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대기업 반년 만에 퇴사한 30대…'팀 1등' 재취업 성공 비결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05.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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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권수연 매치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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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연 매치워크 대표
권수연 매치워크 대표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취준생(취업준비생) 시절 '대기업을 가면 높은 연봉과 행복한 노후가 보장된다'는 부모님 말씀에 따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취업 활동을 했다. 수차례 도전 끝에 모 대기업의 영업 관리직에 취업했다.

하지만 요구되는 역량이 자신의 성향이나 경험과 맞지 않았다. 입사 동기들은 우수한 평가를 받는 반면 A씨는 열등감에 시달렸고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다. 반복되는 실수로 야근이 잦았지만 업무 역량은 나아지지 않았다. 숱한 고민 끝에 결국 6개월 만에 퇴사했다.

지금 A씨의 모습은 어떨까. 그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이직한 회사에서 96%의 만족도를 느끼며 다니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마케팅팀에서 매출 1등을 차지해 연말 연봉협상에서 18.6% 인상을 이끌어냈다. 모두 자신의 강점에 맞게 직무를 선택한 결과다.

A씨가 스스로를 파악하고 적합한 직무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자기이해 기반 커리어 설계 솔루션 '건강한취준'의 도움이 컸다. 건강한취준은 '원하는 삶을 원하는 방식으로 살도록 한다'를 비전으로 내건 HR(인재관리)테크 스타트업 매치워크가 개발한 서비스다.

권수연 매치워크 대표는 "입사 이후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 1년 내 조기 퇴사하는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충분한 회고를 통해 자기이해의 과정 없이는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연간 신규 입사자 중 16.1%가 1년 이내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이해, 생각과 경험들을 정리해 가는 과정"



건강한취준은 단순히 관심 있는 회사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직무를 교육하는 기존 플랫폼들의 지향점에서 더 나아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성향과 강점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이에 맞는 직무를 찾아준다.

권 대표는 "보통 커리어 솔루션들은 취업에 성공한 이력서를 취준생에게 제공한다. 기업 관련 데이터는 많지만 취준생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곳은 없다"며 "취준생 입장에서는 성공한 사례에 맞춰 준비해야 하는데, 정작 본인의 경험이나 역량이 달라 미스매치가 일어난다"고 했다.

건강한취준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한 '경험 분석' △가장 잘 맞는 '직무 선택'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어떻게 해야 경험을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포트폴리오 솔루션'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용자는 우선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을 이력서처럼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각 경험을 통해 배운 점, 기여·성취한 점, 아쉬운 점, 몰입도 등으로 세세하게 정리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강점 키워드들이 도출되고 관심 직무 분야에 대한 추천이 이뤄진다.

권 대표는 "예를 들어 마케터 직무의 경우 콘텐츠·퍼포먼스·브랜드 마케팅이 각기 다르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는 정도로 접근하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건강한취준은 경험 분석을 통해 세부 직무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이해의 핵심은 생각과 경험들을 정리해 가는 과정"이라며 "앞으로 기업의 HR에 있어서도 그냥 입사한 사람보다는, 이 직무를 왜 선택했는지 알고 그것에 확신을 가진 인재들이 더욱 귀해질 것"이라고 했다.


메타버스로 커리어 포트폴리오 제공



건강한취준은 철저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컨설팅이나 상담 형태가 아닌 3만건 이상 축적한 경험 데이터와 직무역량 데이터를 매칭하고, 직무 적합도 평가를 통해 가장 알맞은 직무 경로를 제공한다.

특히 이 같은 솔루션을 웹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기반으로도 제공해 이용 편의성과 몰입도를 높였다. 이용자는 가상공간 안에서 캐릭터를 움직이며 다양한 테마의 맵에서 취업·진로 관련 교육을 받고 경험 분석을 통해 적성에 맞는 직무를 추천받을 수 있다.

매치워크는 그간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등 대학들과 계약을 맺고 대학생 2500여명의 취업 준비를 지원했다. 학생들은 건강한취준 메타버스에 마련된 강의와 미션을 토대로 자신을 이해하고, 직무와 연결된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제공받았다.

권 대표는 "학생들이 언제 가장 고통스러울까. 졸업했는데 취업이 안 됐다면 그 시간이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인 것 같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장기화하면서 구직을 단념하는 청년들도 생긴다. 이는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치워크는 다양한 기업 고객에 맞춤형 인재를 추천하는 채용 솔루션으로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우선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와 손잡고 소셜벤처나 임팩트 스타트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로 설계를 돕고 있다.

권 대표는 "대학에서 확보한 인재풀과 커리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채용 솔루션까지 확장할 것"이라며 "기업에서 당장 수행해야 하는 업무와 유사 경험을 가진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제안해 채용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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