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0, 정보의 바다는 끝났다…이젠 돈 주고 사야"

배한님 기자 기사 입력 2022.11.2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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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변화 너머' 저자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이사). /사진=알서포트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이사). /사진=알서포트
"웹 3.0은 아직 모호한 개념이 맞지만, 중요한 것은 그 방향이 기술의 민주화, 기술 혜택의 보편화라는 것이다."

비트코인, NFT(대체 불가능 토큰)의 등장, FTX 파산 등 최근의 굵직한 블록체인 이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개념은 '웹 3.0'이다. 누군가는 웹 3.0이 빅테크 기업으로 데이터가 중앙 집중화되는 시대에서 개개인이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는 탈 중앙화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말한다. 반면 웹3.0이 실체도 없이 가상화폐와 NFT로 한탕 해보려는 '마케팅 유행어'라는 비판도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세상의 변화를 넘어, 2040년까지의 혁신과 미래 전망을 내다본 '변화 너머'의 저자 신동형 알서포트 (3,865원 ▼30 -0.77%) 전략기획팀장(이사)은 지난 1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와 NFT가 만든 거품이 걷히면서 웹 3.0도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웹 3.0의 본질은 디지털 민주주의"


/자료=신동형 알서포트 이사
/자료=신동형 알서포트 이사
신 이사에 따르면 웹 3.0은 디지털 민주주의로 향하는 길이다. 그는 "웹 3.0은 구글·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 등 웹 2.0 시대의 슈퍼플랫폼이 가진 독점적 지위를 와해하고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속성을 가진 기술"이라고 바라봤다. 신 이사는 이미 사용자들이 슈퍼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한 비용으로 자신의 개인정보나 디지털 활동정보를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퍼플랫폼이 처음에는 고객들에게 와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커뮤니티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활용 약관에 동의를 해야 하죠. (슈퍼플랫폼은)이용자를 생태계와 상생하는 파트너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이들이 우리 정보를 통해 너무 많은 혜택을 받고 있어요. 플랫폼을 벗어나려고 하면 '우리가 없으면 못 살지 않냐'고 해요."

신 이사는 과거 데이터에 대한 인식이 '공짜'였다면 이젠 가치를 가진 재화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개념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직접 데이터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디지털 혜택이 돌아간다는 게 '팀 버나스 리'가 제시한 최초의 웹 3.0 개념이라는 게 신 이사의 설명이다.

신 이사는 "웹 1.0, 웹 2.0을 '정보의 바다'라고 불렀는데, 여기서 물(정보)은 바다(웹)에서 막 가져다 써도 공짜"라며 "웹 3.0 시대에서는 물을 가져다 쓰려면 돈을 내야 하기에 웹 3.0은 정보의 바다가 아닌 '돈의 바다'"라고 밝혔다.


핵심 키워드 '분산화·기여와 보상·메타버스'


/자료=신동형 알서포트 이사
/자료=신동형 알서포트 이사

신 이사는 웹 3.0에 대해 '미래 기술이 향하는 방향'이라며 키워드로 △분산화 △기여와 보상 △메타버스를 짚었다. 기존의 △탈 중앙화 △토큰화 △디지털 고도화 개념을 한꺼풀 더 풀어낸 것이다.

우선 그는 '탈 중앙화'가 아닌 '분산화'가 맞는다고 봤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DAO(탈 중앙화 자율조직)의 등장으로 탈 중앙화는 웹 3.0의 핵심으로 불렸다. 신 이사는 "탈 중앙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한 회사가 독점적으로 가져가던 디지털 혜택과 데이터 권리를 사용자가 일부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웹 2.0 시대 슈퍼플랫폼의 중앙화가, 웹 3.0 시대의 다변화된 커뮤니티로 분산화된다"고 말했다.

기여와 보상은 웹 3.0 시대에 사용자의 활동에 권리가 부여된다는 의미다. 개인정보와 디지털 활동에 대한 기록에 가치가 부여되고, 이를 사고팔 권리는 각자에게 부여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블록체인이 만든 토큰화 기술이 적용되는 식이다. 기여와 보상을 통해 웹 2.0에서 사용자에 머물던 대중은 웹 3.0에서 참여자로 지위가 올라간다.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과 디지털 사이의 경계도 사라진다. 신 이사는 디지털 고도화로 메타버스가 보편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모든 사람이 현실보다 디지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그 안에서의 활동이 때로는 가치를 만들고, 때로는 비용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의 실체가 불분명? 20년 전 스마트폰을 상상해보라


웹 3.0 시대의 공간인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실체의 모호함에 대한 회의론 역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사명까지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의 주가도 곤두박질 치며 회의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같은 회의론에 대해 신 이사는 "10~20년 전 스마트폰을 상상해 보라"고 되물었다. 20년 전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조차 없었고, 2009년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을 때만 해도 전체 휴대폰 시장의 12%를 차지했을 뿐이었다. 신 이사는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사람들의 삶을 지배할 것이라고는 당시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현재 태동기를 지나고 있는 메타버스도 20년 후에는 현재의 스마트폰처럼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5G·6G 모두 메타버스나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을 위한 망"이라며 "웹 2.0의 스마트폰처럼 웹 3.0 시대의 혁신은 메타버스일 것이기에 각 분야에서 메타버스로 향하는 전략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 기자 사진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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