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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왼쪽 세 번쨰)가 27일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2세대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철민 삼성전기 상무, 백준호 대표, 차정훈 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사진=고석용 기자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올해 초 메타의 1조원대 M&A(인수합병) 제안 거절에 대해 "스타트업은 늘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혁신을 계속하는 것이 저희 미션이고, 그게 저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지난 27일 저녁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열린 'AI(인공지능) 반도체로 세상을 삼키다'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특강은 서강대멘토링센터 '생각의창' 주최로 열렸다. 특강은 센터장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백준호 대표, 박철민 삼성전기 상무, 차정훈 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학생들의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대담하며 진행됐다.
이날 특강에서 학생들은 백 대표에게는 메타의 M&A 제안을 거절한 이유와 소회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올해 초 페이스북의 운영사 메타는 퓨리오사AI를 약 1조2000억원에 M&A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백 대표는 독자적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며 이를 거절해 화제가 됐다.
백 대표는 '스타트업으로서의 비전과 가능성'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엔비디아나 퀄컴도 처음엔 스타트업이었고, 특히 AI 산업은 오픈AI, 딥시크, 앤트로픽 등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자본이 없어도 스타트업이 인적자원을 결집하면 충분히 파괴적인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퓨리오사AI를 창업하고 지금까지 오면서 경제적으로 큰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견디지 못하고 이미 그만뒀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백 대표는 "동료들끼리 협업하는 데서 재미를 느끼고, 컴퓨팅 혁신으로 AI를 지속가능하게 만들자는 미션에 의미를 부여하며 지금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이걸 추구하는 게 저희의 운명이자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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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시대 주도권 못 가질 이유 없어…전폭적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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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27일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고석용 기자이날 특강에선 대한민국의 AI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들도 이어졌다. 백 대표는 "소프트웨어 스택, AI 모델 같은 인프라 영역에서도 과감하게 투자하고 키워야 종합적으로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라며 "지레 겁먹고 도전하지 않는 영역이 많은데, 국내에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버린 AI를 육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백 대표는 "미국의 빅테크와 해외 주요 국가들이 연간 컴퓨팅 인프라에 수백조원을 쓰지만, 엔비디아에만 내 운명을 맡기겠다고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며 "모두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인프라를 내재화하는 노력을 반드시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연사들도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철민 상무는 "대한민국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으로 AI인프라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제는 퓨리오사AI나 리벨리온 같은 믿고 기댈 스타트업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정부와 산업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정훈 전 실장은 "현장과 공무원, 의사결정권자의 생각이 얼마나 일치해서 협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몇백조를 쓰냐보다 어떻게 쓰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차기 정부의 AI스타트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2019년 중기부 장관 재임 시절,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 같은 팹리스 스타트업에 20억원의 R&D 자금을 지원했는데 그 기업들이 이제 1조원 가치의 기업이 됐다"며 "국가의 R&D 자금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주 당선될 새 대통령이 AI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가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