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모순 해결의 지혜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기사 입력 2022.08.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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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현재 한국은 심각한 모순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활성화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인의 열정과 의욕을 저해하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당면한 4차 산업혁명, 미중 패권전쟁,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등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기업의 창조적인 도전정신을 고취하고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업하기 정말 힘들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기업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이 약화되면 투자와 혁신이 위축되고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사회발전이 정체되거나 퇴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초래된 이유는 우리 사회에 정의, 평등, 인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커지면서다. 더욱이 이를 기업에 대한 다양한 규제를 통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목소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정과 인권의 가치를 높이자는 기본 취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 때문에 기업 규제가 강화돼 기업활동이 위축되면 의도치 않은 역기능이 나타나게 된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생존이 어려워지면,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임금과 복지 수준이 열악해지면서 인간다운 삶의 토대를 위협한다. 결과적으로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평등과 인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규제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들지만, 실행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과 역효과가 발생하는 일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규제가 현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목적이 좋으니까 결과도 좋을 것이다'라거나 '선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으니까 선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라는 검증되지 않은, 다소 무책임한 가설 위에 입법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 지푸라기'가 낙타의 허리를 부러뜨린다는 말이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기업 부담 지우기' 경쟁을 하는 듯한 인상까지 받게 된다. 규제의 결과로 초래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기업의 우려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면한 상황을 타개하기 하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사회의 기본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사회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사유재산권 존중 등의 제도적 기반을 갖춘 사회다. 규제 법안을 만들 때 이러한 제도적 기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제를 완화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업 의사결정의 자유도를 높여 혁신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에 대한 대응성과 적응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한 유연성 확보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공익적 가치를 증진시키면서도 규제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낮추는 조정과 절충이 이뤄져야 한다. 이념적인 접근이나 정파성에 따른 흑백논리가 아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모순해결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국가 발전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혁신과 기업가정신이라는 사실에 대한 본질적 이해가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부국강병'을 이루지 않으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가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적 긍지과 인권을 말살당했던 지난 세기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이미 뼈저리게 배운 바 있다.

내년 대선 정국을 향해 수 많은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정당과 뜻은 달라도 모든 후보가 한 목소리로 '더 좋은 사회',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인기 영합적인 정책을 남발하기보다 국가 존립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정책들이 제시돼야 한다.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가지고 우리가 처한 현재의 모순적 상황을 풀어 가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갖춘 정치 리더십이 요구된다. 올바른 리더는 사지에서도 실낱같은 활로를 찾아낸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경제적 가치 창출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역동적으로 선순환 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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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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