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 新산업책략]<2>③
제조 혁신·미래기술 개발 중심엔 정부 계획…
새로 만드는 5개년 계획에도 국제사회 촉각


"우리는 과거 성냥과 양철, 비누 등을 수입에 의존했지만 지금은 세계 제조업 1위 대국이 됐다. 이 길이 옳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뤄양시 한 베어링 제조사의 스마트 공장을 둘러보며 한 말이다. 중국에서 최고지도자의 현장시찰 발언은 그대로 산업 정책이다. 현지 언론은 이에 '제조업 자립과 자강의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AI(인공지능)가 자고 일어나면 혁신하고, 휴머노이드(인간형)로봇이 마라톤을 달리며, 드론이 택배를 배달하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제조업의 심화 발전을 주문한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새로운 질적 생산력 발전을 전략적 위치에 두라.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며, 전통산업은 업그레이드 하라."
시 주석은 이에 앞선 4월 '15차 5개년(2026~2030) 계획' 수립을 준비하는 중국 지도부엔 이렇게 지시했다. 강화된 제조업을 바탕으로 첨단 과학기술 혁신에 집중하라는 거다. 제조업에서 질적 혁신을 이뤄냈다는 자신감이 화웨이의 첨단 반도체 기술이나 딥시크의 AI 개발 등 미래기술 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이 과정을 가능케 한 것이 올해 마무리되는 중국의 미래산업 전략 '중국제조2025'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 새로 만들고 있는 15차 5개년 계획은 14차에 이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제조2025의 후속작 성격이 더 강하다.
![[뤄양=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9일(현지 시간) 중국 중부 허난성 뤄양시의 뤄양 베어링그룹을 방문해 제조업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5.05.20.](https://thumb.mt.co.kr/06/2025/06/2025061618404684021_1.jpg/dims/optimize/?1750374967)
성과는 가시적이다. 반도체와 신에너지차만 놓고 봐도 그렇다. 2016년 중국의 전체 반도체 매출은 약 1109억위안(약 19조원)으로 추정되는데, 2024년 매출은 약 1829억달러(약 241조원)로 확대됐다. 연관시장을 더하면 규모는 더욱 크다. 또 2016년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는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합쳐 50만대 정도였지만 2024년 무려 1288만8000대까지 늘었다. 전기차는 거대한 내수까지 두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이다.
미국 싱크탱크 로디움그룹은 지난 5월 내놓은 '중국제조2025 보고서'에서 "이 계획의 성과는 △수입의존도 축소 △외국기업 의존도 축소 △기술경쟁력 상승 △기술리더십 강화의 네 가지 면에서 분명하다"며 "특히 철도나 전력장비, 의료기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의 수입 의존성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2기 미중 관세전쟁 2차전은 중국제조2025의 위력을 재차 보여줬다. 원천기술 및 산업·금융 경쟁력에서 현격히 앞서는 미국이지만 지금까지 전개는 미국이 중국을 굴복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향상된 제조업 경쟁력과 이를 토대로 다변화한 수출선을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벗어나고 있다. 만약 3차 관세전쟁이 벌어진다면 중국은 미국에 더 대차게 맞설 거란 게 이제 국제사회 상식이다.

중국 정부의 금과옥조인 '핵심 기술은 돈 주고 살 수 없다'(核心技術是買不來的)가 바로 미래 지침이다. 시 주석이 이 문장을 2018년 이후 여러 차례 공식 언급했다. 반도체 부문 기술 및 장비 국산화율 제고, 고급인재 양성과 해외 기술자 귀국 장려, 중국판 ARM 등 중간재와 핵심 IP(지적재산권) 국산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관세전쟁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부각됐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데도 집중할 공산이 크다.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략광물 희토류는 물론 전기차용 배터리, 신소재, 항공엔진 등 전략물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와 양자 분야에도 속도를 낸다. 제조업에 대한 고부가가치화 전환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로봇, 항공우주 등 10대 전략산업이 중심이다. 탄소중립과 녹색전환 등도 최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비중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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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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