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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분기 매출 첫 9조 돌파...알리·테무 공세로 '어닝 쇼크'

유엄식 기자 기사 입력 2024.05.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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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318억 당기순손실...7분기 만에 적자 전환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20% 증가, 활성 고객 수 2150만명
실적 악화로 쿠팡 주가는 시간 외에서 6~7% 하락

2021년 3월 10일(현지시간) 뉴욕 월스트리트 심장부에 휘날리는 태극기.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돼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21년 3월 10일(현지시간) 뉴욕 월스트리트 심장부에 휘날리는 태극기.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돼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쿠팡이 역대 처음으로 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 격화로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고, 당기순이익은 7분기 만에 적자 전환하며 수익성은 악화했다.

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과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1362억원) 대비 61%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며 318억원의 당기순손실(2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이 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지난 2022년 2분기(-952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 지난해 1분기 쿠팡은 1160억원(9085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쿠팡이 지난해 말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1분기 매출(3825억원·2억8800만달러)을 제외한 매출은 9조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7조2176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으로 전년(1860만명) 대비 16% 늘어났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서울 시내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기사가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시내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기사가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쿠팡의 매출 총이익은 2조5625억원(19억2900만달러)으로, 전년(14억1992만달러) 대비 36% 증가했다.

쿠팡이츠 등 신성장 사업 매출은 8236억원(6억20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1813억원·1억4200만달러)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파페치 실적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70억원(1억86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4745만달러)와 비교해 4배 확대됐다. 여기엔 파페치의 조정 에비타 손실분인 411억원(3100만달러)이 포함돼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최고재무관리자)는 "이번 실적은 고객 경험과 운영 탁월성을 위한 쿠팡의 노력이 반영됐다"며 "5600억달러 규모의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며, 앞으로 계속해서 '고객 와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국내 물류망 투자 확대로 로켓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며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가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며 경쟁이 격화한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이날 "파페치 손실 등이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 업계에선 패션과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저렴한 중국산 상품을 쏟아낸 중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쿠팡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 사용자 수는 1700만명으로, 쿠팡의 절반 규모까지 치솟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직구는 9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월 쿠팡 경영진이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이날 행사에는 고객과 배송직원, 오픈마켓 셀러 등도 온라인으로 함께 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지난 2021년 3월 쿠팡 경영진이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이날 행사에는 고객과 배송직원, 오픈마켓 셀러 등도 온라인으로 함께 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올해 1분기 쿠팡 실적은 "당분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란 미국 월가의 전망을 빗나갔다.

앞서 JP모건은 쿠팡의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 등 견고한 성장세에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2060억원, 당기순이익 1380억원을 예상했다. JP모건은 "쿠팡의 향후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란 의문이 나왔지만 더 이상 실망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로부터 받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1분기 쿠팡 매출 컨센서스 69억3000만달러로 주당순이익 0.05~0.07달러를 예상했다. 매출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당기순이익으로 1300억~1500억원을 낼 것이란 전망은 어긋나게 됐다.

올해 1분기 쿠팡 실적에 대해 시장에선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실적에 쿠팡 주가는 시간 외에서 6~7% 하락하며 21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 기자 사진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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