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라이더 내비' 바꾼다는데…소비자 배달비 오르나

윤지혜 기자 기사 입력 2022.09.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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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청년들, 라이더 내비엔진 글로벌→국내로 변경
국내 도로상황 반영 빨라질듯…아이나비시스템즈 유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배달의민족이 라이더 '거리깎기' 논란을 불렀던 내비게이션(내비) 시스템을 대폭 손질한다. 국내 도로정보가 빠르게 반영되지 않았던 글로벌 내비 엔진을 국내용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에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배달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커넥트·라이더스 운영사인 우아한청년들은 오는 27일부터 일부 지역에서 국내 상용 내비 엔진을 테스트한다. 내달 11일 전 지역(오산시 제외)에 도입한다는 목표다. 앞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는 지난 4월부터 배민이 측정한 예상 이동거리가 다른 내비와는 차이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배달료 산정 핵심 '라이더 내비' 뭐길래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배달의민족 실거리 요금제는 사기, 배달의민족 고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스1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배달의민족 실거리 요금제는 사기, 배달의민족 고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스1
라이더가 음식배달을 마치면 △예상 이동거리를 기준으로 계산된 기본 배달료 △할증 △프로모션이 더해져 총 배달비가 산정된다. 내비 논란은 기본 배달료 기준인 '예상 이동거리'를 측정하는 데서 비롯됐다. 앞서 배민은 음식점과 배달지 사이의 '직선거리'가 아닌 '내비 실거리' 기준으로 이동거리를 측정키로 했다.

문제는 배민이 제시하는 이동거리가 티맵·카카오내비 등 다른 내비와 차이난 것이다. 노조 측은 "이동거리가 200~300m씩 짧게 나와 1건당 200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라며 "배민이 비용문제로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내비가 아니라 OSMR이란 오픈소스 형태의 내비를 이용하면서 거리깎기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라이더 이동거리 측정방법은 다음과 같다. 배민이 교통상황·도로정보 등 참조조건을 세팅하면, 내비 엔진이 자체 원리에 따라 거리를 측정한다. 문제는 후자에서 발생했다. 배민은 내비 엔진으로 글로벌 범용서비스를 이용해왔는데, 국내 도로정보가 글로벌 엔진 DB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면서 거리를 잘못 측정하는 사례가 나온 것이다. 다만 배민은 거리가 실제보다 짧게 측정된 경우엔 즉각 보정값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배달비 증가하나…배민 "영향 미치지 않을 것"


결국 배민은 노조 요구대로 내비 엔진을 교체하기로 했다. 아이나비시스템즈의 지도엔진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단, 배민이 설정한 참조조건대로 거리를 계산할 내비 엔진을 바꾸는 것일뿐, 티맵·카카오내비 등 일반 내비 API를 그대로 가져오는 건 아니다. 우아한청년들 측은 "일반 내비는 실시간 교통상황에 따라 경로·거리산정이 달라지다 보니 배달료 산정을 위한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티맵 경로 API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내비 교체로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비용부담이 증가할까 우려한다. 라이더의 이동거리가 늘어날수록 배달료도 증가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청년들 측은 "정확한 이동거리 계산으로 현장의 혼란을 줄이는 차원일 뿐, 기존의 짧은 거리가 갑자기 길게 측정되는건 아니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 비용부담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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