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의 주재 하에 택시 4개 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맹택시협의체와 간담회를 열고 현행 수수료 인하 등을 포함한 카카오T 플랫폼 전반의 운영 방식 개선안을 논의했다.
류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비스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마음으로 택시단체의 말을 귀담아 듣겠다"며 "여러 우려들이 불식되고 사랑받는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이날 제3차 '공동체 비상 경영 회의'를 처음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며 해당 사안에 대한 중량감을 더했다. 이날 오전 6시40분쯤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 센터장은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되겠다"며 "국민의 기업으로 성장해 온 만큼, 이번 기회에 초심을 찾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말 가시적인 몇 가지를 시작으로, 내년에 본격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달려볼 테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택시 단체들이 카카오에 의견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간담회 종료 후 이양덕 법인택시연합회 전무이사는 "우리의 의견을 카카오 측에 전달했고 카카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을 줬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는 이날 '택시산업발전협의회'(가칭)를 구성키로 했다. 양측은 협의회를 통해 △공정 배차(수락율 기반으로 구체적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 마련) △수수료 체계 및 수준(신규 가맹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체계 및 단순화 수준 및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 △가맹 운영 구조 변경(가맹사업에 택시 의견과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 △근무 환경 개선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 연말까지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양측이 이날 논의한 어젠다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카카오 T 블루'라는 가맹택시 수수료(로열티) 개편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은 가맹택시인 '블루'로부터 운행 매출의 20%를 수수료(가맹계약)로 받는다. 대신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들이 운행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광고·마케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운행 매출의 15~17%(제휴계약)를 다시 돌려준다.
결과적으로 택시기사들이 카카오에 내는 수수료는 전체 매출의 3~5% 수준이지만, 가맹택시 기사들은 카카오의 실질 수수료가 경쟁사인 우티(2.5%)에 비해 비싸다며 인하를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이양덕 이사는 "카카오의 경영환경을 고려해 수수료 인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며 "가맹택시 수수료 1% 인하 등 다양한 의견을 카카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카카오T 플랫폼 운영 방식도 전면 바뀔 전망이다. 이른바 '콜 몰아주기' '콜 차단' 논란에 따른 조치다. 카카오택시는 호출 앱 시장에서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같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택시 대신, 로열티를 내는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최근 우티, 타다 등 다른 플랫폼의 가맹택시에는 아예 콜이 가지 않도록 차단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같은 독과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사들에 카카오T 플랫폼을 전면 개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플랫폼 전면 개방'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는 앞으로의 논의에 달려있다. 업계에선 카카오T 플랫폼 내에 경쟁사 및 공공 플랫폼이 탑재되는 '플랫폼 인 플랫폼'(PIP) 방식이나, 플랫폼끼리 연동하는 방식 등을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들과의 상생안도 마련한다. 종사자 업무 환경 개선, 택시 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 등에 대한 내용이 간담회에서 다뤄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4월 △플랫폼 내 공급자(택시기사) 수익 증진 370억원 △플랫폼 공급자 처우 개선 80억원 △중소사업자 비용부담 완화 50억원 등을 약속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 추진 일정 및 확대 방안 등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간담회 후 협의회 등을 통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최종 실행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류 대표는 "여러 의견들을 조율해 빠른 시일 내에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기자 사진 김승한 기자
<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