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잠자는 R&D를 깨우는 법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4.04.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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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대한민국. 저출산 순위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R&D(연구개발) 투자 비중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R&D 투자비중은 5.2%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R&D 투자비중에 늘 붙어다니는 꼬리표는 '낮은 사업화율'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중소기업의 R&D 사업화 성공률은 50.6%에 그친다. R&D 과제 성공률 자체는 94%에 달하지만, 절반이 R&D를 완료하고도 사업화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R&D 사업화 성과가 지지부진하니 '카르텔'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경제 부처들은 R&D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 주무부처인 중기부도 지난 26일 내년 R&D의 연구분야와 목표를 정부가 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제를 하향식으로 제공해 전략기술이나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으로 진행될 R&D 과제를 효율화하겠다는 건 바람직한 결정이다. 다만 이미 결실을 맺은 수많은 고품질 R&D 과제들이 산업계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수반돼야 한다. 중기부는 기술보증기금 테크브릿지 플랫폼 등을 통해 대학·연구기관의 보유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규모는 2022년 350억원, 2023년 96억원으로 줄다 올해는 전액 삭감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에서 대학이나 출연연의 R&D 성과가 기술이전되는 건 요원하다.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R&D 성과물 기술이전 경험은 28.6%에 그친다.

마침 같은날 진행된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에서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공공 R&D 사업화 매칭 플랫폼 아폴로AI가 발표됐다. 기업들이 사업모델과 필요기술 등을 입력하면, 공공 R&D 성과물을 AI로 분석해 추천해주는 솔루션이다. AI 분석으로 기술이전의 접근성과 성공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아폴로AI 솔루션 하나로 우리나라에 기술이전이 갑자기 활성화될 순 없다. 기업가정신, 사업화 스킬 등 기업의 역량 강화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술이전을 하고싶어도 못 하는' 환경은 개선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아폴로AI가 대학과 출연연의 잠자는 R&D 성과물들을 스타트업 생태계로 이식해 딥테크 유니콘을 길러내길 기대해본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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