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손 들어준 법원에 카카오 '당혹'…카카오엔터 IPO 빨간불

윤지혜 기자 기사 입력 2023.03.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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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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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53,700원 ▼700 -1.29%)가 지난 3년간 추진해온 에스엠 (87,800원 ▲2,400 +2.81%)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 꿈이 좌절될 위기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카카오 대상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이 이 전 총괄의 손을 들어줘서다. SM 인수를 발판삼아 몸집을 키우려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 IPO(기업공개)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3일 오후 이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SM 지분 9.05%를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서려던 카카오 계획도 무산됐다. 반면 하이브 (230,000원 ▲1,000 +0.44%)는 이 전 총괄 지분 14.8%에 풋옵션이 걸린 지분 3.65%,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1% 등 총 19.5%를 확보했다.

카카오 내부에선 당혹스러운 기류가 흐른다. 카카오는 이날 법원 결정 직후 "내부 논의를 거쳐 입장 정리해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로써 SM-카카오-카카오엔터 3자간 사업협력으로 글로벌 K컬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꿈이 흔들리게 됐다. SM 인수로 카카오엔터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상장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공개매수 맞불 VS 하이브와 동거…다양한 시나리오


다만 일각에선 카카오엔터가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공개매수에 나설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M의 최대주주인 하이브가 카카오와의 사업협력계약에 대한 법적조치를 예고하자 김성수 카카오엔터 각자대표가 "SM과 파트너십 존속 자체를 위협하는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라며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사우디국부펀드(PIF)·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유치한 1조1540억원 중 8975억원이 지난달 24일 입금됐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엔터는 투자금의 절반(5769억원)을 M&A(인수합병)에 활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분 인수가격(9만원)보다 훨씬 높은 13~15만원에 주식을 공개매수하기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지적도 있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극적으로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카카오는 SM 경영권 인수엔 관심이 없고 전략적 제휴가 목표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카카오가 경영참여에 관심이 없다는 전제 하에 카카오엔터의 사업적 제안 내용이 SM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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