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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브랜드 'AHC' 매각으로 1조원을 손에 쥔 이상록 스탠더스 회장이 야심하게 시작했던 VFX(시각특수효과) 및 VP(버추얼 프로덕션)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스탠더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계열사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VFX 및 VP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2023년말 144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2024년말 26명으로 줄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이상록 회장이 AHC 매각 이후 뛰어든 콘텐츠 사업의 컨트롤타워였다. 2021년 2월 설립된 뒤 창업 13개월 만에 기업가치 1조원으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벤처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주사업으로 LED(발광다이오드) 스크린에서 다양한 현실 배경을 구현하는 VP 스튜디오 사업을 추진했다. VP 스튜디오는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이 아니라 LED로 공간 전체를 구현할 수 있다.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면서 후반 작업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장점이 있다.
계열사로는 영화 제작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와 매니지먼트트 전문기업 앤드마크, 사람엔터테인먼트 등을 두고 콘텐츠 제작 시너지를 노렸다. 또 2022년 약 400억원을 투자해 1세대 VFX기업 모팩을 인수한 뒤 사명을 브이에이스튜디오로 변경했다. 브이에이스튜디오는 2023년 브이에이코퍼레이션에 흡수합병됐다.
하지만 2022년 경기도 하남에 선보인 아시아 최대규모 VP스튜디오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회사는 VP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스튜디오 철거 뒤 부동산 매각을 추진했고, 2024년 일산에 300평 규모의 스튜디오를 새롭게 선보였다. 2023년 인식된 스튜디오 철거 및 이전에 따른 손상차손만 240억원에 달했다.
VP스튜디오와 VFX 사업이 모두 부진하면서 실적은 매년 악화됐다. 2022년 별도기준 129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4년 1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60억원이다.
투자했던 회사들도 대부분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지난해 매출액 472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가 매출액 168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람엔터는 조진중, 공영, 한예리 등이 소속돼 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는 모습이다. 회사는 지난해 1월 530억원의 주주배정 증자를 진행했고, 보유한 하남시 부동산 일부를 152억원에 매각했다. 이 자금은 대부분 파라투스에게 투자받은 전환사채(CB) 500억원과 이자(128억원) 상환에 사용됐다.
현재 남아있는 800억원의 전환사채는 모두 최대주주인 스탠더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것이다. 그 밖에 남은 장단기 차입금은 약 330억원이다. 현재 보유한 투자 부동산(169억원)과 유형자산(토지 342억원)을 매각하면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은 모두 상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스탠더스는 지난해 콘텐츠 사업을 위한 조합에 꾸준히 출자했다. 펜처한국영화메인투자투자조합, 쏠레어메인영화투자조합, 로간1호 콘텐츠가치평가투자조합, 뉴어드벤처2호투자조합 등에 16억5000만원을 출자했다.
스탠더스는 2023년 고알레(10억원), 닷슬래시대시(40억원), 더부쓰(30억원)가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투자했으나, 2024년은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보유한 비브로스의 RCPS 25억원을 전액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