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차장 제값내고 쓰면 '호구'라면서?"

최우영 기자 기사 입력 2024.01.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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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주차장이 거주자 우선 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지난ㅇㄹㅇㄹ
지난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주차장이 거주자 우선 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지난ㅇㄹㅇㄹ
#서울의 직장인 A씨는 주말에 청계천 근처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뜩이나 주차비가 비싼 시내 한복판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한 공유주차 앱을 통해 깔끔한 빌딩 주차장에 안전하게 차를 댈 수 있었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주차비용은 4900원에 불과했다.

#경기도에 사는 B씨는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연희동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주차하기 쉽지 않으니 대중교통을 타고 오라는 친구의 충고를 듣는 대신, 공유주차 앱을 이용하기로 했다. 낮시간대에 비어있는 거주자우선 주차구역을 예약해 사용하는 데 든 비용은 시간당 1200원으로 인근 공영주차장보다 훨씬 저렴했다.

최근 고물가로 경제적 부담이 커진 운전자들이 저렴한 주차장을 찾아 나서면서 공유주차 앱이 각광 받고 있다. 주차장 입장에서는 놀고 있는 공간을 활용해 돈을 벌고, 운전자들은 기존 공영주차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차할 수 있어 '윈윈'인 셈이다. 가뜩이나 주차 공간이 부족한 서울 시내 등 밀집지역에서 공유주차 앱의 활용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15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쏘카 (20,300원 ▼350 -1.69%)가 운영하는 '모두의주차장'의 MAU(월간활성화이용자)는 2020년 5월 29만9383명에서 지난달 41만2739명까지 늘었다. 모두의주차장은 2013년 시작된 주차 중계 서비스로, 전국 1만8000여개의 공유주차장과 2100여개의 제휴주차장을 서비스한다. 일반 공영 및 민영 주차장에 더해 쇼핑몰과 음식점 등의 비는 주차장을 파악해 정보를 제공한다. 또 제휴주차장의 경우 일반 구매에 비해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주차권을 판매한다.

또 다른 공유주차 서비스인 하이파킹(투루파킹)의 제휴업체용 앱 MAU 역시 2020년 5월 MAU 1만1028명에서 지난달 2만3193명까지 늘었다. 모두의주차장과 달리 제휴파트너용 앱 수치만 공개돼 단순 비교는 무리지만, 최소한 3년 반 동안 제휴하는 주차장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공유주차 시장에 모빌리티 강자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GS파크24를 인수한 뒤 카카오T 앱 내에 주차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티맵모빌리티도 계열사인 SK쉴더스 등과 제휴해 티맵 내의 주차 중계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같은 공유주차 서비스들은 대부분 주차장이 비는 시간에 주차장 운영 주체가 원래 요금 보다 훨씬 저렴하게 선불 주차권을 판매하는 구조다. 도심 사무지역의 경우 출퇴근 차량이 없는 주말 시간대, 주택가의 경우 평일 낮시간대 비어있는 주차장이 기존보다 저렴해지는 식이다.

공유주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선 늘어나는 교통량에 비해 확장에 한계가 있는 주차장 때문이다. '2022년 서울시 교통량 조사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시내 1일 교통량(양방향 기준)은 996만5000대로, 2014년 645만7000대에 비해 54.3% 늘었다. 이처럼 승용차가 늘어나면서 주차장을 찾기 어려워진 운전자들의 비용과 시간, 스트레스 등을 따지는 '주차고통비용'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주차장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이 대기할 때 충전 및 경정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유주차 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서울 주요 도심지역 주차장의 절반 이상이 '수기'로 '영세업체'가 운영하는 낡은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공유주차는 차량 증가에 따른 주차난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수익을 충분히 창출할 수 있어 앞으로 시장이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자 사진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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