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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억 매각' 수아랩 출신 재창업…제조현장 '로봇 숙련공' 뜬다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11.0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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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문태연·김제혁 카본식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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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제혁 카본식스 대표, 문태연 카본식스 대표/사진제공=카본식스
(왼쪽부터) 김제혁 카본식스 대표, 문태연 카본식스 대표/사진제공=카본식스
"테슬라의 시작은 자율주행차가 아니라 전기차였습니다.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전기차를 생산한 것이죠. 카본식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에게 제조업 특화 AI(인공지능)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며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문태연 카본식스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피지컬AI를 제조 현장에 도입하려면 테슬라의 전기차 같은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이 필요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카본식스의 솔루션은 딥러닝 지식이 없어도 제조업에 특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특화 AI 로봇을 개발하는 카본식스는 수아랩 공동창업자이자 부대표였던 문태연 대표가 설립했다. 수아랩은 2019년 미국 코그넥스에 2억달러(약 2300억원)에 매각된 바 있다. 당시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최대 규모였다.

공동창업자인 김제혁 대표는 산업용 로봇손 설계에 특화된 연구경력을 지닌 인물로, 서형주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제조업 자동화 위해 로봇 석학 뭉쳤다


카본식스 개요/그래픽=김지영
카본식스 개요/그래픽=김지영
문 대표는 수아랩 시절부터 제조업 현장의 자동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수아랩은 제조 공정의 품질검사에 AI를 적용해 불량품을 자동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문 대표는 "수아랩 솔루션의 핵심은 제조업의 품질 이미지 데이터였다"며 "다양한 공정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AI 자동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다.

김제혁 대표도 "제조업은 비정형적이고 변수가 많아 AI가 이를 유연하게 처리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자동화가 실현되면 산업 전반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제조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컴퍼니빌더 카본블랙도 함께 설립했다. 카본블랙은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발굴·투자해 회사를 세우고 성장시키는 구조다. 카본식스가 첫 번째 기업으로, 향후 제2·제3의 카본식스를 설립해 제조업 전반의 AI 자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창업진 또한 로봇 분야 석학들로 구성됐다. 김제혁 대표와 서형주 CTO를 비롯해 메사추세츠공대(MIT), 예일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유수 공대 출신의 로봇 설계 및 AI 연구진이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자문단에는 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CSAIL)의 러스 테드레이크 교수와 라발대의 산업용 로봇핸드 설계 석학 클레망 고셀린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하루 학습으로 'AI 숙련공' 탄생…국내외 기업 러브콜 쇄도


카본식스의 시그마키트 시연 영상/사진제공=카본식스
카본식스의 첫 제품은 제조 전문 로봇손이다. 로봇손은 일론 머스크조차 개발 난도가 가장 높다고 지목한 분야다. 김제혁 대표는 "제조업 자동화의 가장 큰 병목은 손이며,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많아 자동화 수준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는 AI 지식이나 별도 장비 없이도 제조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로봇 AI 솔루션 '시그마키트'도 출시했다. 김 대표는 "얇은 비닐 벗기기처럼 섬세한 공정이나 비정형적인 상황에서도 AI가 스스로 판단해 유연하게 대처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학습 속도가 빠른 것도 강점이다. 문 대표는 "기존 솔루션은 로봇 전문가들이 몇 주간 현장에서 행동 데이터를 입력해야 했지만, 시그마키트는 약 한 시간만 데이터를 모아 하루 정도 학습시키면 된다"며 "샘플만 보내고 이튿날 방문한 고객사가 자동화된 공정을 보고 놀라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그마키트는 출시 직후부터 국내 대기업들과 연이어 PoC(사업실증)를 진행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기전자·자동차 분야 기업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여러 공정에서 실증이 진행 중이다.

문 대표는 "사람의 '손맛'을 가장 잘 이해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제조업의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요리나 헬스케어 등 범용 지능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제조업을 시작으로 미국·대만·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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