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기술유출' 의혹 수사…우주항공청 필요성 보여준 장면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11.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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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우주항공청 골든타임③ 민간 우주시대 '기술·인력 이전' 대응해야

[편집자주] 우주항공청의 운명을 가를 골든타임이 채 30일도 남지 않았다.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는 내달 9일 종료한다. 연내 우주항공청 출범을 확정 짓지 못할 경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법안 통과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여야 쟁점 사안 분석과 내실 있는 우주항공청 출범을 위한 미래지향적 제도와 구조를 모색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전 본원 전경.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전 본원 전경.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KSLV-Ⅱ) 기술유출 의혹에 따른 검찰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수사는 우주항공청의 필요성이 드러나는 상징적 장면이다.우주개발 주도권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뉴스페이스 시대' 길목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우주항공청이 민간 기술 이전과 산업 육성 등을 위한 규정·체계를 확립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전지검은 지난달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실로부터 수사의뢰를 받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4,000원 ▲2,500 +1.24%) 이직을 앞둔 항우연 연구자 4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이 항우연의 누리호 기술자료를 여러 차례 열람했는데, 이 같은 행위가 적절했는지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누리호 기술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새로운 2조원 규모 차세대발사체(KSLV-Ⅲ) 입찰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찰 참여는 기정사실이다. 만에 하나 이직 예정자들의 행위가 기술유출로 판명난다면, 향후 협상 및 입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검찰 수사의 명분이다. 반면 연구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과학계는 이번 사건의 실체와 별개로, 앞으로 공공 우주기술의 민간 이전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우주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서는 기술 이전과 인력 교류의 바람직한 모델이 정립돼야 하며, 이는 국내 우주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인 우주항공청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특히 지난 30여년 간 국가 우주개발을 이끌어 온 항우연과 한국천문연구원 등은 이번 검찰 수사가 우주항공청 설립·운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설립될 우주항공청은 공공 우주기술의 민간 이전 과정에서 '네거티브 규제(우선 허용 후 규제)'를 원칙으로 우주산업 생태계의 도전과 혁신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방효충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공공 우주기술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시작 단계부터 기술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면서 "우주항공청의 최우선 임무는 민간 우주산업 육성이지만, 이번 문제로 자칫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민간 기술 이전 인력 교류 등이 위축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문제와 별개로 우주항공청은 민간 우주산업을 파격 육성할 수 있도록 제도 미비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항공우주국(NASA) 인력과 기술 지원으로 스페이스X가 성장한 것처럼,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크려면 공공 인력과 기술이 민간으로 흘러가는 흐름은 바람직하고 장려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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