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사관학교' 졸업 K-스타트업, 실리콘밸리서 배운 5가지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3.06.23 08:21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왼쪽부터)딥블루닷의 금종수 AI 엔지니어, 이동희 대표, 윤관우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딥블루닷 제공
(왼쪽부터)딥블루닷의 금종수 AI 엔지니어, 이동희 대표, 윤관우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딥블루닷 제공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것이다. 공동창업자끼리 초반에 갈라서거나 현금이 고갈돼서다. 현금이 고갈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창업자로서 가장 우선 순위화해야 할 점은 현금흐름 관리다."

이동희 딥블루닷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지난 1~4월 진행한 2023년 겨울 배치(Batch) 프로그램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배웠다고 전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AC라는 개념을 전 세계에 확산하며 '세계 최초·최고의 AC'로 불리는 곳이다.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오픈AI, 센드버드 등 수많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배출한 '스타트업 사관학교'로 유명하다.

2021년 설립된 딥블루닷은 미국 코그넥스가 2019년 2300억원에 인수한 수아랩의 공동창업자와 초기멤버들이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연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생성 AI 기반 고객 피드백 분석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싱클리'를 개발했다.

딥블루닷은 지난달 시드 투자 라운드에서 3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리드했으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500글로벌과 패스트벤처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가 참여했다.


합격률 1% 뚫은 딥블루닷, K-스타트업 중 유일


와이콤비네이터의 이번 배치에는 역대 최다인 2만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지원해 282곳이 선정됐다. 1% 수준의 합격률이다. 한국인 창업자가 설립한 스타트업은 배치당 평균적으로 1~2개 팀이 선정돼왔다. 이번 배치의 경우 딥블루닷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동희 대표는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창업하는 순간부터 와이콤비네이터에 지원하는 것을 생각해왔다"며 "팀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고객과 대화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기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미국 고객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창업자로서 큰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초기 제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이번 경험이 매우 결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동희 대표가 와이콤비네이터의 겨울 배치 프로그램을 통해 4개월간 배운 5가지 핵심 교훈을 정리한 내용이다.


①급박한 문제(Hair on Fire)를 찾아라



"와이콤비네이터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Hair on Fire Problem을 찾아라'였다. '머리에 불이 붙은 사람은 불을 끄기 위해 벽돌도 산다'는 의미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잠재고객이 바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문제를 의미한다. 피상적인 문제를 깊게 파서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문제를 절대로 발견할 수가 없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최소한) 1월 한 달 동안은 문제정의에 시간을 쏟게 만들었다. 미국에서 Hair on Fire Problem을 찾는데 있어서, 특히 국내 출신 창업자로서 현지에 기반을 두는 것이 얼마나 초기 스타트업의 문제정의와 고객 확보에 결정적인지 느낄 수 있었다."


②문제해결 미션을 가진 '창업가 자신'을 셀링해라


"고객은 바쁘다든지, 예산이 없다든지, 갑자기 개인적인 일이 발생했다든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개발한 지 4주밖에 안 되는 제품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창업자들이 제품과 관계없이 달라붙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처음에 개발한 MVP를 보여주던 방식에서 탈피해 제품을 보여주지 않고 문제를 듣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에 집중했다. 초기 솔루션을 만드는데 1주일을 넘기지 않으면서 최대한 우리 팀의 강점인 AI 응용 역량을 보여주었다. 우리 팀이 얼마나 고객의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려고 했는지를 보여줬다."


③'더 못한' 핑계를 찾지 마라



"아이폰끼리 부딪치기만 하면 사진과 연락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앱 '범프(Bump)'를 개발했던 창업가 데이브 리브(Dave Lieb)는 매주 오피스 아워를 진행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은 '창업자들은 항상 더 못한 핑계를 댄다'였다. 예를 들어 내가 매일 100개의 콜드메일을 보냈다고 했을 때 그는 왜 200개씩 못했는지를 물었고, 내부적으로 진행한 제품 논의 등을 이유로 대자 '그럼 그게 끝나고 더 보내면 되지 않느냐'고 다시 물었다. 창업자들이 더 많은 고객과 만나지 못한 이유, 더 빨리 출시하지 못한 이유, 더 많은 딜을 마무리 짓지 못한 이유 등 핑계를 대지 않길 바란다면서 이런 조언을 했다."


④졸업 후에도 페이스(Pace)를 잃지 마라


"와이콤비네이터의 배치를 졸업한 후 성공하는 회사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프로그램 기간 극단적으로 높았던 팀의 업무 생산성을 계속 유지했다는 점이다. 4개월간 굉장히 타이트하게 돌아가며 극단적인 생산성이 나타나는데 다수의 회사가 졸업 후 페이스를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번 극단으로 올라간 생산성이 낮아지면 다시 모멘텀을 찾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극단의 생산성을 얼마나 창업자와 팀 전체가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높은 생산성을 이어가기 위해 업무의 극단적인 우선 순위화를 항상 강조한다."


⑤이유가 무엇이든 현금이 고갈되면 죽는다



"배치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했던 순간은 3월에 터진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였다. 우리의 투자금이 예치돼있던 SVB가 이틀 만에 파산해 버렸다. 파산신청이 난 후였기 때문에 내내 기다려도 계좌 동결은 풀리지 않았다. 다행히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서 예금자들은 예금액 전부를 보장받는다고 발표한 덕분에 위기는 넘어갔지만 문제가 해소되기까지 살면서 느낀 가장 긴 48시간이었다. 원론적인 이야기로 이해하고 넘겼던 것이, 이렇게 예외적인 경우로 다가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와이콤비네이터에서 강조한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현금흐름 관리'의 중요성을 극단적인 케이스로 경험할 수 있었다."

딥블루닷  
  • 사업분야IT∙정보통신, 경영∙인사관리
  • 활용기술기타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딥블루닷' 기업 주요 기사

관련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