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MS-블리자드 합병 "NO!"…초대형 게임사 탄생 결국 실패?

윤세미 기자 기사 입력 2023.04.27 12:39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93조원 인수·합병 거래 무산 위기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합병(M&A)이 영국 반독점 당국의 반대로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반독점 감독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이날 성명을 내고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성사될 경우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MS의 지배력이 과도해질 수 있다며 반대를 결정했다. MS가 향후 블리자드 인기 게임을 MS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 독점 배포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MS와 블리자드는 반발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성명에서 "CMA의 결정은 경쟁 우려 해결을 위한 실용적인 방법을 거부하고 영국 내 기술 혁신과 투자를 저해한다"며 "우리는 이 거래에 전념하고 있으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 역시 성명에서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소식이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이번 거래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영국 반독점 당국의 판결 여파에 블리자드 주가는 11.45% 폭락했다. MS는 하루 전 발표된 기대 이상의 실적에 힘입어 7.24% 상승했다.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MS는 지난해 1월 694억달러(약 93조원)에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밝혔다. IT업계 M&A 사상 최대 규모다.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캔디크러시 등 굵직한 인기 게임을 보유한 게임 회사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유명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확보,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및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소니 등 일부 경쟁업체들은 게임 개발과 배급, 유통을 아우르는 MS가 게임 시장을 집어삼키고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에 대한 접근권을 다른 업체들에 차단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법조계에선 MS가 영국 반독점 당국의 판결을 뒤집긴 어려울 것이란 견해를 내비쳤다. 금융서비스기업 TD코웬의 애런 글릭 합병차익거래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사실상 영국 반독점 당국의 결정에 항소해서 성공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거래가 무산될 경우 MS는 다른 소규모 게임 회사 인수로 눈을 돌릴 순 있겠지만 MS가 블리자드 인수로 기대하던 결과를 얻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제프리스의 앤드류 우르크비츠 애널리스트는 "구독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사람들이 매달, 매주 하는 게임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 종류의 게임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사업이 진출한 16개국의 경쟁당국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반독점 당국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EU의 결정은 내달 22일 안에 결정한다는 방침이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2월 MS의 블리자드 인수로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소송을 제기, 8월 관련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MS와 블리자드 거래에 대한 심사를 내달 중 마무리할 전망이다. 한편 양사는 브라질,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칠레, 세르비아 등에서는 합병 승인을 얻었다.
  • 기자 사진 윤세미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