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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썰] 도쿄도지사 선거에 AI 후보자 등장…이유는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6.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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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 도쿄 현 지사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한 'AI 유리코 뉴스' 영상의 일부 /사진=고이케 유리코 X
고이케 유리코 도쿄 현 지사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한 'AI 유리코 뉴스' 영상의 일부 /사진=고이케 유리코 X


다음 달 7일 치러지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 AI(인공지능)가 전면 활용된다. 일본 공직선거법에 아직 AI를 제한하는 조항이 없어, 누구나 선거 유세에 AI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고이케 유리코 현 도쿄도지사, 새롭게 출마 의사를 밝힌 SF 소설가 안노 타카히로 도지사 후보자 등이 AI를 활용한 유세 활동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고이케 지사는 자신의 영상과 음성을 학습해 만든 'AI 유리코'를 내세웠다. 출마를 선언한 지난 13일부터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AI 유리코가 등장해 '더 좋아지는 도쿄 대개혁 3.0' 등 유리코 지사의 정책을 설명하는 'AI 유리코 뉴스' 영상을 게시 중이다.

그는 14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맡은 공무가 우선이기 때문에 정책 홍보에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며 "AI 유리코를 통해 지금까지의 성과를 알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노 타카히로 AI 기술자·SF 소설 작가는 이른바 'AI 신문고'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유튜브로 도쿄도민의 민원이나 질문을 상시 접수하고, 이에 대해 AI 도지사가 실시간 답변하는 형태의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 공직선거법에는 선거운동에 AI를 도입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 조항이 없다. 입후보자가 자유롭게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경우 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선거 90일 전부터 딥페이크 영상의 제작·편집·유포·상영 및 게시를 금지했다. 거짓 정보나 공약을 흘려 공정한 선거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사마 겐미치 일본 메이지대 정보법학과 교수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AI 도입으로) 저렴한 선거 유세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사람이 직접 유세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거나 전단을 배포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청각 장애가 있는 후보자의 경우 AI로 생성한 인공 음성으로 공약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반면 고바야시 데쓰로 일본 와세다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AI가 실제 공약이 아니거나 후보자의 생각과 다른 발언을 내뱉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유권자 입장에선 해당 유세 영상이 AI로 조작된 것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아, 후보자의 '진짜 인격'을 평가해야 할 선거에서 진상 파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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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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