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시장기만' 논란에도 하이브에 전면전 예고…배경은?

윤지혜 기자, 김건우 기자 기사 입력 2023.02.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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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47,000원 ▲100 +0.21%)하이브 (228,500원 ▲9,500 +4.34%)에스엠 (75,900원 ▲900 +1.20%)엔터테인먼트(SM) 인수 전면전을 예고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경영권 인수에 선을 그어왔던 카카오가 대항 공개매수 등에 나서면 시장기만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27일 업계에선 카카오의 대항 공개매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이브는 오는 28일까지 주당 12만원에 발행주식총수의 25%(595만1826주)를 공개매수해 39.8%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SM 주가가 12만원을 웃돌면서 소액주주의 참여 가능성이 낮아졌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하게 되면 더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진행해 소액주주 지분을 끌어모을 수 있다.

더욱이 카카오엔터는 사우디국부펀드(PIF)·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유치한 1조1540억원 중 8975억원이 지난 24일 입금돼 '쩐의전쟁'을 벌일 실탄을 마련했다. 카카오엔터는 투자금의 절반(5769억원)을 M&A(인수합병)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카카오가 SM 지분 확보에 투입한 돈은 2171억원에 불과해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일각에선 SM과의 협력을 전제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물러설 수 없는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본다.


"추가 지분인수 계획 없다더니"…경영참여 선언?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 /사진=카카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 /사진=카카오
다만 경영권 인수가 아닌 전략적 제휴를 위해 SM에 투자한다던 카카오가 돌연 인수전에 뛰어들면 거짓공시 및 시장기만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그동안 카카오는 "추가 지분인수 계획이 결정된 바 없다"고 한 데다, SM도 "전략적 제휴를 확고히 하고자 주식을 부여했다"고 공시해서다. 자칫 "카카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우선협상권을 활용해 SM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실제 하이브는 이날 김 대표의 입장문이 "SM과 사업적으로 협력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경영 참여를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카카오가 '3사 전략적 제휴 유지'라는 명분을 강조했다는 의견도 있다.

SM이 추가 유증시 카카오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도 쟁점화됐다. 카카오는 "전략적투자자의 지분희석을 방어하고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이라고 반박했지만, 시장에서도 상법상 주주평등원칙에 반한다는 반론도 잇따른다. 하이브 역시 "소규모 비상장사가 아니라 상장사엔 수많은 주주들이 있는데 특정 주주에게만 우선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며 "매우 이례적인 특혜"라고 꼬집었다.

물론 SM 정관상 신주발행 잔여한도가 0.08%(약 2만주)에 불과해 추가로 신주를 발행하기도 어렵다. 정관을 변경해 발행주식총수를 확대하려면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카카오엔터는 "2대 주주로서 외부인인 카카오가 제3자 유상증자 발행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3사 협력은 윈윈"…카카오 SM 못놓는 이유


카카오에 SM과의 협력은 국내 시장점유율과 해외매출비중을 끌어올릴 기회다. 이에 하이브는 'SM에 손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카카오는 '윈윈'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1위 음원유통사업자로서 SM의 매출과 수익성을 증대시키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와 SM 합작사가 소속 가수의 북·남미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것도 양사 글로벌 노하우와 플랫폼·IP(지식재산권)사업 역량을 결합할 기회라고 강조한다.

하이브와 카카오는 합작법인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된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책임(GSO)가 맡는 것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달린다. 카카오는 장 GSO의 글로벌 업무역량과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SM의 글로벌 확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으나, 하이브는 "사실상 카카오엔터 임원이 유통조직을 총괄해 SM 아티스트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는게 문제"라고 반박했다.

각종 논란에도 카카오가 SM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래 10년을 결정지을 '천지대패'(승부에 직결되는 큰패)라는 판단에서다. 음악·공연·굿즈 외에도 AI(인공지능)·메타버스·블록체인 등 미래사업 시너지가 높은 데다, IPO(기업공개)를 앞둔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카카오가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하이브 진영의 네이버와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 대표는 "SM과의 사업협력은 향후 글로벌 성장과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적 방향성"이라며 "각 사 강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며 아티스트·파트너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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