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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부터 1조원 태운다"…'라운드' 공식 무너진 글로벌 AI 투자

송지유 기자 기사 입력 2026.05.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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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에퍼블·AMI랩스 등 창업 수개월만에 유니콘 직행
"차세대 AI 놓칠라" 수익모델 없는데도 대규모 투자
'코코넛 라운드' 신조어도…향후 성과 안나면 거품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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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벤처투자사(VC)들이 창업 초기 AI(인공지능) 스타트업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45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금을 건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지는 챗GPT 생성형 이미지.
글로벌 벤처투자사(VC)들이 창업 초기 AI(인공지능) 스타트업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45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금을 건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지는 챗GPT 생성형 이미지.
글로벌 벤처투자사(VC)들이 창업 초기 AI(인공지능) 스타트업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금을 건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창업자의 사업 아이디어 등을 평가해 소액을 투자한 뒤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 점점 투자금을 늘리는 일반적인 VC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블룸버그통신·CNBC·파이낸셜타임스·테크크런치 등 외신을 종합하면 영국 AI 스타트업 '인에퍼블 인텔리전스'(이하 인에퍼블)는 최근 11억달러(약 1조63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 유럽 스타트업 역사상 최대 시드 라운드 기록을 세웠다.

인에퍼블은 구글 딥마인드에서 '알파고'와 '알파제로'를 설계한 AI 연구자 데이비드 실버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회사로 세계 최대 투자사인 세쿼이아캐피탈을 비롯해 엔비디아, 구글 등이 줄 서서 자금을 댔다.

지난 3월엔 영국 AI 스타트업 'AMI랩스'가 10억달러 넘는 시드 자금을 확보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서 AI 최고과학자를 지낸 얀 르쿤이 올 초 설립한 회사로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운영하는 투자사인 베이조스익스페디션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엔비디아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구글 딥마인드에서 '알파고'와 '알파제로'를 설계한 AI 연구자 데이비드 실버,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서 AI 최고과학자를 지낸 얀 르쿤/사진=구글, AFP=뉴스1
(왼쪽부터) 구글 딥마인드에서 '알파고'와 '알파제로'를 설계한 AI 연구자 데이비드 실버,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서 AI 최고과학자를 지낸 얀 르쿤/사진=구글, AFP=뉴스1
오픈AI 전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지난해 6월 설립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SSI)도 창업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10억달러 규모 시드 자금을 유치했다. 역대 최대 시드 투자유치 기록은 오픈AI 전 CTO(최고기술자)로 챗GPT 개발을 주도한 미라 무리티가 설립한 '싱킹머신랩'이다. 이 회사는 설립 4개월 만인 지난해 6월 20억달러 시드 자금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구글·메타·오픈AI 등 빅테크 기업에서 AI 모델을 만든 스타 개발자자들이 창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비스 모델이나 매출이 전혀 없는데도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창업 직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직행했다. 글로벌 대형 투자사들은 임직원 수가 10명 안팎이거나 웹사이트 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극초기 기업에 거금을 댔다.

초기 단계 AI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가 잇따르는 배경에는 차세대 AI 기업을 놓칠 경우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는 해석이다. 투자를 주저하다 놓친 기업이 '제2의 오픈AI'가 될 경우 극심한 'FOMO(Fear Of Missing Out·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소수의 빅테크 기업이 공급자, 고객, 투자자 역할을 동시에 맡는 순환 구조도 대규모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왼쪽부터) 오픈AI 전 CTO(최고기술자)로 챗GPT 개발을 주도한 미라 무리티, 오픈AI 전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사진=블룸버그, 로이터=뉴스1
(왼쪽부터) 오픈AI 전 CTO(최고기술자)로 챗GPT 개발을 주도한 미라 무리티, 오픈AI 전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사진=블룸버그, 로이터=뉴스1
단계별 라운드 공식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진단도 있다. 창업자의 아이디어와 초기 팀 구성 등을 평가해 시드 단계에서 소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이후 시리즈 A, B, C 등에서 투자금을 점점 늘리는 구조가 붕괴했다는 풀이다. 블룸버그는 '씨앗'이라고 부르기엔 AI 초기기업 투자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 '코코넛' 라운드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짚기도 했다.

뚜렷한 수익모델이나 시장 검증 없이 기업가치가 높게 형성되면서 거품 논란도 있다. 향후 기술 상용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규모 가치 하락이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VC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AI 시장은 기술 자체보다 누가 차세대 AI를 만들 것인가에 베팅하는 분위기"라며 "이 같은 투자 방식이 성과로 이어질 지, 일시적인 과열로 끝날 지 향후 2~3년 뒤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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