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위기는 새로운 기회다

이태훈 서울창업진흥원(SBA) 미래혁신단장 기사 입력 2022.12.1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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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이태훈 서울산업진흥원(SBA) 미래혁신단장

이태훈 서울산업진흥원(SBA) 미래혁신단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태훈 서울산업진흥원(SBA) 미래혁신단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부가 내년도 모태펀드 출자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내년도 모태펀드 출자예산은 3135억원이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모태펀드 출자예산은 2020년 1조원, 2021년 8000억원, 2022년 5200억원이었다. 내년 예산은 3년 전과 비교하면 70%, 전년 대비로는 40% 줄어든 규모다.

반면 최근 5년간 국내 창업투자회사(창투사) 수는 증가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창투사는 2017년 121곳에서 2021년 197곳으로 63% 증가했다. 이는 창투사들의 평균 투자여력이 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창투사는 보다 확실하고 안정된 투자만을 선호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최근 창업생태계에 몰아친 투자빙하기의 위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앞으로 누가 살아남고 진정한 승자는 누가 될까. 우선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트업은 △기술의 가치 △기술의 확장성 △위기관리능력 3가지를 보여주는 기업이 될 것이다. 기존에는 원천기술의 우수성만 설명해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해당 기술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어떤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기술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원천기술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지, 다른 기술과 접목하거나 피버팅할 수 있는지 기술의 확장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위기를 얼마나 잘 버텨낼 역량이 있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자구노력으로 위기를 돌파할 의지와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음을 투자자에게 확인해줘야 한다.

투자업계는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만큼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의 기업가치 분석지표 중 하나인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EV/EBITDA'는 2007년 평균 13.1배였으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평균 9배로 떨어지며 투자하기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과거 경험상 지금과 같은 투자환경에서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강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자는 △투자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투자대상을 직접 발굴해 △투자실력을 검증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벤처캐피탈사 또는 심사역이 투자의 방향을 명확히 밝히면 스타트업도 누구를 찾아가면 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어 좋은 스타트업을 만날 기회가 많아진다. 바이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AI(인공지능) 등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면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다.
스타트업 중에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곳도 있다. 한발 물러나서 스타트업 시장을 바라본다면 투자자는 앞으로 잘되는 스타트업과 어려워질 스타트업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다. 찾아오는 스타트업보다 찾아가서 발굴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보다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이제 투자자의 실력도 검증되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그동안에는 트렌드에 편승해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실력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이는 투자업계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또한 검증된 실력자들 간에는 자연스러운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투자생태계의 부익부빈익빈을 만들어낼 것이다.

당분간 창업생태계는 스타트업이나 투자자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맑은 날에는 앞선 15대의 자동차를 추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비가 오는날에는 가능하다"는 세계적 F1 레이서 아일톤 세나의 말처럼 이러한 분위기가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 역경을 이겨내면 진정한 실력자로 인정받으며 최후의 승자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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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이태훈 서울창업진흥원(SBA) 미래혁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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