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2일→2초'…금융업계 게임체인저 떴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1.12.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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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부동산 가격분석 플랫폼 '공간의 가치' 개발한 박성식 대표

박성식 공간의 가치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박성식 공간의 가치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가계 신용대출 규모는 757조원으로 이중 15%(112조원)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이 비율은 상승 추세다. 반면, 1556조원으로 두 배가 넘는 부동산 담보대출이 온라인에서 행해진 경우는 0%다. 통계에서 보듯 부동산 대출의 디지털 전환은 미개척지이자 블루오션이다.

사실 인터넷은행업계가 이를 염두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문제는 감정평가로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이 아직 디지털화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현재는 고객이 땅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할 경우 은행이 외부 감정 평가사에 가격을 문의한 뒤 회신을 받아 고객에게 알려주는 식의 번거로운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이 1~2일 이상 소요된다.

올 초 이 시간을 2초에서 2시간 정도로 줄인 부동산 가격분석 소프트웨어가 나와 금융권의 비상한 관심을 이끈다. 클라우드 기반의 부동산 자동평가 플랫폼 '공간의 가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개발한 박성식 공간의 가치 대표는 "부동산 대출 시 고객들이 경험하게 되는 병목현상 등을 해결하고, 고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대출 가능 금액 등을 가장 빠르고 쉽게 알려준다"며 "신용대출 위주인 인터넷은행이 공간의 가치 솔루션을 도입할 경우 사세를 더 넓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의 가치는 부동산 정보 관련 빅데이터를 자동화된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한번의 클릭으로 해당 부동산의 과거 거래가, 현재 추정가, 현황 등을 제공한다. 토지는 물론 오피스, 상가, 호텔,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자동평가도 가능하다.

박 대표는 "전 세계에서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주택은 물론 숙박·물류센터·골프장·집합상가·오피스리테일 등 비주거(상업용) 건물의 자동평가모델까지 확보한 건 공간의 가치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먼저 공간의 가치 웹 플랫폼에서 자신이 보유한 물건의 위치를 검색한 뒤 통계적 추정가를 확인한다. 이후 전자평가 버튼을 눌러 채팅 상담을 진행하면 2시간 안에 예상 감정평가액을 알려준다. 감정평가서비스는 관계사인 '프라임감정평가법인'이 제공한다.

이밖에 고객 요청에 따라 자산 가치, 임대수익, 수익률 등을 분석·예측한 데이터도 받을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오피스와 물류센터는 자체 구축한 임대료와 공실률 데이터베이스를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공간의 가치는 현재 KB금융지주와 국세청,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 제공되고 있으며, MSCI의 경우 최근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인터넷은행이 붐을 이루면서 공간의 가치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사례에 빗대어 '금융업계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미국의 경우, 전체 주택담보대출(약 1938조원) 가운데 인터넷으로 신청한 비율이 61%에 달한다. 특히 온라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업체 로켓컴퍼니가 100년 전통의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온라인 부동산대출의 위력을 보여줬다. 기존 은행들은 일제히 경악했고, 일부 은행들은 헤게모니를 뺏겼다는 자괴감에 빠졌다.

박 대표는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디지털화가 필요한 부분 1위(48%)로 감정평가 프로세서를 꼽았다"면서 " 이게 누락되면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공간의 가치 웹 화면
공간의 가치 웹 화면

박 대표는 지난 14년간 감정평가사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공간컴퓨팅, 수리통계에 능통한 김수현 최고통계학자를 만나 '공간의 가치'를 공동개발·개설했다. 또 KB금융그룹이 육성하는 스타트업 'KB스타터스'에 선정되면서 기술 고도화를 이뤄가고 있다.

수익모델은 총 2가지다. 인터넷은행과 대출비교 앱(애플리케이션)에 공간의 가치를 모듈로 넣는 B2B와 대출 수요자에게 자동 분석한 감정평가 결과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B2C 모델이 있다. 박 대표는 "공간의 가치는 매물이 뻥튀기가 된 건지 저평가 됐는지를 판단하는데에도 도움을 준다"며 "감정평가시장에 투명성과 신뢰성을 더해줄 것"이라고 했다.

공간의 가치는 현재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서비스 중이나 내년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접목한 부동산 모의투자 게임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대표는 "호텔스닷컴,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숙박·액티비티 플랫폼처럼, 부동산 역시도 가격정보를 확실하게 확보한다면 다양한 중개·거래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공간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응용사업을 펼쳐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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