뒤를 잇는다. 프랑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이 각각 1개씩이다.
AI 투자 열풍은 유럽도 예외가 아니어서 바이브 코딩 등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바이오 기술, 지정학적 변화에 영향을 받은 방위산업 등에 투자가 몰렸다. 같은 기간 한국에 신규 유니콘이 없는 상황과 대비된다.
영국선 △넷플릭스에 도전하는 '겁없는 신예' 스트리밍 기업 '무비', △구글딥마인드에서 분사한 신약개발기업 이소모픽랩스, △'위고비'같은 GLP-1 신약을 개발하는 버디바바이오, △재생에너지 기업 퓨즈에너지가 각각 유니콘이 됐다.
무비는 6월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1억달러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약 1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2007년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설립된 이 스트리밍 기업은 영화 제작 및 배급 사업도 나섰다. 미국 넷플릭스의 유럽 경쟁사가 될지 주목된다.
이소모픽랩스는 딥마인드의 창립자이자 노벨화학상을 받은 데미스 허사비스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알파폴드'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소모픽랩스는 3월 스라이브캐피탈 등으로부터 6억달러(8650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유니콘 수준으로 평가된다.
버디바바이오는 오젬픽, 위고비와 경쟁할 수도 있는 경구용 GLP-1 약물을 개발하면서 설립이후 단기간에 유니콘이 됐다. /사진=러버블
스웨덴 스톡홀름 기반의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 러버블도 매우 빠른 속도로 유니콘에 오른 경우다. 지난달 액셀(Accel)이 주도한 2억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 가치는 18억 달러에 달했는데 설립한지 불과 8개월 만이다. 바이브 코딩은 전문 코딩 지식이 없는 이용자도 자연어를 사용해 웹사이트와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다른 스웨덴 스타트업 네코헬스는 조기진단 등 헬스케어 전문이다. 무엇보다 스포티파이 공동창업자인 다니엘 에크가 창업해 주목 받았다.
독일의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는 로켓 개발 스타트업이다. 이자르는 뮌헨공과대학교(TUM)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와 비교되곤 하는 뮌헨공대는 독일의 창업요람이다. 뮌헨공대 측은 "3명의 졸업생이 세운 이자르에어로스페이스가 TUM 출신 22번째 유니콘이 됐다"며 "독자적 민간로켓 기술을 개발해 중소규모 화물을 우주로 실어나를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양자기술 기업 퀀텀시스템즈, 대화형 AI 플랫폼 기업 팔로아(Parloa)도 잇따라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이밖에 프랑스 자마는 암호화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술, 포르투갈 테케버는 민간군사 양쪽에 쓸 수 있는 드론, 아일랜드 타인스는 AI 기반 업무자동화 기술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