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위축에 VC "라이선스 반납합니다"...옥석가리기 본격화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3.01.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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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벤처투자 시장이 급속히 위축된 가운데 '제2 벤처붐' 속에서 우후죽순 생겨났던 벤처캐피탈(VC) 업계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하는 VC가 늘고 있고, 일부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실정이다. 올해는 정부의 벤처투자 지원마저 줄어들면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VC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허드슨헨지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했다. 허드슨헨지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상장사 EV수성(옛 수성이노베이션)이 2021년 11월 설립한 VC다. 설립 후 금융권 출신 대표와 준법감시인 등을 영입했지만 이렇다할 투자 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허드슨헨지인베스트먼트 측은 "최근 투자시장이 악화하면서 지위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선스를 반납한 VC는 8곳이다. 특히 투자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하반기에만 5곳이 등록말소됐다. 일진투자파트너스와 엠오벤처스는 각각 2021년, 2020년에 설립한 후 별다른 투자활동이 없다가 지난달 등록말소됐다. 라이선스를 반납해도 다른 VC의 벤처펀드 출자자(LP)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벤처투자를 할 수 있지만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인수합병(M&A) 시장에 VC가 매물로 나오는 사례도 이어진다. 최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을 발굴했던 국내 1세대 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가 매물로 나오며 이목을 끌었다. 모회사인 다올투자증권이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고자 매각이 결정됐는데 우리금융지주가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코스닥 상장사 씨티케이가 2018년 설립한 씨티케이인베스트먼트가 미래컴퍼니에 매각된 바 있다.

VC업계의 구조조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벤처펀드 '큰손'인 모태펀드 예산마저 지난해보다 40% 줄어드는 등 벤처투자시장 악화로 VC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벤처펀드 자금조달에 실패하고 투자가 중단되면서 개점휴업하는 VC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1년간 미투자'를 사유로 시정명령을 받은 VC는 2021년 2곳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8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자본잠식에 빠져 경영개선 요구를 받은 VC도 6곳에 달했다.

대형 VC 한 관계자는 "이제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돼도 민간에서 매칭 출자가 어려워 신규 펀드를 결성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보수적 기조인 교직원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도 운용 실적이 좋거나 딜소싱 능력이 우수한 VC에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탄(자본)이 넉넉지 못한 신생 VC나 독립계 VC들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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