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조원 투자했는데 쥐꼬리 수익…김빠진 AI 스타트업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4.05.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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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씬] 5월1주차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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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S의 이미지생성AI 'MS디자이너'
/사진=MS의 이미지생성AI 'MS디자이너'
3300억달러(약 450조원). 지난 3년간 글로벌 생성형 AI(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 규모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됐지만 정작 돈 버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지적했다. 이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생성AI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AI모델 개발·운영비용이 매출보다 높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수십억달러의 투자금을 받는 등 유명 스타트업일수록 상황은 더 엄중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 과연 '실탄'이 충분하겠냐는 전망이다.


식어가는 AI열풍?…개발비용은 천문학적, 수익은 쥐꼬리


지난해 16억달러(약 2조원)의 매출을 올린 오픈AI의 대표 샘 알트만
지난해 16억달러(약 2조원)의 매출을 올린 오픈AI의 대표 샘 알트만
3월 중순부터 여러 AI 스타트업들이 재정난을 겪고 있다. 누적투자금 15억달러(약 2조원)인 인플렉션AI는 사업을 종료하고 스태빌리티AI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후 CEO가 사임했다. 무스타파 슐레이만 CEO를 포함한 핵심 인력들도 MS로 옮겼다. AI 스타트업에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개발 비용이 워낙 많이 드는 게 한 이유다.

뉴욕타임즈(NYT)는 "기존 부품에 의존해 개발비용에 수억달러에 달했던 아이폰과 달리, 생성AI모델은 개발·운영에 수십억달러가 들어간다"며 "AI에 필요한 반도체칩도 비싸고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다. AI모델의 쿼리 작업은 구글의 단순 검색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많은 AI 스타트업들은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비용이 함께 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과 구글서 투자받은 앤트로픽에 정통한 관계자는 "앤트로픽은 연간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지출하지만 매출은 1억5000만~2억달러(약 2000억~27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생성AI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도 올해 9600만달러(약 1300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6000만달러(약 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렉션AI는 개인용 AI 어시스턴트를 내놨지만 매출을 거의 올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태빌리티AI의 한 전직 직원은 "지난 가을 더 많은 자금이 필요했지만, 기업에 판매될 수 있는 기술임을 투자자에게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난해 인텔로부터 5000만달러(약 680억원)를 투자받았지만 여전히 재정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도 수익성 개선이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오픈AI는 지난해 약 16억달러(약 2조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정확한 영업비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챗GPT의 하루 운영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70만달러(약 9억원) 수준이다.


현대차, 자율주행 스타트업 심폐소생? 10억달러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셔널(Motional)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향후 모셔널 지분율을 8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존 자동차 완성업체들이 막대한 투자금과 기술적 장애물로 인해 자율주행 관련 투자를 줄이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앱티브는 2020년 현대차그룹 3사(현대차 (261,000원 ▼4,000 -1.51%)·기아 (121,800원 ▼600 -0.49%)·현대모비스 (217,500원 ▼1,500 -0.68%))와 미국 자동차기술업체 앱티브가 합작 벤처로 설립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각각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씩 취득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우버·리프트와 함께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 기반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개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 지분율을 8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4억7500만달러(약 64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또, 파트너사인 앱티브가 보유한 보통주 11%를 매입하는 데 4억4800만달러(약 6100억원)를 투입한다.

앱티브의 모셔널 지분 축소는 예상된 일이었다. 케빈 클라크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우리는 더 이상 모셔널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분의 상당 부분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모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의 이 같은 결정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율주행 투자를 줄이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최근 미국 포드, 독일 폭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이어 애플도 애플카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비용 부담도 상당하고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 문제와 신뢰도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해 모셔널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 창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6개월만에 기업가치 2배 상승…1억달러 유치한 이곳 어디?


최근 생성형 AI 기술개발로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하고 원격근무도 늘어나면서 보안성이 높은 기업용 브라우저가 떠오르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이 최근 반년만에 기업가치가 2배 상승하는 등 혹한기에도 투자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기업용 브라우저 개발 스타트업 아일랜드(Island)는 최근 코튜(Coatue)와 세콰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로부터 1억7500만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시리즈D투자를 유치했다. 이번에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30억달러(약 4조원)로, 1억달러 규모로 시리즈C를 유치한지 6개월만에 기업가치가 2배 높아졌다.

기업용 브라우저는 기업이 인터넷과 업무용 파일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은 사용자 기기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파악하고 악성 파일을 차단하는 등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고, 사용자는 자신의 개인기기에 기업용 브라우저를 설치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편리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번 기업가치의 급등은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루브릭(Rubrik)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루브릭의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5%나 폭등한 40달러(약 5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8억7641만달러(약 1조200억원)에 달한다.

더그 리온 세콰이아 파트너는 "아일랜드는 클라우드 전환 및 원격근무 확대에 따라 기업들이 직면한 보안 문제를 해결해준다"며 "아일랜드는 VPN(가상사설망), 데이터 손실방지 등 기업의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용 브라우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전통 브라우저 업체도 기업용 브라우저를 내놓았다. 보안기업 팔로알토 네트웍스도 지난해 기업용 브라우저 기업 탈론을 6억2500만달러(약 8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NAVER (175,200원 ▼2,200 -1.24%)(네이버)가 지난해 기업용 브라우저 '웨일 엔터프라이즈'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혹한기에 VC 양극화…올해 펀드 결성 절반이 대형 VC


전체 미국 펀드자금에서 미국 5대 VC가 차지하는 비중/그래픽=조수아
전체 미국 펀드자금에서 미국 5대 VC가 차지하는 비중/그래픽=조수아
급격한 금리인상에 모험자본인 벤처투자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자 벤처캐피탈(VC) 업계도 양극화를 겪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결성된 벤처펀드의 절반 가량이 대형VC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피치북에 따르면 운용자산 250억달러(약 32조원)에 달하는 미국 대형 VC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는 최근 60억달러(약 8조17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펀드 규모다. 앞서 미국 대형 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도 72억달러(약 9조8000억원)의 펀드를 결성한 바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두 회사의 펀드 규모는 올해 기관투자자(LP)들이 벤처펀드에 출자한 전체 금액의 약 44%를 차지한다. 피치북은 "일부 LP들이 최근 상위권 VC에 투자하고 새로운 VC와 계약을 거부하고 있다"며 "신생 VC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상위권 VC일수록 좋은 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된 VC들이 결성시한이 지나도록 펀드를 결성하지 못하자, 올해부터 출자사업 자진철회 패널티를 없애기도 했다.

이에 반해 국내 대형 VC들은 역대 최대 규모로 펀드를 결성하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국내 VC 사상 최대 규모인 87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했고, DSC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도 각각 3000억원, 1200억원 규모로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했다.

국내 VC 관계자는 "국내 민간 LP들은 그동안 맡겼던 VC에 다시 출자하는 경향이 높다"며 "각종 공제회의 출자사업도 펀드 수익률, 펀드운용역의 경력 등을 주요 선정기준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대형 VC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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