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산업대전환 시대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해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기사 입력 2023.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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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이 우리 삶에 끼친 영향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사람들의 기존 행동양식을 바꾼다.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잉태하고 새로운 산업은 간혹 기존 산업과 마찰을 겪기도 하지만 정부의 선제적 투자와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받으며 미래성장동력이 된다.

요즘 챗GPT를 필두로 대화형 인공지능(AI) 지식정보처리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나날이 증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0억달러(약 13조원)의 투자를 받은 OpenAI가 2022년 11월 30일에 공개한 챗GPT는 이미 미국 의사, 변호사 시험도 통과했고 복잡한 문장이나 추상적인 표현도 이해하며 문서 작성과 번역, 창작 등에 뛰어난 역량을 보인다.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은 첫 출시 후 1000만 사용자를 달성하는데 약 2년 4개월이 걸린 반면, 챗GPT는 이를 단 40일만에 달성했다. 이런 추세를 몰아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전세계 1억명 사용자를 달성했고 지금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 사용하고 있다. 이는 챗GPT가 스스로 학습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양분이 되고 있다. 챗GPT의 발전으로 머지않아 개개인이 의사나 변호사에 준하는 지적인 AI 비서를 대동하며 사는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AI를 통한 생활양식의 변화,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저출산과 빠른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물가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과 소비방식의 변화, 미국과 중국간의 기술패권 경쟁과 자국우선주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전쟁 장기화 등이 합쳐지면서 대한민국은 주력 산업이 정체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산업 대전환기라는 엄청난 도전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창업에 있어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부 주도의 투자로 많은 수의 스타트업이 탄생했지만, 세상에 혁신을 일으킬 딥테크 기업이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로의 스케일업에 대한 소식은 극히 드물다. 또한 중소기업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제약이 많아지고 각종 정부지원은 줄어들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고 있다.

양질의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기업이 커나가며 사회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경제적 자유와 안정을 가져오는 선순환구조를 불러올 성장사다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 산업에서 자금력과 네트워크 등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앞에서 서술한 복합위기 속에서 첨단산업 분야의 초격차를 불러올 기술 개발은 개별기업 내부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창의적이며 빠르게 움직이는 혁신기업을 발굴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일례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활성화가 기존산업과 신산업간 대전환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성장사다리가 놓여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유망해 보이는 특정산업을 찍어서 섣불리 육성하는 것은 기대와 달리 불확실성과 공정성의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히려 튼튼한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관심가져야 할 사항은 어떤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이롭게 바꿀 것인가이다. 일례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원하는 건강, 삶의 질, 행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산업과 그에 속한 기업들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대전환기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도태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업·대학과 연계한 평생 재교육을 통해 재취업을 용이하게 하는 노력으로 사회 갈등을 조율하고 더 나은 대안과 통합을 가져오는 노력을 해야한다.

산업 대전환 시대에 대한민국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산업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지만, 오히려 재도약을 위한 좋은 기회도 될 수 있다. 성장사다리 구축을 통해 협력과 발전, 통합으로 새로운 미래가 열리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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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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