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포착에 단 '1000조분의 1초'...현미경 가격도 '15억→1.5억' 낮췄다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1.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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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15억원 수준의 광학현미경 기술, 10분의 1수준으로 구현
고가의 레이저 광원, 저가 반도체 발광소자 4개로 결합해 대체
외산 기술 比 해상도·영상해석력 4배↑, 암·종양 조기진단 가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펨토초 레이저 기반 '비선형 라만 분자 진동 광학현미경'(CARS). 기존 크기 대비 가격은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고, 크기는 2분의 1이하로 줄었다. /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내 연구진이 펨토초(Femtosecond·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분자 움직임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현미경'을 개발했다. 레이저 광(光·빛)을 만들어내는 고가의 장비를 저가 반도체 발광소자 4개로 대체한 기술이다. 기존 15억원 수준 펨토초 현미경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향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9일 펨토초 레이저 기반 '비선형 라만 분자 진동 광학현미경'(CAR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ARS는 서로 다른 2개의 빛을 분자에 조사해 그 진동에 따른 주파수 차이를 영상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몸속 세포 내 분자 변화를 1000조분의 1초 단위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그동안 암·종양세포는 주로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진단했다. 하지만 암세포가 일정 부분 자라야 포착할 수 있고, 병리학전 진단을 하려면 세포를 염색해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전 세계 과학자들은 CARS를 개발해 건강검진 단계에서 암과 종양을 조기진단하고자 했다. 건강검진 중 혈액검사만으로 분자 수준에서 암 진단이 가능해졌다. 세포를 염색하지 않아 소요되는 시간도 없을뿐더러 형질 변화에 따른 오류도 없는 강점을 지녔다.

문제는 CARS가 고가의 장비라는 점이다. 고출력 레이저 빛을 만들려면 DPSS(다이오드 펌프 고체 상태) 레이저라는 광원을 썼다. 레이저 빛을 만들기 위해 또다른 고가의 레이저 광원을 썼던 것이다. 예컨대 CARS를 구동하려면 빨간색과 파란색처럼 서로 다른 빛을 만들어야 하고, 광원을 만들어낼 DPSS 레이저가 각각 1개씩 필요했다. CARS 한 대 비용만 15억원에 달했던 이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펨토초 레이저 기반 '비선형 라만 분자 진동 광학현미경'(CARS) 구동 원리. /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하지만 ETRI 연구진은 DPSS 레이저 광원을 반도체 발광소자 4개로 결합해 대체했다. 이는 반도체 발광소자 4개만으로 레이저 빛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레이저 빛을 반도체 발광소자로 대체했음에도 레이저 성능을 유지했다. 또 고정밀 광학계, 현미경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기존 CARS 방식 대비 크기는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었다.

송동훈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박사는 이날 머니투데와 통화에서 "기존 CARS 현미경이 15억원 수준이라면 이를 10분의 1 이내로 줄일 수 있다"면서 "이 현미경이 향후 상용화되면 세포 검사에서 암·종양인지 정상인지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상기술은 1024x1024픽셀 해상도에서 초당 7.5프레임 스캔 속도를 나타냈다. 1초에 7.5장의 영상 송출이 가능해 샘플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외산 기술보다 4배 더 높은 해상도와 최대 4배 가까이 영상 해석이 빠른 수치라고 한다.

현재 연구진은 관련 기술을 기업 '블루타일랩'에 이전했다. 현재 충남대병원 등과 협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향후 암세포나 종양세포를 조기진단하고, 신약 분석 등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연구진은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기업과 공동 연구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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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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