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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지난 9일(현지 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전 모로코와 경기 후반 15분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사상 최초로 FIFA 랭킹 1~4위 국가가 4강에 나란히 오른 북중미 월드컵. 메시와 음바페, 홀란 같은 스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다니는 기술이 있다. 경기장 지붕을 빼곡히 채운 전용 카메라가 그라운드 위 선수 한 명당 29개의 관절 포인트를 초당 50회씩 3차원 데이터로 쪼개 기록한다. 공인구 안에 내장된 관성측정센서(IMU)는 선수 발에 공이 닿는 순간의 진동과 가속도를 초당 500회 빈도로 읽어 비디오판독실로 쏘아 보낸다.
축구공 하나, 심판 판정 하나에까지 AI가 개입하는 시대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약 106억달러(약 16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스포츠AI 시장 규모는 2033년까지 연평균 21.6%씩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 개최지인 북미가 이 시장의 36.8%를 차지하는 핵심 무대다. 월드컵은 축구 축제인 동시에 스포츠테크 기업들의 '글로벌 테스트베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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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도, 분석도, 중계도 AI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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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 판독을 위해 선수 몸의 각 부위를 카메라가 추적하고, 공인구 안의 센서 데이터와 결합해 정보를 분석한다. /사진=FIFA 홈페이가장 눈에 띄는 건 판정 기술이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SAOT)은 경기장 지붕의 전용 카메라와 공인구 '트리온다' 안의 센서를 결합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가려낸다. 카타르 월드컵 때는 판독 정보가 VAR실로만 전달됐지만, 이번엔 명백한 오프사이드일 경우 부심에게 직접 오디오 알림이 간다. 선수들의 실제 체형을 정밀 스캔한 3D 아바타까지 더해져, 공격수의 팔꿈치나 발끝이 어느 지점에서 라인을 넘었는지 입체 영상으로 보여준다.
경기 분석에서도 AI가 전면에 나섰다. FIFA와 레노버가 함께 만든 '풋볼 AI 프로'는 2000개 이상의 지표와 수백만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초 안에 처리해 코치진에게는 상대 팀 전술 시뮬레이션을, 분석가에게는 3D 아바타 기반 전술 비교를 제공한다. FIFA는 이 플랫폼을 참가국 모두에 동등하게 지급했다. 데이터 분석 인프라가 부족한 약소국도 같은 조건에서 싸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중계 쪽에서는 NBC스포츠와 피콕이 AI 자동 크롭 기술로 가로 화면을 세로형 하이라이트로 실시간 변환해 모바일 시청자를 잡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는 AR 기반 좌석 안내와 다국어 서비스가 오프라인 팬 경험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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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각축전 속, 한국 기업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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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전체를 조망하며 선수 개개인을 분석하는 비프로컴퍼니의 카메라. /사진=비프로컴퍼니국내에서도 스포츠에 첨단 기술을 결합한 스포츠테크 기업들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대표 기업인 스포츠투아이는 26년째 국내 최대 스포츠 기록통계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다. KBO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최근엔 한국배구연맹(KOVO)과 함께 인아웃·오버넷 등을 실시간으로 판정하는 AI 카메라 판독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핏투게더는 웨어러블 기반 선수 트래킹이 전문이다. GPS 신호로 선수의 이동거리, 순간속도, 스프린트 횟수 등을 측정하는 전자퍼포먼스추적시스템(EPTS) 분야에서 FIFA 공식 우선공급사 인증을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이노베이션랩, 카타르 아스파이어 아카데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비프로컴퍼니는 카메라 기반 영상 분석 서비스 '비프로11'로 유럽 5대 프로축구 리그를 포함해 세계 13개국 500개 이상 팀에 서비스를 공급하며 국내 스포츠테크 스타트업 중 가장 활발히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초록소프트는 스포츠데이터 분석 및 예측 챗봇 'WOMBET'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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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개방·트랙 레코드 쌓아야 스포츠테크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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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업계에서는 국내 스포츠테크 스타트업을 활성화시키려면 각 종목별 프로 경기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K리그와 KBO 등 국내 프로리그의 경기 데이터에 스타트업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넓지 않다. 스포츠투아이가 배구 AI 판독기술을 개발할 수 있던 것도 KOVO가 데이터와 검증 무대를 열어준 덕분이다.
아울러 KOVO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보조금도 마중물 역할을 했다. 종목별 단체의 데이터 개방과 정부 지원에 이어 실제 리그에서 해당 기술을 도입하는 '트랙 레코드'를 쌓아준다면 보다 많은 스포츠테크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벤처캐피탈(VC) 투자심사역은 "국내 리그만으로는 스포츠테크 기업 입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만큼 핏투게더나 비프로컴퍼니처럼 초기 단계부터 해외 검증을 목표로 삼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선 국내 프로리그에서 공식 인증이나 파트너십 등으로 트랙 레코드를 만들어줘야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이 쉬워질 것"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