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다리지 않고 찾아간다"...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새바람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08.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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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1일 '교보생명 X 서울핀테크랩 리버스 피칭' 개최
유망 스타트업과 보험 혁신과제 공유하고 협업 통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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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여의도 서울핀테크랩에서 진행된 '교보생명X서울핀테크랩 리버스 피칭' /사진=류준영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서울핀테크랩에서 진행된 '교보생명X서울핀테크랩 리버스 피칭' /사진=류준영 기자

지난 11일 서울핀테크랩 보육시설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오투타워에서 색다른 피칭 행사가 열렸다. '교보생명 X 서울핀테크랩 리버스 피칭'이다. 통상 대기업과의 협업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회사를 소개하는 일반적인 피칭과 달리 리버스 피칭은 대형 보험사인 교보생명이 직접 스타트업을 찾아 현업 과제를 소개하고 협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 공모식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도 훌륭한 스타트업을 발굴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현업과의 연결고리를 찾긴 쉽지 않다"며 "직접 스타트업을 찾아가 우리가 갖고 있는 현업 고민을 전달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보험상품 소개서 오탈자 잡아줄 AI 솔루션 찾습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리버스 피칭에는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팀 △자산포트폴리오관리팀 △상품지원팀 △금융마이데이터팀을 포함해 서울핀테크랩 입주 스타트업 임직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교보생명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펀드를 운영하는 교보증권도 함께 자리했다. 우선 보험업에 대한 설명과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 '이노스테이지'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팀 권영백 부장은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낮은 스타트업 창업자 특성상 직접보험 상품에 가입하거나 청구하는 경험이 드물다"며 "그러다 보니 보험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 있음에도 보험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어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스타트업 로민과 손잡고 보험금 지급 프로세스를 개선한 경험이 있다"며 "이런 형태로 교보생명의 내부 프로세스에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접목한다면 보험 상품이 좀 더 편리하고 쉽게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각 팀별 현업 과제에 대한 리버스 피칭이 진행됐다. 자산포트폴리오관리팀에서는 자산관리에 필요한 △알파 전략 △자동 주문 △위험 신호 포착 등 3개 현업 과제를 제시했다.

보험상품을 관리하고 소개하는 상품지원팀은 보험상품 제작 및 활용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요구했다. 상품지원팀 관계자는 "보험상품 자료 내 오탈자와 맥락상 오류는 상품에 대한 신뢰는 물론 법적 분쟁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일일이 수기로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AI 등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 있다면 함께 논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금융마이데이터팀은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마이데이터팀 관계자는 "대부분 금융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가장 큰 고민은 차별화"라며 "교보생명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버스 피칭, 본업·미래성장 강화 '두마리 토끼' 잡는다


리버스 피칭 이후에는 교보생명 현업 담당자와 스타트업 대표 간 일대일 밋업데이가 진행됐다. 교보생명은 사전에 신청하지 못한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밋업데이도 계획 중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명확한 현업 과제를 기반으로 한 이번 밋업데이에 관심이 높아져 행사 이후 신청이 많아졌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교보생명과 스타트업 간에 협업 시너지를 더 극대화해 협업이 본사업화 및 투자 검토로 연계되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버스 피칭과 밋업은 교보생명 파트너를 찾기 위한 시작이다. 밋업 이후 스타트업은 2~3주내 교보생명 해결과제 제안서를 제출한다. 이후 현업 담당자가 제안서를 평가해 팀을 선발한다.

선발된 팀과 △협업 프로그램(이노스테이지 ON, 창업도약패키지 등) △PoC(실증사업) △혁신형 스프린트 등을 통해 협업을 추진한다. 선발된 팀에게는 지원금(1000만~1억원 내외)도 제공한다. 이후 협업 결과물을 최종 평가해 본 사업화 및 투자 검토를 진행한다.

교보생명은 이번 서울핀테크랩과의 리버스 피칭을 시작으로 오는 9월 한국핀테크지원센터·AI양재허브와 리버스 피칭을 진행한다. 서울핀테크랩과의 리버스 피칭이 '핀테크 영역 중심'이었다면 9월 진행하는 리버스 피칭은 'AI 기술과 혁신금융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액셀러레이터(AC)·벤처캐피탈(VC)과의 리버스 피칭도 추진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서울핀테크랩 등 스타트업 육성기관과의 리버스 피칭이 본업인 보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AC·VC와의 리버스 피칭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리버스 피칭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권 부장은 "우선 이번 리버스 피칭을 잘 마무리하고 이후부터는 좀 더 영역을 세분화·전문화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들과의 협업과 동반성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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